[시사] 국경 건너 美서 ‘조부의 생일송’…4살 손자 “나도 사랑해요”[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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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금지국' 지정돼 보기 어렵자
멕시코와 국경서 피아노 치며 노래
미국에 사는 할아버지가 멕시코에 사는 네 살 난 손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국경에서 피아노를 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손자는 할아버지를 반기며 손을 흔들고 있다. [유튜브 캡처]
"손 한 번 들어봐, 산티아고. 어떻게 지내니 우리 손자." 미국과 멕시코를 통과하는 강을 사이에 두고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네 살난 손자는 반가움에 팔을 흔들며 "저 여기 있어요"하고 답한다.
"많이 사랑해." 할아버지의 고백에 어린 손자는 이번엔 온 힘을 다해 외친다. "나도 사랑해요."
이 날은 멕시코에 사는 손자 산티아고의 생일. 미국에 사는 할아버지 이시드로 곤잘레스는 텍사스 리오그랜드 강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멕시코 전통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이 노래는 할아버지가 설치한 스피커를 통해 두 나라의 국경에 울려 퍼졌다.
손자 산티아고는 멕시코 코아우일라의 강변에 쪼그리고 앉아 턱에 손을 괴고 '세상에 하나 뿐인 축하송'을 귀 기울여 듣는다. 할아버지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한다.
최근 멕시코 매체 멕시코 뉴스 데일리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손자의 생일을 축하한 할아버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 국무부는 최근 멕시코를 포함해 116개국을 출국 자제를 권고하는 '여행금지 국가'(4단계)로 새롭게 지정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돼 집단면역을 향해 가자 변이 바이러스 등 해외 유입을 막겠다는 차원이다.
이에 멕시코에 사는 손자의 생일을 직접 만나 축하해주기 어려운 상황이 된 할아버지는 국경 지대에 피아노와 스피커를 설치하고 손자를 위한 노래를 부른 것이다. 매체는 여행 제한도 손자의 생일을 축하하려는 할아버지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멕시코는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었다. 누적 확진자가 232만여 명, 누적 사망자 21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24일 백신 접종에 돌입했으나 1차 접종률이 9.3%로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지난 1월 22일 2만명대까지 치솟았던 하루 확진자가 꾸준히 줄더니 최근 들어 3000명대로 감소하는 등 희망이 싹트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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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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