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 영적 성장의 일곱 단계] 5장 두 번째 방: 신앙과 세상 사이(4) > 묵상/기도 | KCMUSA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 영적 성장의 일곱 단계] 5장 두 번째 방: 신앙과 세상 사이(4) > 묵상/기도

본문 바로가기

  • 묵상/기도

    홈 > 목회 > 묵상/기도

    [박동건 목사의 "내 영혼의 방들 - 영적 성장의 일곱 단계] 5장 두 번째 방: 신앙과 세상 사이(4)

    페이지 정보

    본문

    상규 


    상규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원하던 대로 미국회사에 취직되어 본사가 있는 뉴욕으로 이사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의 신앙생활은 더욱 발전하여 교회에서도 인정받고 촉망받는 젊은 일꾼으로 성장해 갔다. 당시 그가 뉴욕에서 다니던 교회는 개척한 지 얼마 안 되는 교회였지만 담임목사님이 젊은 사람들을 좋아하셔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였다. 그가 속해 있던 청년부는 처음에 서너 가정으로 시작했지만 몇 년 사이에 4-50가정으로 급성장하였다. 


    상규는 교회 일에 열심을 내며 신앙이 쑥쑥 자라가는 것과 동시에 직장에서도 모든 것이 순탄하게 진행되어 평사원에서 수석 분석관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기획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부서의 책임자로 승진되었다.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니 하나님께서는 알아서 그의 필요를 다 채워 주시는 것 같았다. 


    상규의 기도는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기도가 주를 이루었는데 목사님의 말씀대로 감사하면 할수록 감사할 조건으로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청년부에서 모일 때마다 밤 늦도록 갖는 교제와 친교는 세상에서 누리지 못하던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다 주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복되고 즐거운 것인지 이 초짜 신자에게 실감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렇게만 나가준다면 다국적 기업에서 한국인의 기개를 떨치고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가정을 이루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직장일은 순조롭게 풀려가고 교회생활도 그지없이 만족스러운 상태이었지만 조금씩 상규의 마음을 짓누르기 시작한 것은 직장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낼 뿐 아니라 빈번한 출장으로 인해 집에 남은 아내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이었다. 워낙 상규의 아내 경숙은 대가족 안에서 자라난 터인데다가 그녀가 살던 동네가 한인타운이어서 식구와 친구들 사이에서 전혀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자랐는데 미국 동부에서의 생활은 전혀 달랐다. 

     

    우선 그들이 사는 지역은 집들이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데다 하루 종일 사람 구경을 못할 정도로 한적한 곳이었다. 그런데다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경숙은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었고 워낙 성격 자체가 숫기가 없는 터라 혼자만 지내다 보니 날이 갈수록 고향과 친정 생각만 새록새록 날 수밖에 없었다. 상규는 나름대로 미국 직장에 적응하고 인정받기 위해서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었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가중되는 책임감 때문에 더욱 많은 시간과 노력을 일에 쏟아 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집에 돌아오면 지쳐 떨어져서 가족들을 세심히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이들과 아내는 버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것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이 대가들이 과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인지 하는 의구심이 서서히 마음을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는 그의 가정과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정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교회 일에 몰두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가? 어떤 때에는 두 세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다가 다 놓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 때도 있었다. 


