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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3장 육신의 문제와 통증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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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증


    경화 씨는 어린이집 음악 교사다. 수동적인 부친은 죽음에 대한 염려로 가득했고, 그녀에게 항상 죄책감을 심어 주었다. 그녀는 서로에 대한 애정이 없는 부모님 사이의 거리감을 메우려고 여러 방법을 시도한 착한 딸이었다. 어머니는 그녀를 싫어했으며, 외톨이 아버지를 그녀가 돌봐야 했기에 막상 자신의 일에는 집중을 못했다. 그녀는 일찍이 낮은 자존감에 시달렸다. 외로움에 사무쳐 날이 새도록 부모님 방 앞에 앉아 있었지만 아침까지 문을 열어 주지 않아 울다 깬 기억도 있었다. 그런 그녀가 상담을 온 이유는 산만한 네 살배기 아들을 통제하지 못해서였다.


    다음은 상담을 마치고 난 후 그녀가 보내준 일기의 일부분이다. 


    “한나 씨와의 상담을 통해서 그리스도와 연합해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는 것과 육신의 실체를 깨달았다. 무의식 중에도 나의 출생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하나님께서 보여주셨을 때부터 얽혀 있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 다’는 메시지는 나로 하여금 부모님이나 남들을 기쁘게 하는 ‘기쁨 조 육신’을 만들었다. 학교에서도 나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 또는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데’ 하는 압박감에 공부에 소홀했고, 어설픈 결과와 실수만 연발했다. 뿌리 깊은 통증을 피하기 위 해 나는 현실 도피를 했고 결과적으로 ‘태어나지 않았어야 한다’는 말에 상응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자포자기로 나는 수동적이 고 순종적인 사람이 되었고 나의 의견을 표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뿐만 아니라 남의 눈치를 보며 쉽게 남에게 이용당하고 무력감에 빠지며 사람에게 매달리고 안정감을 지나치게 탐했다. 남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위기감을 조성하고 무기력에 빠져 자신을 저주하는 법을 배웠고, 끊임없이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설정하였기에 항상 실패만 초래했다. 어떠한 도전도 피했고 온전해지는 것을 포기해 버렸으나 속으로는 여전히 좌절된 완벽주의자였기에 늘 방황했다. 도피하는 나의 습관 때문에 나는 늘 외로웠다. 스스로가 보잘것없는 존재로 느껴졌으니 대인 관계가 원만할 수가 없었다. 하나님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나의 근본적인 필요(안정감, 무조건적인 사랑, 용납감, 소속감, 삶의 의미)를 찾았으니 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서도 불가능한 요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이러한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타인에게 지나치게 요구하니 불협화음이 생기고 끊임없는 자기 집착은 주변인들을 넌더리나게 했다. 하나님께 감사드림은 하나님만이 그 필요를 채우신다는 사실에 대한 믿음(감정까지도)을 받아들이는 것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13년 전부터 믿어 왔으나 이제는 그분이 나의 필요를 채우실 것이라는 깨달음이 왔다. 하나님께서 이 사실을 내가 믿기를 원하시고 독생자를 통해서 이미 이루셨다는 사실을 믿기까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 


    아내는 불행했던 경화 씨의 유년 시절을 하나님과 함께 제삼자로, 어른으로서 바라보며 아파했다. 그녀는 외로웠던 자신을 의지하는 아들을 소중하게 대했고 사랑했다. 그 아들을 통해서 어린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천덕꾸러기로 버려진 자신을 바라보며 가슴이 저며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비로소 하나님과 함께 긍휼의 심정으로 자신을 품어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그 이후 그녀는 통증을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대면하고 수용하는 담대함을 보였다. 그녀는 상담을 마친 뒤 신앙훈련을 받고 싶어했다. 삶의 의욕이 생겼기 때문이다. 매주 주님 안에서 홀로 서기를 시도하며 도약에 도약을 거듭했다. 그녀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기타 연주 솜씨로 1,000곡이 넘는 노래를 만들어 생일 파티나 어린이 학교에서 음악 사역으로 열심히 섬겼다. 


    10여 년이 지난 2005년 어느 가을, 동네 슈퍼 앞에서 유난히 얼굴 이 환한 부인을 만났다. 바로 그녀였다. 베트남전 쇼크에 찌들어 지내던 남편은 몇 년 전 그녀를 떠나갔고, 말썽꾸러기 아들은 이제 의젓한 고3이 되었다고 했다. 몰라볼 정도로 날씬하고 원숙하게 변화된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기타가 들려 있었다.


    통증은 문제 때문에 온다. 문제는 삶의 근본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문제와 마음으로 느끼는 통증에 초점을 맞추면 삶은 더욱 혼돈스럽다. 문제와 통증은 창조주 앞에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한계를 나타내고 자기 파산을 일으키는 증세일 뿐이다. <계속>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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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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