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84세 할머니들 ‘독신 여선교사 은퇴관’ 건립 고군분투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평균 나이 84세 할머니들 ‘독신 여선교사 은퇴관’ 건립 고군분투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평균 나이 84세 할머니들 ‘독신 여선교사 은퇴관’ 건립 고군분투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8-30 | 조회조회수 : 2,672회

    본문

    98세 주선애 장신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세빛자매회 ‘백발의 도전’



    9d9ab9faf26e4aea083806f5ba5be773_1630341541_6497.jpg
    주선애 교수와 김화자 목사, 김영자 선교사가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주 교수 자택에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가운데부터 시계방향). 신석현 인턴기자


    “선교사들이 은퇴한 뒤 지낼 곳이 마땅칠 않습니다. 선교를 위한 전반적인 인프라가 부족해서인데 특히 독신 여성 선교사는 정말 쉴 곳이 없습니다. 이분들을 위해 오랜 시간 기도하며 은퇴관을 구상해 왔습니다.”


    백수를 목전에 둔 주선애(98) 장신대 명예교수가 독신 은퇴 여선교사를 위한 숙소 건축을 시작한 이유다. 지난 20일 서울 강동구 자택에서 만난 주 교수는 “내가 이미 이렇게 늙어 시간이 많지 않다”며 관심을 호소했다.


    주 교수는 건축을 위해 세빛자매회를 조직한 뒤 이사장을 맡았다. 은퇴관은 강원도 원주의 3786㎡(약 1145평) 부지에 세워지고 있다. 공정의 90%가 마무리된 상태지만 건축비가 모자라 난항을 겪고 있다.


    이만큼 진행되기까지도 적지 않은 도움의 손길이 있었다. 부지는 황영일 포이에마교회 장로가 기증했다. 황 장로 집안이 400년 가까이 가지고 있던 땅으로 황 장로의 할아버지인 황덕주 목사가 이곳에 교회를 지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결국 교회 건축은 무산됐다. 긴 세월이 흘렀고 결국 세빛자매회를 만났다. 은퇴 선교사를 위한 공간을 세우려는 이들의 열망에 공감한 황 장로는 흔쾌히 땅을 기증했다.


    세빛자매회의 주축은 은퇴 목회자나 선교사로 대부분이 고령이다. 이날 인터뷰에도 김화자(77) 목사와 김영자(78) 선교사가 함께했다. 셋의 평균 나이는 84세였지만 은퇴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만큼은 대단했다. 여교역자안식관 대표를 지낸 김 목사는 세빛자매회 상임이사다.


    그는 “은퇴한 선교사들, 특히 독신 여성 선교사들이 지낼 곳이 없어 너무 안타깝다. 친척 집이나 찜질방을 전전하는 사례가 많다”며 “선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주 교수님이 자신의 꿈과 은퇴 선교사를 향한 사랑을 담아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의 주 교수님이 온종일 건축과 모금, 운영을 걱정하는 등 노익장을 발휘하고 계신다”며 “공정의 10%를 남겨둔 상황에서 공사가 지지부진한데 지금이야말로 교계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했다.


    세빛자매회를 만들면서 주 교수는 4억원 넘는 사재를 내놨다. 주 교수의 남편인 김명식 장로가 2005년 세상을 떠나기 전 통일이 되면 고향인 평양 순천에 교회를 세워 달라고 남긴 3억원에 주 교수가 모은 돈을 보태 만든 기금이었다. 이를 종잣돈 삼아 현재까지 20억원 넘는 건축비를 모았다. 여전히 부족한 기금은 10억원가량이다.


    9d9ab9faf26e4aea083806f5ba5be773_1630341574_3948.jpg
    강원도 원주에 건축하고 있는 독신 은퇴 여선교사를 위한 은퇴관 전경. 아래 사진은 지난해 8월 열린 은퇴관 기공식에서 주 교수가 인사하는 모습. 세빛자매회 제공
     


