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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나의 빌립 이원희 선교사가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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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024-05-17 | 조회조회수 : 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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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시절 경기도 안성에 살던 우리 가족은 모두가 불신자였습니다. 성당으로 전도를 받은 적이 있지만, 나가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의 급우 이원희가 저를 교회로 인도하였습니다. 교회로 가는 골목에 집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집에 들러 교회에 가도록 종용하였습니다. 친구 따라 산 위에 있는 안성성결교회에 다녔습니다. 중생의 도리를 확실히 알지 못한지라, 중학교 때 서울로 전학하면서 한동안 교회와 상관없는 시절을 지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뻔질나게 드나들던 친구의 집은 모든 가족이 철저히 헌신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장로, 권사셨고, 가족 중에는 목회자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는 고운 한복을 입고 교회에 나가셨고, 아버지는 포도원, 어머니는 약방을 경영하시며, 여러모로 교회의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헤어졌습니다.

       

    제가 고향에 들렀을 때, 시의원으로 출마했다가 실패한 이 친구가 우울증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문불출하고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아니 되어, 캄보디아에 선교사로 가서 우울증을 치료하고 선교에 매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회에서 파견된 여러 성도와 함께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파송된 선교사님을 섬기는 모임에 갑자기 이원희 선교사가 왔습니다. 강의하다가 발견하고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저를 처음으로 전도한 친구가 왔습니다”라고 인사를 시켰던 것 같습니다. 캄보디아의 아동들을 향하여 선교사로서의 소명을 가지게 된 이유, 그리고 아내 김학련 선교사님이 교직을 청산하고 남편과 합류하게 된 것, 그리고 유치원 사역을 시작한 변화를 전해 들었습니다. 

       

    저의 신앙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첫 물꼬를 터준 친구, 마치 빌립이 나다나엘에게 전도하여 나다나엘을 예수께 인도한 것처럼, 나의 빌립이 되어준 그 친구가 얼마나 고마운지 예수님을 믿게 되면서 그에 대한 감사는 점차 깊어졌습니다. 캄보디아에서 그는 유치원에서 시작하여 초등학교, 중등학교를 세우고, 이제 안식년 후에는 고등학교를 세우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안식년에 처음 방문한 로스 엔젤레스의 저의 집에서 여장을 풀고 며칠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마침 집에 공간이 있어서 같이하게 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덤처럼 주어진 귀중한 시간이라고 이원희 선교사는 말합니다. 아내는 즐거이 음식을 하고, 저는 제가 출근하는 재미한인기독선교재단(KCMUSA)으로 인도하여 인터뷰를 했습니다. 오늘은 애너하임의 미주복음방송의 간증 스케줄을 잡고, 80이 넘은 그의 누님을 만나기 위하여 가든 그로브로 가려 준비합니다. 

       

    어린 시절의 친구들을 만나면 이전의 많은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물고기 잡으러 다니던 생각, 과수원 다니던 생각, 같이 시험공부 하던 생각, 공차던 생각, 그리고 산으로 솔방울 줍겠다고 다니던 생각 등이 꼬리를 뭅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교회를 다니던 생각은 얼마나 고마운 추억의 지층을 만들어준 것인지요. 시원한 마루 위에 방석을 깔고 예배하던 생각, 교회 마당에서 놀던 생각, 괘도에 굵은 펜으로 적은 찬송을 보고 부르던 기억은 저의 신앙과 삶의 가장 깊은 지층에 속한 기억입니다. 

       

    그 아름다운 기억을 공유한 나의 빌립이 집에 왔습니다. 수십 년의 추억을 거슬러 생각나게 하는 친구 부부가 홀연히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안식년에 그들이 미국을 방문하면서 기적처럼 나타났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얼마간 공존하는 복이 행복처럼 나타났습니다. 멀리 있었으나 예수 안에서 너무 가깝게 느껴지는 동역자의 모습으로 그들이 나타났기에 매우 기뻐합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KCMUSA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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