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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 영적 성장의 일곱 단계] 5장 두 번째 방 : 신앙과 세상 사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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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가일


    아비가일이 주님께 헌신한 뒤 4년이 지나서 다시 연락이 닿았다. 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그녀는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미네아폴리스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사랑하는 애인도 생겨서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그 동안 믿음도 많이 자랐고 무슨 일이 있든지 기도도 열심히 했다. 직장 일 때문에 출장을 다닐 때가 많았지만 한 달에 두어 번은 반드시 가까운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렸다. 


    하지만 아비가일의 삶에도 여러 면에서 어려운 점들이 생겨났다. 직장 일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갓 입사한 ‘햇병아리’ 취급을 받는 건 아주 감정이 상하는 일이었다. 사무실에서는 허드렛일이나 시키고 상관에게 자신의 진짜 실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다. 그녀는 그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주말까지 희생하며 회사에 나와 일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 대부분이 믿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자연히 사무실에서 오고가는 언어들이 거북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동료들에게 농담거리가 되거나 심지어 따돌림을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자신의 신앙을 숨겨야할지, 적당히 사람들과 어울려야할지, 아니면 남들과 똑같이 행동해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직장 동료 중에 그리스도인 여직원이 있었다. 마침 다니는 교회도 같았다. 아비가일은 그녀와 점심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큰 낙이였다. 하지만 그녀를 제외하고 아비가일이 어울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출세하기 원하고, 잘 놀고, 잘 나가는 직장 동료나 고객들이었다. 그런 삶이 즐거울 때도 있었지만 가끔은 자신의 쳇바퀴 돌아가는 듯한 삶에 회의가 느껴지기도 했다.       


    아비가일을 힘들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남자친구 테드와의 관계였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사귀게 된 다음부터 아비가일은 테드의 잠자리 요구에 응하고 있었다.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테드가 원하는 일이고 다른 연인들도 전부 그렇게 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테드는 아예 동거생활을 하고 싶어 했지만 그것만은 허락하지 않았다. 자신은 정말로 테드를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그를 잃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결혼할 준비가 아직은 안 되어 있었다. 아비가일의 삶이 갖고 있는 양면성, 즉 성공과 죄의 유혹은 그녀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그녀가 자신의 심정을 일기장에 적어놓은 일부를 발췌해 보겠다.


    “일기를 쓰지 않은 지도 몇 달째다. 나의 신앙생활이 너무도 실망스럽고 걱정된다. 아무래도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하나님이 너무도 멀게만 느껴진다. 하나님을 위해 살며 바르게 살고 싶은데 그게 맘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교회에 가면 좋기는 좋다. 가기만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일요일은 꼼짝달싹 할 수 없다. 산더미처럼 밀린 일을 하거나 테드와 같이 있어야 한다. 어느 새 사무실에서 주워 들은 말들을 내가 따라하고 있다. 엊그제 내뱉은 말은 진짜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더 걱정스러운 건 당시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기도생활도 잘 안 되고 있다. 기도할 시간이 없다! 그래도 대학에 다닐 때는 조금 일찍 일어나거나 수업 도중에라도 잠시 기도할 짬을 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는 게 고역이고 매일 교통 체증 때문에 짜증내고 무엇이든 생각조차 하기 싫다. 아....! 도대체 테드와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종잡을 수가 없다. 그의 애무는 즐겁지만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테드가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런 고민은 안 했을 텐데... 그는 내가 염려하는 문제들을 너무 우습게 여긴다. 대학 때 만난 영성 코치 에밀리하고 이야기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샐리 말고는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상대도 없다. 어떤 때는 너무 외롭고 울적한데 금새 안 그런 척 웃고 떠드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계속>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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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목사(사진)는 지도자계발 전문 선교단체인 CRM/NOVO(Church Resource Ministries, www.crmleaders.org)의 국제 파트너 그룹인 CoNext의 정식회원인 CRM/NOVO Korea (www.crmkorea.org, www.novokorea.org) 국제 대표로서 섬기고 있다. 서울 상대 경영학과(BA)를 졸업하고, UCLA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으며1993년에 목회자의 소명을 받은 후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 Div.)를 취득한 후 북미주 개혁교단(CRC)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남가주에서 목회를 하다가 1998년에 동 교단의 한인사역 디렉터로 임명돼, 15년 간 교단에 속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겼다. 


    R. 토마스 애쉬브룩(R. Thomas Ashbrook) 박사는 미국 루터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26년간 목회했으며, 현재는 CRM(Church Resource Ministries, 2019부터 NOVO로 이름이 바뀜)에서 영성개발 책임자로서, CRM/NOVO의 영성개발 사역인 이마고 크리스티(Imago Christi)를 창립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조지폭스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의 부교수이며 록키산 영성개발 파트너스(Rocky Mt. Spiritual Formation Partners)의 코디네이터이고 덴버 지역의 목회자 공동체 일원이며, 교육가, 영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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