    9d9ab9faf26e4aea083806f5ba5be773_1630341584_434.jpg
     

    은퇴관에는 23㎡(약 7평) 넓이의 숙소 26개가 있다. 작은 방이지만 화장실도 딸려 있어 혼자 지내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공동 식당과 카페도 마련했다. 사무실과 양호실, 운동시설도 있다. 카페에는 전 세계에서 사역한 선교사들이 기증한 현지 기념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1980년부터 인도에서 사역하며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있는 명문 사학을 설립한 김 선교사는 “총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70세에 은퇴했더라도 선교사들이 세계 선교를 위해 헌신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선교사 후보생들에게 현지 문화를 전해 주고 언어 교육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만들어질 집이 선교의 다음세대를 키우는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선배 선교사들이 가진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은퇴한 독신 여성 선교사들을 위한 숙소 건립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교회에 이어 선교사 파송 세계 2위인 우리나라 교회가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선교사 파송과 후원에 집중하면서 은퇴 선교사나 선교사 재교육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에 선교사를 위한 인프라를 갖춘 미국 교회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건축위원장 임규일 목사는 “80~90년대 집중적으로 파송받은 선교사들이 하나둘 은퇴하고 있지만 이들이 정착할 곳이 많지 않다”며 “적지 않은 선교사들이 선교지에 남거나 한인들이 많이 사는 미국에서 여생을 보내는 이유”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세빛자매회가 추진하는 이 은퇴관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은퇴 선교사를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하고 시설을 마련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은퇴한 독신 여성 선교사는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적지 않은 선교사가 은퇴를 앞두고 있어 이들을 위한 기반 시설 마련은 시급한 과제다.


