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지역사회 이어주는 ‘소통의 문’ 같은 공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0-07-07 |
조회조회수 : 3,321회
본문
[교회건축 개선 위한 도전] <4> 재개발 지역의 주민문화센터 ‘영등포교회’
서울 영등포교회 전경. 아래 사진은 친환경적이고 감성적인 공간인 3층 대예배당 라운지. 이곳은 성도들이 예배 전 생각을 다듬는 전이공간이다. 야긴건축 제공
100년 된 교회가 지역의 재개발로 새롭게 건축하게 됐다. 새로운 지역의 변화에 교회의 지속성장을 위해 여러 방향과 전략을 고민하게 됐다. 현대교회가 지속성장을 역동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해 건축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고 동시에 후퇴이기도 하다.
한국교회의 지속성장은 교회의 공공성에 있다. 교회 공간은 교회 공동체 소유라는 인식이 공익성과 공공성으로 전환될 때 새로운 부흥이 이뤄질 것이다.
건축은 그 자체가 풍요다. 그것은 공익과 공공성이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영등포교회의 건축은 이 개념에서 비롯됐다. 재개발로 지역이 변화될 경우 교회가 이 지역에서 어떠한 공공성을 담아낼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교회 성장과 부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연합할 때 교회는 부흥하고 성장할 것이다. 영등포교회의 건축 방향은 주민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이다. 교회에 적용된 프로그램, 상징, 공간성에 대해 요약해본다.
첫째 교회에 적용된 프로그램은 청소년의 공간과 유치, 유아, 소년부 공간의 대안학교적 배치다. 청소년·청년부의 복합공간인 체육관, 카페, ‘커뮤니티 계단’과 같은 오픈 모임 공간, 유기적 조합의 셀 공간, 내부공원과 에코 광장과 같은 도심지 내에서의 자연친화적 공간, 키즈랜드와 공부방, 야외 테라스, 문화공연장 및 다목적 집회장과 같은 프로그램 공간의 배치다. 교회의 공용 공간은 단순히 공간의 제공에 있지 않고 모임, 공연, 휴게의 기능이 이루어지게 계획됐다. 이 공간들은 평일에는 지역주민의 다양한 정보와 회의, 행사,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둘째 공간에 이야기를 담아 전개시켰다. 공간의 연속성에 의미와 기능, 그리고 정원과 같은 다양성을 결부시켜 재미있고 역동적인 공간을 구현시켰다. 주 출입구 홀에서 대예배실까지의 과정 공간은 높이의 변화, 개방성의 정도, 다양한 기능이 결부된 연속성의 공간이다.
커뮤니티 계단은 모임과 영화 관람, 대화, 휴게의 장소이며 사색의 공간이기도 하다. 예배실 후면 로비홀은 내부 정원을 설치해 자연에 온 것 같은 감성적 공간을 연출했다. 중층예배실까지 개방된 계단식 통로에는 중간중간에 소그룹 휴게공간을 배치시켜 젊은이들의 대화와 묵상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 공간은 높이가 각기 다른 스킵 플로어 형태로서 수직 개방돼 있어 쾌적한 공간이다. 본당 주출입구와 높이 차이에서 오는 공간의 긴장감을 의도적으로 표현했다.
대지의 형태는 부정형 모양의 삼각형태이다. 평면계획에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대지이다. 교회 평면에서 보기 드물게 중심 코어 배치를 적용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실 등을 건물 중심부에 배치하고 동선을 최단거리로 계획하며 부정형 대지가 가진 공유면적의 증대를 없앴다. 교회 특성상 일시에 많은 인원이 진입과 출입이 동시에 이뤄지므로 다양한 진출입 동선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외부 광장에서 바로 지상으로 진입할 수 있고 내부에서도 거대한 오픈 계단을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동선의 쾌적성을 고려했다.
셋째 상징에 대한 개념은 정면의 큰 게이트로 표현됐다. 이 게이트는 교회와 지역사회와의 경계이며 동시에 통합의 공간이다. 어떤 영역에 소속되는 상징적 의미인 가입의례적 형태의 틀은 거듭나는 신자의 변화를 강조한다. 가입식은 그를 성스러운 것으로 인도하게 함으로써 인간이 가져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부여받게 한다.
통과의례적 틀은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신적 세계의 초월성을 보여준다. 그것을 통과할 때 성도는 세속적 여건에서 죽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거듭남(Born again)에 다가가는 생성의 상징은 예수그리스도에 의해 더욱 실존화된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입됨으로써 생성의 주제에 자유하게 된다. 그에게 통과됨으로써 더 높은 존재의 차원으로 비약하고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한다. 이 새 차원으로의 진입은 개인과 하나님과의 유기적 연합이기도 하고 동시에 지역 사회와 교회가 유기적으로 연합하는 질적 변화이다.
하나님의 시간은 성스러운 것이며 세속과 대중성에서 발현된다. 모세가 겪은 광야의 획일화된 모래사막에서의 떨기나무에서 하나님을 체험한 것처럼 교회의 공간은 지역과 대중 속에서 재현되는 것을 가입의례적 상징으로 표현했다. 재개발 지역의 근린 문화공간으로서 소통하는 교회가 되길 염원한다.
