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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의 영혼의 밤] 영혼의 밤에 경험하는 인도하심의 증거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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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밤에 들은 하나님의 음성 

    대학원 두 해째 겨울 1978년 1월 아침 6시경 기숙사 10층 차가운 바닥에서 주님을 뵌 후 30년간 헌신된 그리스도인의 삶을 추구했으나 인위적인 믿음으로 살았기에 영혼의 밤이 고비마다 매복해 있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여전히 좀더 편하고, 좀더 부하고, 좀더 행복하기 원하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고 긴장된 삶의 연속이었다. 직장 동료와의 갈등, 다른 여자들에 대한 욕정, 목숨이 경각에 달한 여섯 번의 내출혈, 억제된 정욕과 탐심으로 가득찬 속 빈 강정 같은 헌신 속에는 하나님에 대한 실망감만 증폭되고 있었다. 


    2000년 49세에 그때까지 모은 모든 연금이 닷컴 버블과 함께 사라지고 난 후 하나님께서 나를 아라비아 사막 한가운데로 몰아내실 때까지도 여전히 주님 안에서 안정된 삶을 추구했다.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도 모른 채 30년을 줄기차게 육신에 종노릇하며 헌신된 삶은 긴 밤과 짧은 낮의 연속이었다. 


    모든 기도의 핵심은 여전히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더 빨리, 더 높게, 더 편안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간구였고, 선한 사역으로 나의 삶을 수놓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 긴 밤과 짧은 낮은 사정없이 몰아친 하나님의 간섭이었다. 그렇게 만 7년이 지나고 신앙생활 30년을 꾹꾹 채운 후 나는 비로소 간사하고 음흉한 육신을 제대로 대면했다.


    만 30년을 채우고 첫 달 2008년 2월 19일 나는 사막 한가운데서 또 다른 하루를 맞이하고 있었다. 전날 저녁에 본 뉴스에 기분이 가라앉아 있었다. 동기생 두 명이 한 날 한 시에 헌법재판관으로 임명을 받았다는 뉴스에 뜬금없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나 자신이 당혹스러웠다. 나름 30년 동안 전심으로 신앙생활해 왔다고 자부했는데, 갑자기 동기생에게 일어난 좋은 일에 마음이 불편하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우울하게 했다. 


    아침 일찍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30년 신앙생활을 했는데 아직까지 내 속에 이런 냄새나는 것이 있다”고 넋두리를 하고는 “이것은 아마 내게 바울의 몸에 박힌 가시 같은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위로를 받고자 했는데 의외로 아내는 딱 잘라서 매정하게 “노”라면서 전화를 끊었다. 


    의외의 대답에 심히 불쾌했고 순간적으로 평정심이 흐트러져 버렸다. 지난 30년의 결혼생활 동안 아내의 조언이나 판단이 어긋남이 없음을 줄곧 목격했기에 불편함은 더했다. 그래도 평소 습관대로 출근 전에 통상적인 기도를 하려고 눈을 감자마자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하나님의 노하신 음성이었다.


    “너는 어떻게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을 계속해서 범하고 있느냐?” 


    깜짝 놀라 눈을 뜨고 허겁지겁 옆에 있는 성경책을 펼쳤다. 온몸이 벌벌 떨렸고 십계명 중의 열 번째 계명이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아주 많이 노하셨다는 점이었으며, 내가 십계명의 열 번째 계명을 범했다는 사실이었다. 손이 떨려 몇 번의 실수를 한 끝에 십계명을 찾았다.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아내나 그의 남종이나 그 의 여종이나 그의 소나 그의 나귀나 무릇 네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라”(출 20:17).


    거대한 철퇴가 나의 머리를 내리쳤고 머릿속이 텅 비었다. 잠시 후 가슴 한가운데서 “맞습니다” 소리가 울려왔다. 그때까지의 30년 간 신앙생활은 비록 열심을 품었지만 남의 여자를 탐내는 음심과 남의 소유를 탐내는 탐심과 남이 이룩한 선한 사역의 결과에 대한 질투심과 심지도 않고 거두려 하는 요행심 등 성과주의 육신과 종속의존 육신이 범벅된 추한 삶이었다. 


    끔찍한 충격에 무릎이 꿇어졌다. 가슴 속에 가득했던 자신의 무능에 대한 절망감과 이 먼 사막 한가운데로 나를 몰아내셔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도 저미게 하시는 무정하심과 절절한 간구에도 침묵하심에 대한 섭섭함과 하나님은 아직도 나에게 무엇인가 빚이 있으시다는 앙금이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성경 말씀이 옳다고 여겨지는 순간부터 비열한 육신이 경영하고 있던 나의 가치관 창고의 빗장이 풀어졌다. 그 속에 간직했던 온갖 더럽고 추잡한 것들이 투명하게 들여다 보였고 회개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30년 이상 허울 좋은 신앙생활을 해온 57세 된 교활한 육신이 끝장났다. 


    추한 육신으로 포장된 인생이 하나님의 예리한 말씀 앞에 찢어져 피가 쏟아지고 골수가 쪼개지고 마침내 지독한 저항의 호흡이 멈추기 시작했고, 늙은 육신의 질긴 명줄이 봄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시야를 가로막았던 인위적 믿음과 거대한 육신의 비늘이 벗겨지고 그날까지 바닷가 바위에 끈질기게 붙어 있는 따개비 같은 마지막 자존심에 기생하던 성과주의 육신과 종속의존 육신, 그리고 온갖 추잡한 육신이 맥없이 나가떨어졌다. 


    그날 후로 불어닥친 거대한 변화의 폭풍은 내면의 중심으로부터 일어났고 나의 삶의 지축을 통째로 흔들었고 나의 근본을 철저히 바꾸어 놓기 시작했다. <계속>


    성경적 상담 세미나 문의: isaya5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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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진 교수 


    약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이민 

    1981년 오하이오주립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11년 정년 후 해외 직장생활을 접고 36년 만에 한국으로 귀국.

    삼성물산 고문을 지냈으며,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산학협력교수,

    현재는 한동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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