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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 영적 성장의 일곱 단계"] 1장 이것이 신앙생활의 전부인가?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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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을 깊이 알고 싶은 갈망



    나는 하나님의 지시사항을 배우고 거기에 순종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고 있었다. 정말로 하나님을 알고 싶었고 그분의 사랑을 깊이 체험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떨쳐내고 진정으로 주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자가 되기를 바랐다. 


    처음에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수도원에 들러서 며칠씩 묵었다가 돌아오곤 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한 달에 사흘씩을 묵었고 나중에는 일 년에 한 번 휴가를 내어 한 달간 그곳에서 장기체류를 했다. 장기체류를 할 때에는 날마다 보니페이스 수사를 만났다. 우리는 신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특히 기도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보니페이스 수사의 기도의 삶은 내가 알고 있던 기도생활과 분명히 그 차원이 달라보였다. 성인이 되어 예수님을 영접한 후에 나는 기도가 하나님과의 대화라고 배웠다. 그러나 보니페이스 수사에게 있어서 기도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을 기뻐하는 일에 가까웠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새로운 갈망은 새로운 문제를 가져다 주었다. 대체 어디에 가서 하나님 음성을 듣는 것과 그분을 깊이 체험하는 법을 배운단 말인가? 나는 당시에 소위 은사운동이라는 것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이 은사운동이 강조하는 것 역시 체험적인 신앙이었다. 하지만 이 은사운동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다. 나는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것‘에 대해 알고 싶었고 더 깊이 체험해보고 싶었다.


    내가 당시에 새롭게 깨달았던 사실은 인간의 재능과 은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목회는 성령의 능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순종하는 목회, 말하자면 예수님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는 목회였다. 마치 양이 목자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듯이 말이다.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교회의 프로그램과 사역들을 행하면서도 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예수님을 따라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상투적인 문구도 그 해답이 될 수 없었다. 성경말씀에서 배운 기본적인 도덕관념과 다른 사람들을 따라 행하는 범위를 벗어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예수님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나도 실제로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버지를 따라 살아갔던 방식을 좇을 필요가 있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들이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나니 아버지께서 행하시는 그것을 아들도 그와 같이 행하느니라”(요한복음 5:19). 변화산 위에서 하나님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에게 예수님의 말씀을 잘 들으라고 말씀하셨다(마태복음 17:5; 마가복음 9:7 참조). 


    하나님의 말씀은 오늘날에도 아무 변함이 없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데 일평생을 바친 수사를 만난 뒤부터 나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에서 하나님을 섬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새로운 차원이란 기술적으로 더 능숙하게 일을 성취하는 방향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진정으로 그분을 알아가는 친밀한 관계를 의미했다. 새로운 삶은 내가 새로워져야만 가능했다. 사역으로 자기 자존심이나 세우려는 한심한 목사가 아니라 예수님의 뜻을 받들고 따라가는 목사가 되려면 먼저 내 마음 밭이 변화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바야흐로 토기장이이신 하나님께서 이 진흙 덩어리를 붙잡고 대대적인 작업을 벌이려 하고 계셨다.


    나는 수사들과의 만남뿐 아니라 '레노바레'라고 하는 모임에 참석하면서 큰 힘을 얻게 되었다. (주 1) 리처드 포스터(Richard Foster) 목사가 이끄는 레노바레는 전 세계에 걸쳐 여러 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적 모임으로서, 달라스 윌라드 (Dallas Willard)나 유진 피터슨 (Eugene Peterson)과 같은 저명한 강사들을 초청해 강의와 훈련들을 제공했다. 


