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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는 어떻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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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일 목사와 함께 하는 주제로 읽는 성경 ⒅] 




    < 1 >


    오늘은 기도의 내용이 아니라, 기도하는 우리 몸의 자세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기도의 내용에 대한 관심에 비해, 기도하는 몸의 자세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음과 몸은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를 규정하기에, 기도하는 몸의 자세는 기도의 내용과 마음 자세만큼이나 중요하고, 서로를 규정한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성경에서 전해지고 있는 기도의 자세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모세는 ‘땅에 엎드려 기도했고’(민 16,4), ‘손을 들고 기도했다’고 합니다(출 9,33) 다윗은 ‘무릎을 꿇어앉아서’(대상 17,16) 기도했고, ‘지성소를 바라보며, 두 손을 치켜들고’(시 28,2) 기도했습니다. 아삽도 ‘밤새도록 두 손 치켜들고 기도를 올렸고’(시 77,1-2), 솔로몬도 ‘서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두 팔을 들어서 펴고 기도했다’(왕상 8,22)는 것으로 보아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도 자세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치켜들고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이었던 예수님도 유대 전통을 유지하셨습니다. 예수님도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기도하셨고’(막 14,35), ‘무릎을 꿇고’(눅 22,41), 때로는 ‘서서’(막 11,25) 기도하셨고, 손을 얹어서 기도해주시기도 했습니다(마 19,13). 베드로와 사도 바울도 ‘무릎을 꿇고’(행 9,40; 20,36; 21,5) 기도했고, 디모데에게도 ‘손을 들어 기도하라’고 권면한 것으로 보아(딤전 2,8),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 기도하는 것이 초대교회의 일반적인 관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 2 >


    첫째 자세로 먼저 얼굴을 땅에 대고 하는 기도 자세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런 자세는 하나님의 엄청난 위엄 앞에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태도입니다. 아브라함(창 17:3,17), 여호수아(수 7:6), 다니엘(단 8:17), 모세와 아론(민 16:22), 이스라엘 백성(왕상 18:39)도 주님 앞에서 그렇게 했습니다. 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습니다.’(마 17:2,6). 하나님의 부재와 침묵에서 오는 절망 때문이었지요. 예수님의 모습이 변화 산에서 변했을 때, 제자들은 그 앞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습니다.’(마 17:2,6). 절망적인 하나님의 부재와 마찬가지로, 주님의 영광스러운 임재도 사람들에게 견딜 수 없는 공포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얼굴을 땅에 대고 하는 기도에서 기도하는 사람은 최대한 자신을 낮춥니다. 이 모습은 어머니의 자궁 속에 있는 태아의 자세와도 같습니다.


    둘째 자세는 손을 모으고, 눈을 감으며, 무릎을 꿇고 드리는 기도입니다. 이런 자세는 서방 교회의 기도 전통인데, 게르만 문명의 정치적 복종의 몸짓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하는 군주를 보지 않기 위해 눈을 감아야 했고, 두 손을 모으는 것은 자신이 무장하지 않았으며 갑자기 공격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무릎을 꿇는 것은 엎드려 경배하는 것을 나타내는 겸손의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기도하기 위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무릎을 꿇는 태도는, 조용히 우리 내면으로 들어가, 죄를 뉘우치는 자세를 취하면서, 우리의 무력함과 복종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성경의 전통에서 무릎을 꿇는 행위는 육체가 땅으로 가라앉고, 영혼은 하나님께 올라가는 것을 표현합니다. ‘오라, 우리가 굽혀 경배하며, 우리를 지으신 여호와 앞에 무릎을 꿇자’(시 95:6). 이런 몸짓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그리스도의 우주적 통치를 약속하는 것입니다: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빌립보서 2:10). 그러나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 기도하는 자세는 하나님을 인간의 내면이나 가슴, 영혼 속에서 고독하게 추구하는 자세입니다.


    셋째 자세는 머리를 높이 들고, 눈을 뜨고, 팔을 벌리고 하는 기도입니다(사진 6. 기도하는 성모). 이런 자세는 로마와 나폴리의 카타콤에 묘사되어 있는 초대교회 예배자들의 기도모습입니다. 이들은 똑바로 서서 머리를 들고 눈을 뜹니다. 그들의 팔은 위로 펼쳐지고, 손바닥은 위를 향해 벌려 있습니다. 이것은 큰 기대의 자세요, 사랑스럽게 수용하고 포용하려는 자세입니다. 이런 자세로 하나님을 향해 자신을 열어 놓은 사람은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은 똑바로 서서, 머리를 들고, 눈을 떠서 위를 쳐다봅니다. 높이 들어 올린 팔은 가슴을 활짝 열어 호흡하게 합니다. 초대교회 오순절 운동이 이런 기도하는 자세를 수용한 것입니다. 초대교회는 성령의 도래를 위해 이런 자세로 기도했고, 동방교회는 지금도 성령강림절에 이런 자세로 기도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마치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똑바로 서 있는 사람들을 비추어 주며, 마치 빗물과 같이 메마른 땅을 적셔주고, 만물을 푸르고 풍성하게 하십니다(마 5:25). 


    마지막으로 춤으로 드리는 기도가 있습니다. 집단적인 하나님 체험은 ‘윤무’(輪舞)로 표현됩니다. 신을 기쁘게 하고, 신으로 인하여 기쁨을 누리려고 신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은 모든 제의종교의 보편적 현상입니다. 아론의 누이 선지자 미리암이 손에 소고를 잡으매, 모든 여인도 그를 따라 나오며 소고를 잡고 춤추었다고 합니다(출 15:20).


    모세가 금송아지를 파괴할 때까지 이스라엘 백성은 우상 주위에서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출 32:19). 메시아적 구원 시대에 예레미야의 하나님은 다음과 같이 외치십니다.: ‘네가 다시 소고를 들고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춤추며 나오리라... 그 때에 처녀는 춤추며 즐거워하겠고(렘 31:4,13), 하나님은 소고와 춤으로 찬양을 받으십니다(시 150:4). 그런데 중세 초엽 이래로 교회의 기도가 노래로는 표현되었지만 춤으로는 표현되지 않았다는 것은 몸 언어가 약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 3 >


    기도하는 자세는 이렇게 다양하고, 문화마다 다른 모습으로 변해왔습니다. 기도의 내용과 기도하는 상황에 따라 자세도 달라지겠지만, 결국 기도는 하나님께, 하나님과 함께 대화하는 것입니다. 어린이가 서서히 성장하면서 부모와 대화하는 법을 배우듯이,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사귐 안으로 성장해갑니다. 성장하면서 다양한 방법과 자세로 우리의 기도 모습도 변합니다. 그러나 어떤 자세로 우리가 기도하건, 우리가 쉬지 않고 기도할 수 있을 때까지(눅 18:1), 신앙은 기도를 강화하고, 기도는 신앙을 강화합니다.


    채수일 목사(경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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