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교회를, 목회자가 목회자를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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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부천노회 작은 교회 목회자 초청, 30여명과 조찬 함께하며 지원금 전달
예장통합 부천노회가 15일 인천 연수구의 한 식당에서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을 초청해 지원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개척 7년 차 A목사(42)는 인천 남동구에서 상가교회를 이끌며 성도 40여명을 섬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3월부터 예배당 예배는 사실상 목회자 홀로 드리고 영상예배를 제작해 성도들과 온라인으로 공유해왔다. 임대아파트 단지의 교회이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성도들이 많다. A목사는 “삼계탕 추어탕 등을 포장해 문고리 심방을 하면서 6개월을 보냈다”면서 “동료 목회자들은 택시 운전, 쿠팡 택배, 대리운전 등에 뛰어들었지만, 저는 아직 버티고 견디면서 목양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척 3년 차 B목사(42)도 경기도 부천의 상가교회를 섬기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예배당 예배를 드리지 못했는데, 월세는 다달이 꼬박꼬박 지출돼 벌써 1500만원 이상 소요됐다. B목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성도들도 어렵지만, 목회자도 어렵다”면서 “외롭고 고립돼 있다는 느낌이 심했는데, 오늘 선배 목회자들과 식사하며 조언을 듣고 격려를 받으니 다시 힘차게 복음으로 무장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부천노회(노회장 박요셉 목사)는 15일 오전 7시 인천 연수구 한 식당에서 노회 소속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30여명을 초청해 조찬을 함께했다. 교회가 교회를 위로하고, 목회자가 목회자를 격려하는 현장이었다. 부천노회장 박요셉(62) 시흥 좋은교회 목사는 “부천노회엔 130여 교회가 소속돼 있는데 70% 이상이 상가교회로 코로나19 탓에 월세와 전기요금 감당도 어렵다”면서 “소상공인은 정부에서라도 도움을 주지만, 작은 교회 목회자는 이웃 교회가 아니면 도움받을 곳이 전무하다”고 말했다. 부천노회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소속 교회에 임대료 및 방역물품을 지원했다.
이날 참석 교회들엔 1곳당 50만원씩 총 1500만원이 지원됐으며 전액 부천 주왕교회(박신철 목사)가 감당했다. 주왕교회는 지난달 교회창립 24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는데 여기서 모인 헌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교회를 돕는 데 쓰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 맥추감사절 때도 똑같이 자립대상교회 30여명의 목회자를 초청해 식사하며 지원금을 전달했다. 주왕교회와 좋은교회 둘 다 분립 개척을 통해 중대형 규모로 성장한 교회들이다.
박신철 목사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남긴 것이 결국 교회”라며 “작은 교회를 돕는 것이 주님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성도들과 함께 계속 뜻을 모으려 한다”고 말했다.
인천=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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