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13) > 묵상/기도 | KCMUSA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13)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13)

    페이지 정보

    본문

    응답 없는 기도를 반복하던 중, 공황장애에서 놓여난 극적인 계기가 1991년에 일어났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헌신한 후 우리 부부를 목사나 선교사로 부르지 않으시고 상담 사역에 길을 열어 주신 것을 깨닫고는 본격적으로 상담 훈련을 받고자 성경적 상담센터에 갔다. 


    집중 상담훈련은 매일 8시간으로 상담책 읽기, 상담자 와 피상담자의 상담 과정 관찰, 상담 후 토론, 상담 교육 등으로 빽빽하게 채웠다. 매일 아침 각자 큐티 후 5명의 상담 훈련원과 4명의 인도자들이 사무실에 모여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영어로 하는 공중 기도는 나의 공황장애를 여지없이 발동시켰다. 


    이 기도 시간마다 범법자처럼 번민과 불안으로 가슴이 터져 나갈 듯했다. 상담의 중심은 십자가였다. 과거의 나는 십자가에서 죽고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신 사실을 믿는 것과 모든 것을 십자가에 포기하는 헌신이 주요 상담의 골자였다. 


    공황장애에 떨며 숨어 살아온 나는 죽고 그리스도 안에 새로 탄생되었다는 것을 머리로는 분명히 믿었지만, 현실에서 신체적 공황상태는 여전히 기승을 부렸고 마음은 더욱 괴로웠다. 공황장애가 닥치면 어떠한 노력과 기도 심지어 주님의 사랑조차도 초토화되는 일이 반복되었기에 믿음으로 이기지 못하는 무능한 나를 도저히 받아 줄 수 없어 깊은 정죄감의 웅덩이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어느 날 아침 큐티 시간에 혼자 로마 서 12장 3절을 읽고 있었다.


    “내게 주신 은혜로 말미암아 너희 각 사람에게 말하노니 마땅히 생각할 그 이상의 생각을 품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 


    말씀을 받는 순간 나의 잘못된 가치관이 흔들리며 해체되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것 이상의 생각을 품는 잘못된 생각에 종노릇한 나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긴 세월 하나님께서 받아 주시는 나를 절대로 받아 줄 수 없다고 고집하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교만이었음을 깨닫고 내 자신의 허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급격히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다. 이 성경 구절은 끈질기고 긴 공황장애에서 나를 해방시키는 단초가 되었다.


    주님의 인도하심에 모든 것을 맡기고 순종하는 것이 나의 삶에 가장 중요한 변화였다. 도피에 익숙한 ‘육신’을 따르지 않고 비록 하나님의 섭리는 몰라도 그분의 완벽한 뜻이 있다는 믿음으로 무조건 응했다. 공황장애도 예외가 아니었다. 공황 상태로 사는 것이 주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깨달음이 왔다. 하나님보다 더 크고 나의 중심에 있었던 공황장애를 극복해야 한다는 우상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공황장애를 극복하지 못한 나를 하나님께서는 지극히 사랑하신다는 느낌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상담 훈련을 마치고 휴스턴에 돌아오자 담임목사님께서 수요 저녁 여성 집회에 ‘성경적 상담’을 주제로 이야기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나는 강단으로 올라가기 전에 만일 공황장애 발작으로 이번 집회에서 수치를 당하더라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만으로 충분하다고 감사기도를 했다. 나는 공황장애를 스스로 조종하고자 하는 권리도 포기하겠노라고 부단히 다짐하며 강단에 올라갔다. 예전의 기도 내용과는 확연히 달랐다. 


    나는 시종 차분한 모습으로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피해야 하는데. 실수하면 안 되는데. 분명 공황장애가 올 텐데…. 어쩌지?’ 등등 이런 망상이 머릿속에 가득 차기 시작하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숨이 가빠오며 온몸이 경직되어 버렸던 지난 날은 이제 끝이 난 것이다. 이제는 한결같은 주님의 사랑에 몰입하고, 사람들의 의견, 실패 그리고 실수에 연연하지 않으므로 더 이상 공황장애에 묶이지 않게 되었다. <계속>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48f53eaa5512c93835d9bbe8a506e760_1619556942_8958.jpg
    최호진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