    상규가 일하는 부서는 기획과 마케팅 분야여서 MBA 출신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었지만 영업 자체가 기술제품을 판매하는 부서였기 때문에 끊임없는 기술 변화와 회사내의 강한 경쟁의식을 부추키는 분위기여서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오래 견디기가 쉽지 않은 직장이었다. 이것이 정적이며 사고 형인 상규에게는 부담이었고 직장에서의 살벌한 경쟁분위기와 은근한 인종차별, 거기에다 낯선 곳에 가족을 데려다 놓고 잘 돌보지 못하는 데 대한 죄책감이 상규를 압박하였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역시 생존을 위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시기에 보람 있는 일 중의 하나는 직장에서 젊은 대학생들과 인턴들을 고용하고 그들을 훈련시키는 일이였다. 그들의 순수한 열정과 참신한 발상들은 침체된 기업에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들을 부어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교회에서도 젊은 부부 그룹이 급성장하면서 상규가 맡은 일의 분량과 책임도 점점 늘어갔다. 그러나 괴로운 것은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신앙생활은 자신도 모르게 정체되어가고 삶이 표류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기도를 하더라도 이러한 마음은 갈아앉지 않고 예전에 느꼈던 평안과 기쁨은 느낄 수가 없었다. 하나님에 대한 갈급함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져갔지만 미국사회의 쳇바퀴 돌 듯 하는 삶, 시속 100KM이상 달리는 고속도로의 질주 속에서 브레이크가 고장나 멈출 수 없기에 달려야만 하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답답한 심정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그동안 은혜롭게 성장하던 교회에서 목사님과 일부 장로님들 간에 극심한 갈등이 발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목사님을 중심으로 젊은 집사들이 교회를 나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게 된다. 이 과정은 상규의 신앙생활에 있어서 처음 부닥치는 큰 시련이었지만 그를 비롯하여 젊은 층들이 하나되어 움직였고, 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할 충분한 명분이 있었기에 비교적 모든 것이 무난하게 마무리 지어져서 성공적인 교회분립이 이루어졌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하와이에 계신 누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매형과 누나는 본토에 있는 자녀들과 합류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정리하고 떠나려 하는데 상규가 원하면 그 비즈니스를 넘겨주겠다는 것이었다. 그 사업이 수익성이 높은 것을 알고 있었고, 또 자신도 그 사업에 경험이 있던 터라 상규는 마음이 솔깃해졌다. 일생동안 미국회사에서 틀에 박힌 일만하면서 일생을 보내는 것보다 한 10년 열심히 자영사업을 하여 일생동안 살 수 있는 재산을 모을 수 있다면 그 편이 훨씬 낳을 것 같았다. 아메리칸 드림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였든가!  


    그러나 이번에는 경숙이 그 생각을 탐탁하지 않게 여겼다. 함께 기도를 해도 마음이 모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간에 보이지 않는 의견대립과 기 싸움으로 며칠을 보내던 중, 하루는 경숙이 성경 말씀을 가지고 와서 상규에게 들이댔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 하는 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살기도하고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어늘 이제도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하니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약 4:13-17). 상규는 그 말씀을 듣고 머리가 먹먹해지는 것 같았지만 이 말씀이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더 이상 자기의 고집을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계획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진정 그의 문제는 자신의 삶을 향한 주님의 구체적인 뜻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고 자신이 행해야 할 선이 무엇인지 명확히 깨닫지 못하는 데 있었다. <계속>



    f7c87a0457394913ad6420f9e2611bd5_1675472214_0345.jpg
     

    [저자 소개]

    박동건 목사(사진)는 지도자계발 전문 선교단체인 CRM/NOVO(Church Resource Ministries, www.crmleaders.org)의 국제 파트너 그룹인 CoNext의 정식회원인 CRM/NOVO Korea (www.crmkorea.org, www.novokorea.org) 국제 대표로서 섬기고 있다. 서울 상대 경영학과(BA)를 졸업하고, UCLA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으며1993년에 목회자의 소명을 받은 후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M. Div.)를 취득한 후 북미주 개혁교단(CRC)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남가주에서 목회를 하다가 1998년에 동 교단의 한인사역 디렉터로 임명돼, 15년 간 교단에 속한 한인교회와 목회자들을 섬겼다. 


    R. 토마스 애쉬브룩(R. Thomas Ashbrook) 박사는 미국 루터교단에서 안수를 받고 26년간 목회했으며, 현재는 CRM(Church Resource Ministries, 2019부터 NOVO로 이름이 바뀜)에서 영성개발 책임자로서, CRM/NOVO의 영성개발 사역인 이마고 크리스티(Imago Christi)를 창립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있는 조지폭스 복음주의 신학대학원의 부교수이며 록키산 영성개발 파트너스(Rocky Mt. Spiritual Formation Partners)의 코디네이터이고 덴버 지역의 목회자 공동체 일원이며, 교육가, 영성 지도자이기도 하다.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