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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악하고 무엇이 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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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보는 므낫세(열왕기하 21:16)



    16 "므낫세가 유다에게 범죄하게 하여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을 행한 것 외에도 또 무죄한 자의 피를 심히 많이 흘려 예루살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득하게 하였더라"


    오늘 전해드리려는 므낫세의 이야기는 석달 전인 지난 10월에도 전해드렸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 예배가 금지된 상황 속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자는 말씀이었습니다.


    그 말씀 속에서 남왕국 유다의 두 왕, 히스기야와 므낫세의 치세에 대해서도 말씀드렸습니다. 열왕기는 히스기야가 훌륭한 왕이고 므낫세는 악한 왕이라고 기록하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 더 많은 업적을 남긴 왕은 므낫세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지난 말씀의 결론은 어쩌면 열왕기를 기록한 역사가 집단이 바라는 결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므낫세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았기에 악하다고 평가받아 마땅하다는 결론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므낫세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열왕기를 계속 읽어나가면서 당시의 고고학 발굴 자료들을 함께 읽다보니, 열왕기를 기록한 역사가 집단이 각각의 왕들에 대해 과도할 정도로 자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열왕기가 겉에서 보여주고 있는 왕들에 대한 평가 기준은 ‘신앙’입니다. 그 왕이 하나님을 얼마나 바르게 섬기고 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하지만 열왕기를 꼼꼼하게 읽어가면서 보게 되는 점은 ‘신앙’이라는 평가 저변에, 열왕기 역사가 집단이 감춰놓은 왕의 정책 방향성에 대한 평가가 들어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 이스라엘 역사를 말할 때 역대기보다는 열왕기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열왕기가 역대기보다 먼저 기록되기도 하였고, 히브리어 성경에서 열왕기는 예언서에 들어가는 반면, 역대기는 ‘성문서’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열왕기의 기록에 따라 므낫세를 악한 왕의 대명사로 말합니다. 므낫세로 인해 남왕국 유다가 멸망했다는 열왕기 역사가의 평가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는 므낫세를 악하다 평가해야 할까요?


    우리는 남왕국과 북왕국의 왕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섬겼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열왕기에 나타난 므낫세는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만을 섬긴 왕이지만, 역대기의 므낫세는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히스기야와 요시야 못지않은 종교개혁을 일으킨 왕으로 그려집니다(대하33:14-17). 이런 차이 때문에도 우리의 판단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열왕기와 역대기가 겉에서 보여주고 있는 평가의 주요 항목은 역시 ‘신앙’입니다. 열왕기는 므낫세가 하나님을 전혀 믿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역대기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므낫세도 하나님 믿었고, 오히려 하나님 앞에 회개한 참된 신앙인이라고 말합니다.


    ‘신앙’을 기준으로 누군가를 평가할 때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직접 계시를 들을 수 없습니다. 십계명과 같이 고정된 법칙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항상 해석하며 찾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대에 따라, 환경에 따라 신앙은 변합니다. 항상 똑같은 모습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평가 방법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항상 변해가는 ‘신앙’이라는 기준이 아니라 그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봅니다.


    오늘 본문에서 므낫세는 ‘무죄한 자의 피를 심히 많이 흘렸다’라고 말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이런 표현을 보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힘없고 약한 사람을 학살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므낫세 시절은 태평성대에 가깝습니다. 상당히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통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므낫세가 죽인 ‘무죄한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이들은 열왕기 역사가 집단이 죄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므낫세가 어떤 죄목으로 이들을 처형했는지, 실제로 이런 처형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므낫세가 악하다고 평가하기 위한 표현일 뿐 이런 일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열왕기 역사가 집단과 같은 생각, 정책 방향성을 가지고 있던 인물들이 므낫세에 반대했다가 처형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므낫세는 철저하게 아시리아에 복속되는 정책을 펼쳤고, 당시 남왕국 유다에는 반아시리아 집단도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친이집트 집단도 있었을 것입니다.


    므낫세는 어떤 귀족들, 어떤 집단에게는 나쁜 왕일지도 모릅니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악한 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시의 백성들에게 므낫세는 좋은 왕이었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교회와 연관된 몇 가지 사건들을 보게 됩니다. 이런 사건들이 발생하면 교회는 신앙이라는 기준으로 사회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정인이 사건도 그렇고 지속적으로 교회에서 발생하는 코로나 집단 감염 사건도 그렇습니다.


    인터넷에 스스로 정인이의 이모라고 말하는 사람이 이 사건은 자신들의 교회를 죽이기 위한 조작이라는 글을 썼다고 합니다. 물론 교회에 안 다니는 사람뿐만 아니라 교회에 다니시는 많은 분도 이 글에 화가 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여전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다른 교인이 있다는 사실을 봐야만 합니다.


    코로나 집단 감염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문제는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교회에 안 모이는 것이 옳은지, 모이는 것이 옳은지 여전히 논쟁이 됩니다. 우리가 신앙이라는 이유로 논쟁하고 있는 동안 코로나는 또 퍼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께서 판단하실 문제입니다. ‘신앙’이라는 평가 항목은 우리가 세상 속에서 선한 사람인지, 악한 사람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선하다’, ‘바르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신앙의 기준을 잠시 내려놓고 세상의 평가에 귀 기울여야만 합니다.


    전 세상에서 선하다고 평가받는 사람을, 좋다고 평가받는 사람을 하나님께서는 악하다 말씀하시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열왕기가 므낫세를 악하다고 평가했지만, 조금 더 후대에 기록된 역대기는 열왕기의 평가가 잘못되었다고 반박했던 것처럼, 세상에 좋은 영향을 끼친 사람은 분명 신앙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인으로 하나님께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하나님께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살고 있지 않았나 돌이켜보았으면 합니다. 세상으로부터는 손가락질 당하면서 하나님은 우리를 좋게 평가해 주실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았나 돌이켜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소리를 듣기 시작했을 때, 교회에 등을 돌린 사람들이 다시금 교회를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끼리 얘기하는 신앙의 평가가 아니라 세상에 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판단하게 되었을 때, 세상은 교회를 다시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함께 참된 그리스도의 육체인 교회를 이루어갑시다. 우리로 인해 교회에 던져지는 질타와 손가락질로 그리스도의 육체를 손상시키는 일을 이제 멈춥시다. 지금 세상 속에서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노력할 때 교회가 다시 세워지는 순간이 다시 오리라 믿습니다.


    이성훈 목사(명일한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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