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9) > 묵상/기도 | KCMUSA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9)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9)

    페이지 정보

    본문

    ‘신앙’이라는 현실로 돌아오면 어떤가? 교회도 신자도 명예와 돈과 권력 아래 ‘선한 영향력’이라는 매력적인 단어에 속아 넘어가기 십상이다. 지난 30년 동안 불어온 자기계발서 열풍과 한국 개신교의 번영복음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이제 ‘긍정적’이라는 단어는 비오는 날 빗물처럼 흔해졌지만, 번영 복음의 내면은 여전히 가뭄인 이율배반적인 현실이다. 번영 복음을 실천하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은 성과를 내기 위해 하나님이라는 우상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성과가 없는 피상담자들은 이러한 교회에서 또다시 거부당하고 발붙일 수가 없다. 성과주의 교회는 이런 신자들에게 부담을 느껴 포용하지 못한다. 


    복음만으로도 한 인생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낼 수 없으면 잉여인간이 여전히 존재하게 된다. 그런데 복음 안에는 잉여인간이 없다. 하나님은 인생을 지으신 것을 한탄(창 6:6)하셨고 인생 안에는 도무지 쓸 만한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셨지만, 그럼에도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복음으로 인생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성과주의는 ‘행위로 구원을 받는다’는 말과 동일하며 성과가 우상이 되었음을 뜻한다. 성과가 없는 사람은 잉여인간의 자리에 서야만 한다. 종속의존적 육신에서 파생된 것이 성과주의 육신이다. 결과가 곧 존재 이유이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이 성과주의 육신은 이제 한국 사회의 어느 곳을 살펴보든 그 한복판에 좌정하고 있다.


    어느덧 이 세상에서 무엇을 얼마나 이루어 내는가가 교회의 존재 이유, 혹은 교회 출석의 목적이 되어버렸다. 출석 교인 수에 목을 매며, 성과를 내기 위한 기도가 주를 이룬다. 이제는 경제 양극화가 물량주의와 성과주의와 짝을 이루어 이 사회를 도도히 지배하고 있다. 


    입시지옥이라는 줄세우기에 단련되었고 입시지옥을 통과한 허다한 한국인들은 바로 이 성과주의 육신의 함정에 빠져 있고, 결과 지향적인 사회에 잘 길들여져 있다. 자신이든 누군가가 세워놓은 어떤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오늘도 부단히 자신을 채찍질한다. 이 기준에 맞아야 비로소 기분이 좋아지고 살맛이 나는 혹독한 육신이다. 그 결과 한국을 지배하는 문화는 갑을관계다. 갑이 되면 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고 을이 되면 스스로 인간 됨을 포기한다. 


    이 육신에 익숙한 이들은 교회로 들어와도 변함없이 동일한 메커니즘을 답습하고 누군가가 세운 기준치를 만족시키려고 율법주의로 빠져든다. 그들에게는 하나님도 목표 달성을 강요하는 혹은 달성케 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우상 그 이상은 아니다. 교회가 부흥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을 저질러도 무방하고 투기와 분쟁으로 그리스도를 전해도 무방하다는 느낌이다(빌 1:15). 이런 교회는 성과주의로 도배가 되어서 더 이상 신위적인 믿음의 세계가 부질없는 탁상공론이 되어 버린다.


    한 소그룹의 성경 공부시간을 들여다보자. 열심히 성경 공부를 준비했고 모든 반원들이 감동했고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기뻐했다. 그 다음 주에는 그 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성경공부를 준비했다. 그러나 확연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준비한 정보도 빠지고 전개도 매끄럽지 못하고 반응도 시원치 않았으며 여러 모로 부족함 투성이었다. 가까운 믿음의 친구에게 그날의 성경 공부에 대해 말하자 그가 의미심장 하게 대꾸한다. 


    “그러면 지난주에는 하나님께서 함께하셨고 이번 주에는 함께하지 않으셨다는 말인가? 아니면 지난 주에는 자네 재주로 했고, 이번 주 에는 자네 재주로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정확하게 핵심을 지적하는 말이다. 이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성과주의 육신의 한 면모이기도 하다. 성과주의 육신은 거대한 현미경 아래에서 우리의 행동을 살펴 결과가 좋으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고 결과가 나쁘면 낙담하는 ‘결과 지향적’인 관념을 형성한다. <계속>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7f9bfe8f5a01ceea57a41260fdda1761_1617131290_5003.jpg
    최호진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