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접속하지 않는 성도, 코로나 극복돼도 교회 복귀 힘들다”
페이지 정보
본문
3040세대 성도 설문 통해 사역 비전 새롭게 세운 이전호 충신교회 목사
이전호 충신교회 목사가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교회 담임목사실에서 3040세대 회복을 위한 사역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최대 고민은 ‘코로나19가 끝나면 성도들이 다 돌아올 것인가, 또 돌아오도록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귀결된다. 교회마다 20~30%는 궐석성도(Unchurched Christian)로 남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특별히 교회의 허리인 3040세대 강화를 위해 새롭게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목회 비전을 재정비한 교회가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충신교회(이전호 목사)가 주인공이다.
지난 8일 찾아간 서울 용산구 충신교회 예배당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전호(63) 목사는 “9월 말까지 건물 외부만 공사할 예정”이라면서 “성도 다수가 예배당을 찾기 어려운 코로나 때를 준비 기간으로 삼는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외관은 변화의 극히 일부다. 리더십 코칭을 전공한 이 목사는 선행지표와 후행지표 얘기부터 꺼냈다.
“교회는 보통 후행지표만 생각합니다. 지난해 몇 명 전도했고, 예산은 얼마 늘거나 줄었다는 식으로 파악해 연간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위기 속에선 선행지표가 중요합니다. 현재 온라인으로라도 교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예배드리는 이가 몇 명인지, 줌으로 소그룹을 이어가는 성도가 누구이고 몇 명인지. 중요한 건 지금이고 담임목사는 이 선행지표를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 온라인으로 접속하지 않는 성도는 코로나가 극복돼도 돌아오지 못합니다.”
충신교회는 이런 문제의식으로 3040세대 기혼가정 중심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5월 장로회신학대 신형섭 교수팀에 의뢰해 3040세대가 교회에 원하는 점을 파악하기 위한 41가지 설문 문항을 만들고 기혼가정 193가구의 응답을 얻어 분석했다. 예배, 가정예배와 다음세대 신앙전수, 소그룹 활동과 교제, 봉사와 선교, 개인 경건 훈련 등 5가지 주제로 설계된 조사였다. 이 목사는 “애초 3040세대 지구역장 모임에 참석해 교회가 뭘 해주길 바라는지를 경청했지만, 담임목사 앞이라 다들 고맙다는 답변이 앞서서 더 구체화를 위해 설문조사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3040세대 가정 가운데 20%만 현장 예배에 출석했고, 77%는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고 답했다. 둘을 합치면 97% 넘는 주일성수 응답이 나왔고, 조사 당시 예배당의 20%만 개방된 상황이었지만, 변화가 필요했다. 충신교회는 예장통합 안에서도 교회학교 가정예배 사역으로 유명하며 부모가 가정예배를 통해 주일학교 교사 역할을 감당하도록 도움으로써 코로나19 전면 비대면 상황에서도 1000명 넘는 다음세대들의 신앙 성장을 이끌고 있다(국민일보 2021년 1월 25일자 31면 코로나행전⑪ 참조).
가정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린다는 응답은 32%, 비정기적은 42%, 안 드린다는 답변은 26%였다. 3040세대 74%가 가정예배를 드린다는 응답은 한국교회 전체에서 최상위 수준이지만, 교회는 가정예배를 드릴 때 어려운 점을 또다시 물었다. 복수응답으로 87%가 가정예배와 성경에 대한 소양 부족을 꼽았다. 그러자 교회는 지난달부터 가정예배 온라인특강, 가정예배 도서추천, 가정예배 보드 설치, 기독 영화 및 성화 감상과 같은 가정예배 다양화 방안을 즉각 실시하고 있다.
예배 영역에선 비록 온라인일지라도 회중의 적극적 참여가 중요하다는 설문 결과를 고려해 예배 전 개인 기도를 위한 5분 영상을 제공하고 교회 소식 역시 영상으로 제공하는 일을 준비 중이다. 소그룹 활동에선 하반기 중점과제로 자녀 연령대별 심방을 준비 중이며 선교 영역에선 줌을 이용한 선교사 기도회와 랜선 비전 트립이 곧바로 실시된다. 교회 봉사와 관련 전통적인 구호와 복지 이외에 교육과 문화예술 영역의 참여 의지가 확인돼 참여 플랫폼 확대를 모색 중이다.
이 목사는 “80대 성도들도 교역자들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폰에 줌을 설치하고 성도의 교제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코로나 시대 매일 성경 읽기 등 하나님과의 콘택트를 강화하며, 목회자와 전화 혹은 줌으로 연결돼 교회와의 콘택트를 유지하고, 소그룹 지구역장들은 줌 특별교육을 이수하는 등 교인들 간 콘택트를 돕는 세 가지 연결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관련링크
-
국민일보 제공
[원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