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1장 이사야 50장 10-11절 (2) > 묵상/기도 | KCM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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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1장 이사야 50장 10-11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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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 하신 말씀인가? 

    영원을 사모하는 이는 누구나 영혼의 밤을 겪는다. 영혼의 밤은 불신자가 믿음을 갖거나 신자가 다음 단계의 믿음으로 인도되는 길목에 있는 교두보다. 이 영혼의 밤은 시간과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한정된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상위 특권이다.


    성숙한 신자일수록 더욱 깊은 영혼의 밤을 지나고, 오직 믿음만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움으로써 비로소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를 맺게 된다. 즉 영혼의 밤에 초대되었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필요충분 조건을 모두 갖출 준비가 된 사람이라는 말이다.


    청중의 반응은? 

    이사야 50장의 마지막 두 절(10, 11)이 영혼의 밤에 초대된 자에게 요구되는 본문의 핵심이다. 10절은 그 밤을 통해서 반드시 풀어야 할 ‘열린 비밀’을 말씀하시고, 그렇지 못하면 11절의 통렬함을 겪을 것을 예고하신다. 성경은 재앙과 축복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고와 약속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종에게는 그분의 침묵의 시간이 곧 ‘하나님을 의지할’ 때고, 인생의 가장 비참한 순간이 바로 ‘하나님을 신뢰할 때’다. 이때에 스스로 불을 밝히는 행위를 하면 어두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낭패를 입게 된다. 


    1977년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6년이 지났을 때다. 박사학위 전후로 1년 반 동안 무직인 채로 살다 첫 직장으로 석유회사에 입사해서 이제는 좀 숨을 쉬려나 했는데, 그 후 3년 동안 매년 연례행사로 봄 가을 두 번씩 십이지장 궤양을 앓아 내출혈이 일어났다. 피를 쏟고 나면 시야가 점점 노래지며 물먹은 솜처럼 전신이 무겁고 거대한 납덩이가 짓누르는 듯한 피로가 심해의 파도처럼 몰려와 견딜 수 없는 졸음이 엄습했다. 1980년대 초만 해도 출혈성 십이지장 궤양에는 외과적으로 궤양을 절단하거나 내과적으로 알약 카라페를 평생 처방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었다.


    육체의 병과 더불어 성과주의 육신으로 무장한 나를 찾아온 영혼의 밤은 몹시 고통스러웠다. 열심히 믿음을 외치고 다니는 내가 왜 이토록 앓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고, 마치 온몸이 모두 발가벗겨진 느낌이었다. 그때 고린도후서 1장에서 소아시아 전도여행 중인 바울이 언급한 한 단어가 충격으로 다가왔다.


    “형제들아 우리가 아시아에서 당한 환난을 너희가 모르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힘에 겹도록 심한 고난을 당하여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줄 알았으니 이는 우리로 자기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심이라” (고후 1:8-9).


    “살 소망까지 끊어지고”라는 단어 즉, ‘절망’(絶望)이었다. 천하의 사도 바울도 절망했다. 바울이 로마서 1장에서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는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절망’했기 때문이다. 절망을 통해서 하나님을 의지함을 배웠다는 바울의 고백은 신앙에 극적 반전과 역설이 있음을 처음 깨우쳐 주었다. 이 구절은 이사야 50장 10-11 절과 짝을 이룬다. 


    깊은 절망에 이르기 전까지 인간은 결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다. 나의 파산만이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경험하는 시작점이다. 우리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무엇’이 무너져야 하나님의 신묘한 세계가 보인다. 구교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예식이고 전통이라면, 개신교는 전도와 선교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 쪽 다 스스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때문에 위기가 온다는 사실이다. 바울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금이 가는 것을 보고 비로소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내가 현재 믿는 것이 무엇인가를 점검해야 한다. 

    별의 반짝임이 드러나려면 세상의 모든 빛이 사라져야 하는 것처럼, 욥은 자신의 신앙이 파산되자 비로소 하나님을 뵙게 된다. 예수님은 가장 절박한 순간에 하나님을 찾았으나 하나님은 예수님을 외면하셨고(마 27:46), 바로 이 혹독한 밤에 주님께서는 마지막 순종을 배우시고(히 5:8) 하나님의 신묘한 세계를 경험하셨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겠다는 고백은 처절한 실망을 전제로 하며,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달리고 주님과 함께 죽어 장사되어야 비로소 주님과 함께 부활해서 주님과 함께 하나님 우편에 앉을 수 있다. 절망의 골이 깊으면 깊을수록 믿음의 세계 또한 더 깊어진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기본 이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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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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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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