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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환의 예술묵상] 도메니코의 “베드로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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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속 동물들에 대한 베드로의 환상, c1619, 도메니코 페티

빈 미술사 박물관(빈, 오스트리아)



베드로가 기도 중 무아지경에 빠져 환상을 보았습니다. 기대어 있는 난간은 지중해풍 테라스로, 항구도시 욥바에서 있었던 일을 암시합니다. 카라바조 이후 바로크는 키아로스쿠로라는 명암대비를 통해 신비로운 사건을 묘사했는데, 작품 전체의 어두운 톤을 뚫고 하이라이트가 비추어진 곳을 살펴봅시다. 우선 왼편 아래로부터 성경과 베드로의 얼굴, 그리고 흰 천입니다. 베드로 시대에 성경은 없었지만, 이 환상이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분명합니다. 베드로의 얼굴에는 하늘의 빛이 반사되며 신성함을 담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은 네 귀퉁이가 묶여 있습니다. 동물들을 담는 큰 그릇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천으로 만들어진 큰 그릇은 그리스도의 피로 세워진 새 언약을 상징합니다. 복음의 범위가 레위기와 신명기에 머무르지 않고 확장되었음을 시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베드로의 고백입니다. 공교롭게도 유대인이 먹을 수 없는 돼지나 토끼 같은 ‘부정한 동물’이 담겨 있습니다.  


베드로는 “삼 세 번”의 사도입니다. 완고하고 확실한 기백 측면에선 둘째 가라면 서러운 제자입니다. 전에는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더니, 이제는 환상 중에 주님의 명령을 세 번이나 부정합니다. 뼛속까지 유대인이라 율법이 금하는 부정한 동물을 차마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혼납니다.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는 음성(사도 11:9)을 세 번 듣고 고집을 꺾습니다.  


때로 우리도 우리가 세운 기준을 더 앞세웁니다. 일명 “주님이 오셔도 안되는 교회”도 많아 보입니다. 그래도 베드로는 실패로 배우는 사람, 혼나면서 우리 대신 배워주는 사람입니다. 주저함 없이 그 다음 단계로 우직하게 넘어갑니다. 그렇게 말씀에 순종한 베드로는 할례받지 않은 이들과 식사하고,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에게 세례를 줍니다. 그 환상의 연장선에 땅 끝의 이방인 우리가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시선을 향할 땅끝은 어디입니까?


말씀과 이미지를 상상하며 함께 묵상합시다. 

● 내 기준에 갇혀 사람들을 부정하게 바라본 적이 있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정죄했던 기억을 떠올려 봅시다. 

● 나의 뿌리깊은 종교적 신념이 도전받을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합니까? 말씀 앞에 열린 마음으로 순종할 자세가 갖춰져 있습니까? 

● 우리 공동체가 더 포용적이고 환대하는 공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손 모아 기도합시다. 

주님, 제 마음 깊은 곳에 뿌리내린 편견을 직시하게 하소서. 잠들어 있는 저의 의식이 깨어나도록 말씀으로 도와 주소서. 모든 이들을 향한 무한한 주님의 사랑을 알고, 확장된 복음을 담대히 전할 수 있도록 도구로 사용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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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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