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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캄캄한 역사 속에도 믿음의 횃불로 만방을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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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10-09 | 조회조회수 : 16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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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크사이버신학원 릴레이 특강] 민경배 석좌교수의 근현대사 속 한국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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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복음과 경제 성장을 일궈냈다. 사진은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열린 ‘선교학교’ 졸업식 장면. 당시에는 교회의 모든 행사에 태극기를 게양해야 했다. 국민일보DB


과거 우리나라의 로마자 표기는 ‘Chosen’(조선)이었다. 선택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본 선교사들도 놀랐다. 영국의 석학 허버트 버터필드 박사는 “이스라엘과 한국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생존한 나라들이다. 이들 나라는 선민이 틀림없다”고 감격했다. 18~19세기 우리나라 천주교인 2만여명 중 1만여명이 순교했다. 참혹한 일제강점기 때도,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은 6·25전쟁 때도 모진 고난을 이겨냈다. 그리고 지금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1888년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이 본국에 연례보고서를 보냈다. “한국은 기독교의 열매로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고 심지어 강대국이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기독교인이 전국에 1000명도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1905년 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뒤 의기양양해 있었다. 서양에서 온 기독교의 이미지도 산산이 깨졌다. 세계에 진출하려던 일본이 사무라이들로 정보조직을 만들었는데 우두머리가 우치다 료헤이였다. 그가 우리나라에 와서 쓴 보고서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조선인은 겁이 많아 기러기가 날아가도 머리를 땅에 박는다. 그런데 눈을 부릅뜨고 가슴 펴며, 쿵쿵 소리가 날 정도로 당당하게 걷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기독교인들이다.”

1906년 평북에서 선교하던 감리교 소속 요한 무어 선교사가 이런 글을 대서특필했다. “하나님께서는 조선을 들어 세계 구원의 횃불을 들게 하실 터인데 그때 세계의 문제는 제대로 해결될 것이다. 만국도 구원할 것이다.” 믿기 힘든 선언이었다.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은 몰락한 기독교 이미지를 다시 세계 역사의 무대 중심으로 올려놓고 환원시킨 대사건이었다. 평양 장대현교회, 혹한 속 새벽기도회에 2600여명이 참석했다. 당시 평양 인구는 4만여명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런 사설을 쓴다. “지금 세계에 두 강대국이 등장하는데 하나는 군사대국 일본이고 다른 하나는 기독교대국 조선이다.” 사설을 읽은 미국 프린스턴대 헨리 반 다이크 교수가 찬송가를 지었다.

“기뻐하며 경배하세 영광의 주 하나님/ 주 앞에서 우리 마음 피어나는 꽃 같아/ 죄와 슬픔 사라지고 의심 구름 걷히니/ 변함없는 기쁨의 주 밝은 빛을 주시네.”

한국교회로 말미암아 기독교가 다시 역사의 무대 위로 올라선 사실을 알리는 기쁨과 감격의 찬송이었다. 1907년 일제가 우리나라를 삼키기 위해 정미조약을 맺었을 때의 일이다. 조선장로교는 전국 조직인 독노회를 조직했다. 그런데 그 회의장에 만국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나라가 일본에 넘어가던 시절이었지만 세계를 생각하며 독노회를 조직한 것이 아닐까.

그해 유길준이 ‘사경회 취지서’를 간행했다. 첫 문장이 ‘만방을 둘러 볼지어다’였다. 윤치호가 펴냈던 찬미가는 15장으로 구성됐는데 애국가가 처음 실렸다. 이어 세계선교찬송과 황제송이 실렸다. 최근 일본 게이오대 오코노야마 마사오 교수가 한국인은 글로벌 표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역사를 보고 한 말이 틀림없다.

1909년 미국 국무부에 한 문서가 도착했다. ‘한국은 세계 기독교의 기수 국가’라는 내용이었다. 기수는 팀을 대표하고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우리교회가 세계기독교를 대표하고 상징하고 인도한다는 뜻이었을까. 이미 국권을 빼앗긴 나라가 과연 세계기독교를 대표할 수 있었을까.

1919년 3·1운동 때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의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만세운동에 참여한 뒤 기소된 사람 중 기독교인이 25%에 달했다. 교회도 50곳 이상 불탔다. 그 시절 남궁억 선생은 찬송가 ‘삼천리 반도 금수강산’을 썼다. 새문안교회에 다니던 홍난파는 ‘화창스런 봄바람에 회생키를 바라노라’고 외쳤다.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USA)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유일한 부류의 한국인은 기독교인”이란 내용의 보고를 한다.

세계는 1929년부터 대공황에 빠진다. 우리나라 신문에는 연일 아사자를 다루는 기사가 실렸다. 1백만명이 일본과 만주, 시베리아로 흘러갔다. 그런데 만주와 시베리아에서는 공산당의 박해로 생지옥이 펼쳐졌다.

그때다. 한국교회는 찬송가를 지었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비추겠다는 다짐이었다. 평양신학교의 남궁혁 박사는 논문을 냈다. 세계 역사가 크게 세 개의 중요한 전기를 맞게 되는데 그 중 마지막을 한국이 책임진다는 내용이었다.

1934년 ‘성서조선’ 주필 김교신은 가슴이 터질 것처럼 애통하며 소리쳤다.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상이 세계 대륙을 걸머지고 일어서는 모습이라는 것이었다.

일제강점기 후 6·25전쟁이 시작됐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서 한국교회는 횃불을 들었다. 그렇다. 우리는 세계를 비추는 하나님의 교회다. 한국교회는 세계 역사 속에서 계시록의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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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배 석좌교수
약력=일본 도시샤대 신학박사. 연세대 신과대 학장, 서울장신대 총장, 한국교회사학회 회장 역임. 국민훈장 목련장 수상. 현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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