최두길 대표(야긴건축)
국민일보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서울 영등포교회 전경. 아래 사진은 친환경적이고 감성적인 공간인 3층 대예배당 라운지. 이곳은 성도들이 예배 전 생각을 다듬는 전이공간이다. 야긴건축 제공
100년 된 교회가 지역의 재개발로 새롭게 건축하게 됐다. 새로운 지역의 변화에 교회의 지속성장을 위해 여러 방향과 전략을 고민하게 됐다. 현대교회가 지속성장을 역동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해 건축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고 동시에 후퇴이기도 하다.
한국교회의 지속성장은 교회의 공공성에 있다. 교회 공간은 교회 공동체 소유라는 인식이 공익성과 공공성으로 전환될 때 새로운 부흥이 이뤄질 것이다.
건축은 그 자체가 풍요다. 그것은 공익과 공공성이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영등포교회의 건축은 이 개념에서 비롯됐다. 재개발로 지역이 변화될 경우 교회가 이 지역에서 어떠한 공공성을 담아낼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교회 성장과 부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유기적으로 연합할 때 교회는 부흥하고 성장할 것이다. 영등포교회의 건축 방향은 주민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이다. 교회에 적용된 프로그램, 상징, 공간성에 대해 요약해본다.
첫째 교회에 적용된 프로그램은 청소년의 공간과 유치, 유아, 소년부 공간의 대안학교적 배치다. 청소년·청년부의 복합공간인 체육관, 카페, ‘커뮤니티 계단’과 같은 오픈 모임 공간, 유기적 조합의 셀 공간, 내부공원과 에코 광장과 같은 도심지 내에서의 자연친화적 공간, 키즈랜드와 공부방, 야외 테라스, 문화공연장 및 다목적 집회장과 같은 프로그램 공간의 배치다. 교회의 공용 공간은 단순히 공간의 제공에 있지 않고 모임, 공연, 휴게의 기능이 이루어지게 계획됐다. 이 공간들은 평일에는 지역주민의 다양한 정보와 회의, 행사,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된다.
둘째 공간에 이야기를 담아 전개시켰다. 공간의 연속성에 의미와 기능, 그리고 정원과 같은 다양성을 결부시켜 재미있고 역동적인 공간을 구현시켰다. 주 출입구 홀에서 대예배실까지의 과정 공간은 높이의 변화, 개방성의 정도, 다양한 기능이 결부된 연속성의 공간이다.
커뮤니티 계단은 모임과 영화 관람, 대화, 휴게의 장소이며 사색의 공간이기도 하다. 예배실 후면 로비홀은 내부 정원을 설치해 자연에 온 것 같은 감성적 공간을 연출했다. 중층예배실까지 개방된 계단식 통로에는 중간중간에 소그룹 휴게공간을 배치시켜 젊은이들의 대화와 묵상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 공간은 높이가 각기 다른 스킵 플로어 형태로서 수직 개방돼 있어 쾌적한 공간이다. 본당 주출입구와 높이 차이에서 오는 공간의 긴장감을 의도적으로 표현했다.
대지의 형태는 부정형 모양의 삼각형태이다. 평면계획에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대지이다. 교회 평면에서 보기 드물게 중심 코어 배치를 적용했다. 엘리베이터와 계단실 등을 건물 중심부에 배치하고 동선을 최단거리로 계획하며 부정형 대지가 가진 공유면적의 증대를 없앴다. 교회 특성상 일시에 많은 인원이 진입과 출입이 동시에 이뤄지므로 다양한 진출입 동선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외부 광장에서 바로 지상으로 진입할 수 있고 내부에서도 거대한 오픈 계단을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동선의 쾌적성을 고려했다.
셋째 상징에 대한 개념은 정면의 큰 게이트로 표현됐다. 이 게이트는 교회와 지역사회와의 경계이며 동시에 통합의 공간이다. 어떤 영역에 소속되는 상징적 의미인 가입의례적 형태의 틀은 거듭나는 신자의 변화를 강조한다. 가입식은 그를 성스러운 것으로 인도하게 함으로써 인간이 가져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부여받게 한다.
통과의례적 틀은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신적 세계의 초월성을 보여준다. 그것을 통과할 때 성도는 세속적 여건에서 죽고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거듭남(Born again)에 다가가는 생성의 상징은 예수그리스도에 의해 더욱 실존화된다. 예수 그리스도에게 가입됨으로써 생성의 주제에 자유하게 된다. 그에게 통과됨으로써 더 높은 존재의 차원으로 비약하고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한다. 이 새 차원으로의 진입은 개인과 하나님과의 유기적 연합이기도 하고 동시에 지역 사회와 교회가 유기적으로 연합하는 질적 변화이다.
하나님의 시간은 성스러운 것이며 세속과 대중성에서 발현된다. 모세가 겪은 광야의 획일화된 모래사막에서의 떨기나무에서 하나님을 체험한 것처럼 교회의 공간은 지역과 대중 속에서 재현되는 것을 가입의례적 상징으로 표현했다. 재개발 지역의 근린 문화공간으로서 소통하는 교회가 되길 염원한다.
최두길 대표(야긴건축)
국민일보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관련링크
-
국민일보 제공
[원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