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제2부 제1장 십자가의 비밀 (5) > 묵상/기도 | KCMUSA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제2부 제1장 십자가의 비밀 (5)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제2부 제1장 십자가의 비밀 (5)

    페이지 정보

    본문

    한(恨)은 엄청난 에너지를 내재하기에 그 여파가 굉장히 파괴적일 수도 있으며, 외형적으로 많은 건설적 열매를 맺기도 한다. 진정한 경제적 독립은 가난에 한(限)이 맺혀 자수성가해서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었다 해도 돈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한을 털어 내지 않는 것은 마치 배가 기적을 울리고 출발을 했지만 도무지 항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흡사하다. 왜냐하면 닻을 거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라우마 때문에 형성된 육신은 십자가에 죽기를 거부하고 철저하게 저항한다. 이런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은 상처가 깊이 숨겨져 있어서 조금이라도 스치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혼자만의 세계로 움츠리기 때문에 상담이 힘들다. 비록 용서와 헌신은 쉽게 하지만 영혼없는 헌신 내지는 용서이기 때문에 열매도 없고 마치 로봇의 행동과도 같다. 그들의 감정은 극히 민감하기도 하고 감정을 철저히 차단해서 무감각하기도 하다. 엉뚱한 것에 상처를 받기 십상이며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도 없다. 이런 이들이 트라우마에 대한 한 털기를 경험하면 비로소 정상적인 느낌과 행동을 하게 된다.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 육신은 끈질기고 다양하다. 육신이 노출된다고 해서 반드시 육신의 조종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뿌리 중간을 잘라내어도 다시 자라는 민들레처럼 끈질긴 육신은 뿌리를 근본적으로 잘라 내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것을 ‘한(恨) 털기’라고 한다. 한 (恨)을 털어 내지 않고도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한(恨)이란 혹독한 사건의 결과로 생긴 상처 난 감정 혹은 기억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대뇌가 감당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만나면 통증을 한시적으로 차단시키셔서 그 순간을 견딜 수 있도록 창조하셨다. 그리고 통증을 믿음으로 소화해 내면 그 통증은 유익한 경험으로 우리 속에 비축되지만 소화하지 못하면 뇌 속에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어작용이 생겨 그 통증(기억)은 깊숙한 감정의 골방 속에 밀봉되어 한으로 남는다. 마치 일벌이 꿀을 집 속에 감추는 것과 같다. 


    영혼의 밤을 맞이하면 밀봉된 한은 비슷한 사건(환경)을 만나면 돌연히 모습을 드러내어 우리의 행동을 주관한다. 의식하지 않지만 그 육신은 우리를 위해서 적극적인 방어와 공격에 나선다. 마침내 우리의 육신은 과거와 같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훌륭히 임무를 완수하고 난 다음 더욱 강해져서 다시 골방으로 들어가 다음 기회를 노린다. 깊이 도사린 한(恨)은 오늘도 저 깊고 어두운 곳에서 나의 행동과 생각과 감정을 주장하고 철저히 감시한다.


    하나님이 계셔야 할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은 어떤 종류든 모두 털어 내야 한다. 이른바 ‘삭제’시켜야 한다. 한을 털기 위한 상담은 최소 6개월 정도 걸린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대면해야 치유가 오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 기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처방 약이나(담당 의사와 상의 필요) 술, 마약 등 감정을 억제하는 약물은 금해야 한다. 


    한 털기 상담은 상담자가 피상담자를 데리고 주님과 함께 피상담자의 한이 숨어 있는 기억의 골방으로 같이 가서 저장된 한을 털어 내는 작업이다. 이제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된 피상담자를 과거의 그 사건 현장(기억)으로 주님과 함께 걸어 들어 가서 맺힌 감정을 흘러가게 한다. 주님의 은총으로 그 맺힌 기억을 영구히 주님의 생각으로 치환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영혼의 밤을 제 대로 소화하면 하나님의 안목이 생기고 육신의 종결을 경험케 된다. 이것이 한(恨) 털기이다. 


    그녀는 한(恨) 털기에 있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자매다. 큰 키에 조각 같은 외모와 역도선수 같은 근육질 몸매를 가진 30대 초반의 여성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다. 그녀의 몸집은 웬만한 남자도 위협을 느낄 정도다. 부부는 신실한 복음주의자였으나 일단 부부싸움이 시작되면 그 과격함이 상상 이상으로 드러났다. 육박전으로 갈 만큼 감정이 조절되지 않아 꼭 경찰이 와야 정리가 되었다. 


    계속 싸움이 지속되면서 결혼생활이 흔들리고 있었고, 두 딸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힐 것을 우려하여 상담을 원했다. 하나님은 분노조절을 못해 싸우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실 것이고 용서하시지도 아니할 거라는 죄책감을 품고 있었다. 부부 싸움 외에는 다른 문제가 없었고 헌신적이었지만, 몇 번의 상담으로 신뢰를 쌓은 뒤 과거사 조사를 하자 그녀의 문제가 드러났다. 부모님의 불화와 부친의 심한 폭행을 겪으며 구급차 신세를 졌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그녀에게는 트라우마로 마음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었던 것이다. 


    일대일 한 털기를 진행하기 위해 그녀의 어린 시절로 같이 돌아가 보기로 했다. 평범하게 진행되던 그녀의 과거사가 부모님과의 관계에 들어가자 별안간 말투와 억양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친의 폭행과 부모님의 불화를 보고 자랄 때 느꼈던 감정이 끓어올라 오고 있었다. 


    불같은 분노로 아버지는 그녀의 긴 머리채를 휘 감아 끌고 갔다는 말을 하는 그녀는 마치 지금도 그 폭력이 날아올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여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녀의 근육은 딱딱해졌으며 입술이 심하게 떨리며 치아가 맞부딪혔다. 그녀는 지난날 맹렬히 싸우는 부모님 방문 앞에 앉아 있었다. 일단 부모님의 싸움이 시작되면 적절한 시간에 경찰을 부르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었다. <계속>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6f38bcd40d21dec11e31d6861416accc_1635354334_9768.jpg
    최호진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