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환의 예술묵상] 조반니 디 파올로의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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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c1445, 조반니 디 파올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뉴욕, NY)
조반니 디 파올로는 중세 후기시대, 이탈리아 시에나 출신 화가입니다. 고딕 양식을 바탕으로 환상적이고 영적인 장면을 주로 그렸습니다. 본 작품도 단테의 신곡의 천국편에 화답하여, 요한계시록 22장이 묘사하는 새 예루살렘의 비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미지 전체의 인물과 사물은 정적인데, 묘하게 역동적인 천국의 모습입니다. 풍성한 정원과 꽃, 평화와 교류, 빼곡한 나무와 넉넉히 달린 열매가 질서있게 배치되었습니다.
틈틈히 보이는 동물들도 이색적입니다. 작품 곳곳에 숨은 그림처럼 토끼를 그려놓았습니다. 4대 교부 중 하나인 4세기의 성 암브로시오 밀라노 주교에 따르면 겨울에는 갈색, 여름에는 흰색 털을 가진 토끼는 그리스도의 유한한 인성과 영원한 신성을 상징합니다. 그리스도의 또 다른 상징으로 좌측 상단 나무 밑에 가냘픈 어린양 한 마리가 유유히 걷고 있습니다.
한편 성령을 상징하는 하얀 비둘기 한 마리도 숨은 그림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어린양의 아랫쪽 좌측 남성의 두건 옆을 날아가고 있습니다. 우측 상단의 눈부신 빛은 신성한 하나님 아버지를 표현했습니다. 그 빛을 배경으로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여인만 전체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한 손으로 상대를 붙잡고 영원의 문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계시록 21장 말씀대로 그 천국 도성에는 하나님의 영광이 밝혀 주며, 또 어린양이 등불이 되어 주십니다. 이어지는 22장 말씀대로 열 두 가지 열매를 맺고 치료제가 되는 나뭇잎으로 무성한 생명 나무 아래, 만국 백성들은 더 이상 아픔도 없고, 어둠도 없고, 슬픔도 없는 만남의 축복을 풍성히 누리는 장면입니다.
말씀과 이미지를 상상하며 함께 묵상합시다.
● 천국의 이미지: 조반니 디 파올로의 작품에 묘사된 천국의 모습 중 당신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주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이것이 당신의 신앙 여정에 어떤 의미를 줍니까?
● 생명나무와 열매: 작품에 그려진 "열두 가지 열매를 맺는 생명나무"와 "만국 백성을 치료하는 나뭇잎"을 보며, 현재 당신의 삶에서 어떤 치유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느끼십니까?
● 빛과 만남: 천국에서는 "하나님의 영광이 밝혀주며, 어린양이 등불"이 된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빛을 경험했던 순간을 떠올려 봅시다. 그리스도께서 등불 되어 내 인생을 환히 비춰주신 경험을 돌아봅시다.
손 모아 기도합시다.
사랑의 하나님, 당신이 예비하신 새 예루살렘의 아름다운 비전을 통해 우리의 영혼이 소망으로 채워지게 하소서. 어린양이신 예수님, 이 세상의 어둠과 아픔 속에서도 당신의 빛을 따라 걸으며, 생명나무의 치유하는 열매를 나누는 삶을 살게 하소서. 성령님, 우리가 천국의 평화와 조화를 이 땅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모든 피조물과 함께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영원한 만남을 소망하며 오늘을 살아가게 인도하소서. 아멘.
예술 묵상 필자 소개:
노용환 목사는 한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학(학부)과 실천신학(신대원)을 공부했다. 예배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정교회 이콘과 상징 해석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뉴욕신학교에서 종교교육학을, 블렌튼필 인스티튜트에서 상담학을 공부했고, 센트럴신학교 목회학박사과정을 통해 선교적 교회를 연구중이다.
2006년에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17년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미국그리스도연합교회(UCC) 이중 소속으로 로드아일랜드 제일한인교회를 섬기고 있다. 생명문화연구소에서 연구실장으로 일했고, JOYFUL COOP(신나는 협동조합) 발기인 대표로 서류미비 싱글맘 렌트 지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 기자로 활동하며, 선배기자들로부터 글쓰기를 배웠고, 실용적이지 않은 디자인의 가구나 오래된 그림처럼 무용(無用)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 또한 자전거와 캠핑 그리고 비치 라이프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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