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시詩Poem 첫발을 디디고 • 추수감사절에 부침 (외) 1편 by 정미셸 시인 > 묵상/기도 | KCM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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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의 에피포도엽서] 시詩Poem 첫발을 디디고 • 추수감사절에 부침 (외) 1편 by 정미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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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셸 시인 Michelle Chung 


첫발을 디디고 
- 추수감사절에 부침 -
by 정미셸 Michelle Chung


꿈의 물살을 가르며
바다를 건너 올 때나
구름 위에 찬란한 빛을 보며
하늘을 날아 올 때는
그걸 몰랐었다.
때론 슬픔도 감사가 된다는 것을.

낯선 땅에 첫 발을 디뎠을 때
마중 나온 것은
아름다운 전설이나
꿈에 그리던 모습이 아닌
낯설고 거친 땅과
손에 달라붙는 추위였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떼어놓는
어제와 오늘 사이의 아픔이었다.

고난 속에서도 꽃이 피고
잿더미 속에서도 살아남는
감격의 첫 열매를 맺기까지
그걸 몰랐었다.
눈물이 바로 열매였다는 것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쁜 마음에
활짝 대문을 열고 나설 때
문짝 밖으로 흘러 넘치는 것이
모두 감사였다는 것을.


 •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낯선 땅, 황무지에서 첫 수확을 거뒀을 때, 이웃과 함께 하나님께 감사 드렸던 청교도들의 추수감사절을 기억하며.


칩거
(제25회 에피포도문학대상 수상작품)
by 정미셸 Michelle Chung


소리가 없는 사나흘간
등짝 밖으로 밀어내 버린 어둠에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서
말없이 사는 연습을 한다
오랜 습관처럼 시름시름 앓으며
귀만 열어둔 까닭 모를 정체를
간간이 끊어지면서 이어지는
팬플루트의 흐느낌으로 듣는다
버려야할 짐에 눌려서
찡그리고 있는 암울한 고백을
참는 이유도 변명처럼
꼼짝없이 잡고 있는 문고리

***
정미셸 시인 Profile
문학평론가, 현 시전문지 <미주시학> 대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공무원. 가산문학상 수상(2008). 제25회 에피포도문학상 대상 수상(수상시집 • 꽃의 문을 열다). 시집으로 <새소리 맑은 아침은 하늘도 맑다><창문 너머 또 하나의 창이 열린다><거리의 몽상><꽃의 문을 열다> 및 사화집 <하늘빛 붓에 찍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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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목사는 고려신학대학원, ORU에서 박사학위, 캘리포니아 브레아(Brea)에 위치한 <사모하는교회 Epipodo Christian Church>의 담임목회자이며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에피포도예술과문학(Epipodo Art & Literature)의 대표이다. 다양한 장르의 출판된 저서로 25권 외, 다수가 있다. 에피포도(Epipodo)는 헬라어로 “사랑하다. 사모하다. 그리워하다”의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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