    은퇴관은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주 교수의 고민은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매달 필요한 운영비 확보도 요원하다. 주 교수는 “곧 100살이 되는 할머니가 또 다른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고군분투 중”이라며 “기도와 관심이 꼭 필요하고 이 일이 잘 마무리되면 반드시 한국교회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00건 4 페이지
    • AI가 그리는 미술작품, 기독미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 | 2024-03-26
      [앵커]인공지능 AI의 활용이 기독교미술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독교적 이미지를 AI를 통해 만들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건데요.하지만 예술로서의 기독미술로 인정하는 것에는 아직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기자]<한국AI작…
    • '서울-인천 제 4차 로잔대회' 준비 본격화…재정 불투명성 지적엔 "문제 없다"
      CBS노컷뉴스 | 2024-03-25
      핵심요약 222개 나라 5천 명 현장 참가 예정7개 주제· 25개 이슈 그룹 운영국제로잔본부·한국준비위, 재정과 역할 이원화한국교회, 대회 운영 비용 전반 부담국제본부 측 재정 불투명성 지적 나와한국로잔위, "참가비, 대회 외적 사용 없을 것" [앵커]오늘 9월 우…
    • "교주 구속됐다고 끝난게 아냐"…'사이비종교 규제법' 입법 호소
      CBS노컷뉴스 | 2024-03-25
      국제유사종교대책연합, 지난 22일 사이비종교 규제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종교의 자유만큼 반사회적 사이비종교 규제 강화해야"사이비종교 피해자들, 반사회적 피해 사례 폭로비윤리적·비도덕적 기준 설정 사회적 합의 의견도 국제유사종교대책연합(이사장 진용식 목사)이 지난 …
    • 5ddaa3a85aab59cd187ce9d58e2e5c10_1711386124_5651.jpg
      [단독]서초동 사랑의교회 행정소송 패소…예배당 원상복구?
      CBS노컷뉴스 | 2024-03-25
      서울행정법원 제4부, 22일 '원상복구 명령' 취소 소송 원고(사랑의교회)패 판결서초구청, "교회 측 항소 여부 지켜보며 대응"사랑의교회, "1심 재판 결과 검토 후 항소심 최선 다할 것"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지난 22일 서초구청을 상대…
    • 5ddaa3a85aab59cd187ce9d58e2e5c10_1711385942_7414.jpg
      교회협의회, '명성교회' 부활절연합예배 불참…"민첩하게 대처 못했다"
      CBS노컷뉴스 | 2024-03-25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김보현 사무총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교회협의회 임시 실행위원회에서 2024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경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앵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오늘(22일) 임시 실행위원회를 열고, 명성교회에…
    • 5ddaa3a85aab59cd187ce9d58e2e5c10_1711385686_7439.jpg
      "A후보 당선되게 해주세요" 감사 헌금 '금지'
      CBS노컷뉴스 | 2024-03-25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대비 모의개표 실습이 진행되는 모습. 박종민 기자[앵커]22대 총선 선거운동 기간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CBS는 총선을 앞두고 교회가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 "기호 O번 투표하세요" 목사 직위 이용한 선거운동 '주의보'
      CBS노컷뉴스 | 2024-03-25
      [앵커]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선거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선거철이 되면 교회 안에서도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요. 총선을 앞두고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보겠습니다.오늘은 먼저 교회에서 목회자가 주의해야 할 점을 살펴봤습니다. 한혜인 기잡니다.'제22대 …
    • 교회 당회록 보면 역사가 보인다…"한국 근현대사·교회사 담겨 있어"
      데일리굿뉴스 | 2024-03-20
      새문안교회, '당회록 현대어 풀이본' 발간   ▲광복 전 시기의 새문안교회 당회록 모습.(새문안교회 제공) [데일리굿뉴스] 최상경 기자 = "남학도 ×××과 여학도 ○○○이 합당치 못한 편지 내왕이 있다고 지나간 4월분에 출학(黜學·퇴학)을 당한 고로…"(1913년 7…
    • b61c0a403ff3d4200f29519aa0fb681d_1710888084_7808.jpg
      기독교 선교사 아들, 북한에 억류중인 아버지의 석방 위해 유엔에 호소
      Premier Christian News | 2024-03-19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 최춘길 씨 아들이 유엔 회의에서 아버지의 석방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예정이다. 올해 65세인 최춘길 선교사는 2014년 북한에 억류된 이후 행방이 묘연한 7명의 한국인 중 한 명이다. 한국 통일부는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34세) 씨가…
    • 2024동아시아기독청년대회, 한·중·일 기독청년들 복음으로 뭉치다
      데일리굿뉴스 | 2024-03-18
      해묵은 갈등·긴장 극복, 선교적 사명 다짐  [데일리굿뉴스] 김경석 선교기자= 한·중·일 크리스천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세 나라 사이의 갈등을 그리스도 안에서 극복하며, 선교적 사명을 다짐하는 ‘2024동아시아기독청년대회’가 최근 강화성산예수마을에서 성황리에 마무…
    • acec61d9405cbf277b17beeb4d39f8d1_1710808949_3395.jpg
      이형자 횃불학원 前 이사장 별세
      데일리굿뉴스 | 2024-03-18
      [데일리굿뉴스] 김준호 선교기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설립자이자, 학교법인 횃불학원 前 이사장 故 이형자 권사가 3월 17일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설립자이자, 학교법인 횃불학원 前 이사장 故 이형자 권사가 3월 17일…
    • 680200fe265ea657e01843a7564e8fd5_1710807477_6332.jpg
      청년 간사의 삶…24시간이 모자라 [양기자의 동행]
      데일리굿뉴스 | 2024-03-18
      체력 및 재정 고갈 등 현실적인 어려움 커“학생들이 회심할 때 보람 느껴” 사역자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은 많지만, 다 같은 길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사역지에서의 하루를 동행 취재합니다. 이름도 빛도 없이 살아가는, 그럼에도 그 길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
    • 세계교회협의회, 부활절 메시지…"빈 무덤은 생명,희망,사랑의 표시"
      CBS노컷뉴스 | 2024-03-18
      사진 앨빈 힐러트 / WCC 세계교회협의회(WCC=World Council of Churches)가 "빈 무덤은 생명, 희망, 사랑의 표시입니다"는 제목의 올해 2024년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WCC는 부활절 메시지에서 "오늘날 세상을 둘러보면 너무나 많은 고통…
    • '영원한 개척교회' 연세중앙교회 설립 38주년 감사예배 드려
      CBS노컷뉴스 | 2024-03-18
      1만 2천여명 예배 참석…교회 설립 38주년 감사와 은혜 고백윤석전 목사, "모든 것이 은혜, 함께 해 온 성도 여러분께 감사"CBS 김진오 사장, '윤석전 목사님 건강 위해 기도하자'어린이 등 다음세대 참석자들…복음전파, 신앙유산 계승 다짐어려움 극복한 교인 간증 …
    • 교회협의회, 22일 임시 실행위원회 개최…'명성교회' 부활절연합예배 논란 정리
      CBS노컷뉴스 | 2024-03-18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오는 31일 명성교회에서 열리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회협의회는 오는 22일 임시 실행위원회를 열고 입장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달 27일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 지지향에서 진행된 교회협…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