    그들의 강의와 책을 통한 영적 훈련은 내 신앙생활의 새로운 지표를 제공해 주었다. 나는 친하게 지냈던 몇 명의 지인들을 모아서 고전 신앙서적을 읽으며 각자의 신앙체험을 나누고 서로의 영적성숙을 위해 기도하는 레노바레 서약그룹을 만들었다. 우리 모임에서는 사막의 교부들이나 초기 교부들이 지은 영성서적들을 비롯해 기도와 신앙생활에 관한 현대 저술가들의 책들을 탐독했다. 또한 기독교적인 묵상과 가톨릭 식의 묵상기도도 실천했다. 그러는 가운데 내 마음 속의 기도 골방에서 하나님의 생각과 감정을 조금씩 더 깊이 알아가게 되었고 무엇보다 달콤한 침묵 속에 그분의 임재가 느껴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놀랍게도 내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질적으로 깊어가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단지 지식적인 차원이 아니라 영적이고 관계적인 차원에서 점차로 성숙해지고 있었다. 이러한 체험이 계속되면서 영적 성숙이나 훈련과정에 더 많은 의문들이 생겨났고 나의 독서범위도 점차 넓게 확대되어 갔다. 아울러 하나님의 임재 의식이 충만해져 갔다. ‘기도의 골방’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인식하게 되자 일상의 삶 도처에서 내 마음이 하나님을 찾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언젠가 나는 아들들과 함께 솔트레이크 시 남부에 있는 팀파노고스 산에 오른 적이 있었다. 우리는 해발 3천 미터에 있는 에메랄드 호수 근처에 텐트를 쳤다. 다음날 새벽, 마치 누가 나를 깨운 것처럼 일찍 눈이 떠졌다. 나는 외투를 걸치고 동트기 전의 서리내린 새벽을 보러 텐트 밖으로 기어나갔다. 그리고는 호숫가의 커다란 바위 위로 걸어가서 그곳에 앉아 기도를 하면서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떠오르는 해의 첫 햇살이 내 얼굴을 비추는 순간, 갑자기 주변에서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감았던 눈을 뜨자 멋진 긴 뿔을 가진 산 염소들이 물을 마시러 호수로 내려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내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하는 것 같아서 나는 염소들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 꼼짝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참으로 대단한 광경이었다. 멀리 절벽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산짐승들을 그토록 가까이에서 보다니 엄청난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햇살이 온 누리를 비추는 그 새벽, 바위 위에 가만히 앉아있는 나를 향해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만 같았다. “저 염소들은 내가 너를 위해 창조한 것이다. 네가 보고 기뻐하라고. 왜냐하면 내가 너를 사랑하니까.” 그 뒤에 이어진 산행은 마치 구름 위의 정원을 걷고 있는 것 같았다. 오로지 나를 위해 만들어지고 가꾸어진 정원... 그 정원의 정원사가 나와 함께 산을 오르고 있었다. <계속>


    1. 레노바레(Renovare)는 리처드 포스터가 기독교 지도자들을 위해 시작한 영성훈련이다.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다. http://www.renovare.org.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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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사진)는 지도자계발 전문 선교단체인 CRM/NOVO(Church Resource Ministries, www.crmleaders.org)의 국제 파트너 그룹인 CoNext의 정식회원인 CRM/NOVO Korea (www.crmkorea.org, www.novokorea.org) 국제 대표로서 섬기고 있다. 서울 상대 경영학과(BA)를 졸업하고, UCLA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으며1993년에 목회자의 소명을 받은 후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 Div.)를 취득한 후 북미주 개혁교단(CRC)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남가주에서 목회를 하다가 1998년에 동 교단의 한인사역 디렉터로 임명돼, 15년 간 교단에 속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겼다. 목회자들을 세우는 데 헌신한 사도적 지도자들과 함께 2003년에 CRM/NOVO Korea를 창설하고 한국과 미주에 이사회를 조직하여 미국의 주류교단에서 사용하는 CRM/NOVO의 검증된 훈련과 코칭 프로그램으로 미국과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을 돕고 있다.  
     


    R. 토마스 애쉬브룩(R. Thomas Ashbrook) 박사는 미국 루터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26년간 목회했으며, 현재는 CRM(Church Resource Ministries, 2019부터 NOVO로 이름이 바뀜)에서 영성개발 책임자로서, CRM/NOVO의 영성개발 사역인 이마고 크리스티(Imago Christi)를 창립했다. 전 세계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영성인도와 영성개발 세미나를 인도하는 애쉬브룩 박사는 항공 공학, 경영 관리, 목회학, 영성개발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한 권위자다. 또한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조지폭스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의 부교수이며 록키산 영성개발 파트너스(Rocky Mt. Spiritual Formation Partners)의 코디네이터이고 덴버 지역의 목회자 공동체 일원이며, 교육가, 영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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