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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학춘 목사의 6월 기도서신]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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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1-06-01 | 조회조회수 : 2,4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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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인이 아우 아벨에게 말하였다. "우리, 들로 나가자." 그들이 들에 있을 때에, 가인이 그의 아우 아벨을 쳐죽였다. 주님께서 가인에게 물으셨다. "너의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그가 대답하였다.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 창세기 4장에서


인류의 최초살인사건이 형제간에 일어났습니다. 6.25 전쟁이 그러했습니다. 인민군이 쳐들어 오니 어제 이웃이 공산당 추종자로 변해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고 저녁에 모여 앉아 ‘인공기’를 그렸고, ‘김일성 찬양 노래’를 불러댔습니다. 도시뿐만 아니라 시골에까지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을 반동분자라 몰아 인민재판에 넘겨 길거리 처형을 거리낌없이 자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극악한 일들을 몸으로 저지하다 순국한 이들의 마지막 외침을 듣습니다.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노라.” 떠나온 한국이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목숨 바친 이들을 추모합니다. 또한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를 위해 피와 땀을 흘린 이들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 


한국동란이 올해로 6.25가 일어난 지 71주년이 됩니다. 평북 창성에서 18살에 인민군 38경비대원으로 강제 징집되었다가 자유를 찾은 강학건 목사님께서 올해로 구순이 되셨습니다. 강목사님은 거제도 수용소에서 수감된 후 성경을 암송하고 기도하시던 중 불같은 성령체험을 하십니다. 그리고 ‘반공포로석방’이라는 이승만대통령의 긴급명령에 따라 6월 18일 0시에 식량 조금과 광목을 받아들고는 미리 끊어 놓은 철조망을 넘어서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든 다시 잡혀 들어오지 말라는 말을 뒤에 두고 마침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강목사님의 스토리를 들으면 밧모섬에서 놀라운 계시를 본 요한이 떠오릅니다. 팬데믹 시간이 길어지면서 목사님의 활화산같던 기도를 현장에서 못듣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전쟁은 사랑하는 이들을 앗아가는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습니다. 한국전은 잊혀진 전쟁이 아닙니다.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김일성은 스탈린의 지령에 따라 전차 242대를 앞세우고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삼팔선을 넘어 침공했습니다. 1953년 7월 27일까지 3년 1개월 2일 동안 근대 전쟁사에 있어서 일곱 번째로 희생자가 많은 참담한 전쟁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국은 1개 야전군 규모로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낙동강선 방어전투, 인천상륙작전, 서울 및 평양탈환작전, 장진호 전투, 흥남철수작전 등을 이끌었는데, 총병력 1,789,000명, 전사자 36,940명, 부상자 92,134명, 실종자 3,737명이라는 엄청난 손실을 입었습니다.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됩니다. 6.25의 노래가 길거리에서 다시 들려야 합니다. 무명용사 묘 앞에서, 실종자 리스트를 펼쳐놓고 결초보은의 옷깃을 여며야 합니다.


라구나우즈 한인회가 조직된 이후로 중요한 연례행사로 한국전 참전용사를 초대하여 감사의 시간과 만찬을 가져왔습니다. 한인회 초기만 해도 참전용사들이 만든 약식 기수단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여 양국 국가를 불렀습니다. 이제 참전용사들의 연세가 90세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장전호에 참전했던 베테랑 한 분이 휠체어에 앉은 채 참석하셨는데, 작년에는 팬데믹으로 뵙지를 못했습니다. 올해는 6월 24일 오전 10시 라구나힐스교회에서 모임을 갖습니다. 그 분들에게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 모임에 베테랑들은 MIA(Missing In Action) 테이블을 마련합니다. 흰색 식탁보는 국가의 요청에 기꺼이 응한 군인들의 순수한 의도를, 빨간 장미는 군인들의 희생의 피를, 빈 접시의 레몬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운명을, 소금은 기다리는 가족이 흘린 눈물을, 빈 잔은 동석하지 못함을, 촛불은 실종자가 돌아오리라는 남은 희망의 빛을, 의자 위의 성경은 실종자와 그의 가족들을 지탱할 수 있는 영적인 힘과 믿음을, 그리고 빈 의자는 그들의 부재를 의미한답니다. 이 모임은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맺습니다. 한번도 가본 일도 없는 땅, 만난 일이 없는 생면부지의 땅에서 잃어버린 아들과 딸, 이제 그들의 부모님은 대다수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가족들은 유해라도 찾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하나님, 자유를 지켜주려고 그 먼 길 달려온 용사들과 산화한 이들을 기억하여 주소서.”


림학춘 목사(라구나힐스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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