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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에는 카페 주일엔 예배당… 세상 한복판서 ‘공유 목회’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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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3-13 | 조회조회수 : 6,5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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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촌 ‘카페 언더우드’ 꾸려가는 담안유 목사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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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안유 목사(왼쪽)와 동역하는 서명보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신촌 카페 언더우드 앞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담안유(38)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카페 언더우드’ 입구에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주점이 즐비한 신촌에 자리한 카페에는 ‘연씨다방’이라는 예전 상호도 함께 붙어 있었다. 담 목사가 운영을 맡은 뒤 카페 언더우드로 개명했지만 연씨다방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당분간 옛 간판도 유지할 예정이다. ‘연씨’는 연세대와 CCC(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한 자씩 따 만든 조어다.


    모든 공간은 사연을 품고 있다. 카페 언더우드도 그렇다. 코로나19 시대, 대안적 목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카페의 이야기는 담 목사 개인사에서 시작된다.


    그는 화교다. 중국 산둥성 출신인 할아버지가 1945년 한국으로 이주했다. 할아버지가 올 당시 중국은 중화민국이었다. 대만이 그 정통성을 이었다. 그의 국적이 대만인 이유다. 사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고 한다. 담 목사는 “한국에 살면서 공산화된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을 택할 수는 없었다”면서 “한국 국적법이 부계 혈통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한국 국적 취득도 못 해 여전히 대만 국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담 목사 집안은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담 목사도 서울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다. 88년 다섯 살 때 화교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서대문구 연희동에 자리를 잡았다. 중구 명동의 한성화교소학교와 연희동의 한성화교중·고를 졸업한 담 목사는 2001년 대만사범대 국문과에 진학한 뒤 그곳에서 예수를 만났다. 예수를 영접한 뒤 한국어로 된 QT책을 중국어로 번역하며 캠퍼스 선교 활동에도 참여했다. 담 목사는 “화교 어린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싶어 사범대를 택했지만 결국 복음을 접하고 인생이 바뀌었다”면서 “2004년 세례받고 하나님의 종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에는 2014년 진학했다. 신대원 입시를 준비하며 “세상 학문의 유효 기간은 일생인데 복음의 유효기간은 영원이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영원을 좇는 길을 택한 담 목사의 사역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곳이 카페 언더우드다.


    카페 목회를 시작하게 된 건 담 목사가 연세대와 성균관대 CCC 간사를 하며 연씨다방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담 목사는 연씨다방이 복음의 용광로가 되는 꿈을 꿨다. 다방은 2019년 5월 부산에서 사업하는 한 독지가가 선교를 목적으로 세웠다. 그 독지가는 2020년 3월 정체성을 유지해 달라는 당부만 하고 담 목사에게 운영권을 내줬다. 담 목사의 카페 목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현재는 같은 화교 출신인 서명보 목사와도 동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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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감동교회가 카페 언더우드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모습. 카페 언더우드 제공
     


    평일에는 기독교 문화가 묻어나는 카페지만 주일에는 공유 예배당으로 변한다. 감동교회(이규현 목사) 전인교회(김병성 목사) 청년부, 오늘평화교회(서창일 목사)가 차례대로 예배를 드린다. 교단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등으로 다르지만 한 지붕 아래 모인 세 가족이다. 담 목사와 서 목사도 다음 달 4일 부활주일부터 한·중 이중언어 목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담 목사는 “코로나19가 막 확산하던 때부터 운영을 맡아 무척 힘들지만 부산의 독지가께서 여전히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카페에서 공유 예배당 사역을 하는 걸 좋지 않게 보는 교계 일부의 시선도 있지만 우리 예배 공동체는 은혜 가운데 사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 언더우드는 선교적 교회론을 실천하는 요람이다. 선교적 교회는 교회 건물을 벗어나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 불신자들을 만나는 교회를 말한다. 주점 틈에서 복음을 전하는 카페 언더우드가 바로 그런 교회다.


    175㎡(약 57평) 넓이의 카페에는 목회자들이 사용하는 공유 사무실도 있다.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까지 만든 건 카페 언더우드가 지향하는 공유 목회의 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담 목사는 “이 카페는 모든 이에게 언제나 열린 공간”이라면서 “‘선교적 교회’가 실현되는 보금자리로 키워나가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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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언더우드 이야기를 전하는 담안유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담 목사는 “언더우드가 선교적 신념에 따라 대학을 세운 신촌이 긴 세월 지나면서 세속적으로 변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 주민과 학생, 목회자가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카페 언더우드는 일상이 거룩해지는 연습을 하는 복음의 사랑방”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한 초년병으로서 선배 목회자들에게 전하는 바람을 얘기했다.


    “변화하는 시대의 교회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목사들의 도전을 꾸짖지 말고 환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선배들의 격려를 받으면 더욱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신촌에서 시도하는 카페 언더우드의 공유 목회도 많이 격려해 주세요.”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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