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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의 꽃 이야기] Yellow Rose 미래의 밝은 희망을 약속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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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022-04-29 | 조회조회수 : 2,4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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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는 봄의 색깔입니다. ‘Spring glory’라고 불리는 forsythia는 한국 이름 ‘개나리’가 훨씬 부르기도 쉽고 어감도 정겨운데, 이 꽃은 봄철이면 곳곳마다 피어나 세상을 노란색으로 물들입니다.

   

봄이면 들녘과 농장 그리고 정원 뜰앞에는 햇빛을 받아 키가 크게 자란 해바라기, 강변을 따라 줄지어 예쁘게 핀 수선화도 노란색이며, yellow daisy, yellow lily 등이 모두 Spring mix 디자인에 많이 사용되는 봄의 색깔입니다.


졸업 시즌인 5월이 되면 많은 이들이 졸업 축하 선물로 yellow rose를 찾습니다. 나는 그것이 미국의 전통이요,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사람들도 따라서 하는 것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yellow는 우정과 행복, 무한한 가능성과 밝은 미래를 의미하는 색이었습니다.

   

또한 모든 색 중 가장 밝은색이 yellow이며, 그것은 긍정과 활력과 기쁨을 의미하기도 해서 환자들의 쾌유를 비는 Get well 꽃을 주문할 때도 사람들은 노란색의 꽃을 많이 찾습니다. 


꽃가게를 하면서 내게는 yellow rose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들이 있습니다. '달라스 바’는 텍사스 달라스에 있는 술집이 아니라 우리 꽃집 단골손님의 이름입니다. 사실상 그는 우리 가게의 단골이기보다는 나의 단골인데 그 이유는 그의 주문을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맡아서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일 년 열두 달 매월 한 번꼴로 찾아와 꽃을 주문하는데 그가 주문하는 것은 언제나 동일한 ‘yellow rose 한 송이’입니다. 


나는 다른 디자인은 못 해도 길고 투명한 박스에 그린 색 이파리 하나를 바닥에 깔고, 줄기가 긴 노란 장미 한 송이를 그 위에 얹고는 박스에 리본을 매어주는 정도는 멋지게 해냄으로 달라스 바 씨는 나로 하여금 디자이너 자리까지 넘볼 수 있게 해준 첫 번째 고객입니다. 그는 그의 이름처럼 독특한 주문을 하러 와서는 다른 아무 말도 안 하고, ‘이번 수요일,’ ‘이번 목요일’ 하면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처리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가 주문하는 한 송이 yellow rose에는 비밀스런 사연이 담겨있었는데 그는 70대 중반쯤 되는 분으로 혼자 살면서 매월 한 번씩 새로운 할머니를 만나 데이트를 하러 가면서 노란 장미 한 송이를 선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일 년 이상을 매월 왔으니 대충 계산해보면 그가 만난 할머니들이 12명은 충분히 넘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딱 두 번 꽃바구니를 주문한 적이 있는데 아내와 나의 정확한 추측에 의하면 어느 할머니와의 첫 번째 데이트가 성공해 두 번째 만남으로 이어지면서 그는 조금 더 많은 돈을 투자해 꽃바구니를 들고 나간 것이었습니다. 난 이러다 내 단골이 끊기는 건 아닌가 하고 불안했는데 다행히 한 달 건너 그의 yellow rose 주문은 계속되었습니다.


그가 한 달에 한 번 이 할머니, 저 할머니를 만나면서 혹시나 이 여인이 나의 이 외롭고 쓸쓸한 독신생활을 끝나게 해주고, 앞으로 밝고 희망찬 미래를 함께할 남은 생의 동반자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매번 노란 장미 한 송이를 들고 나갔다는 사실을 yellow rose의 의미를 알고 나서야 난 깨닫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그의 데이트도 넉 달째 중지된 상태지만 속히 이 사태가 끝나 그를 다시 볼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 날 풍채가 좋은 노년의 신사 한 분이 찾아와 결혼 55주년 기념 Anniversary 꽃을 주문하겠다고 하길래 나는 그가 장미 55송이를 주문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장미 6송이를 주문하는 것이었습니다. 빨간 장미 5송이, 노란 장미 1송이.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yellow rose 하나는 golden rose로서 red rose 50개의 의미를 가진 것이므로 이것이 55송이 red rose와 같은 것이다”라고 내게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결혼 50주년에는 yellow rose 한 송이, 그다음 해에는 yellow 하나와 red 하나, 또 그다음 해에는 yellow 하나와 red 둘…. 나는 yellow의 의미를 여러 곳에서 찾아보았지만 1 yellow가 50 red와 같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나는 yellow rose 한 송이를 가운데 두고 red rose 다섯 송이로 그 주위를 두른 매우 의미깊고 아주 초라한 55주년 결혼기념일 꽃을 풍채가 좋은 그에게 건네주면서 어쩌면 그의 아내도 ‘꽃에다 돈 쓰지 말고 현찰로 줘’라고 하지는 않았을까, 그렇지만 결혼기념일에는 최소한의 꽃이라도 아내에게 바쳐야겠다는 그의 갸륵한 마음이 1 yellow = 50 red의 공식을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막내딸 은혜가 결혼할 때 나의 가장 큰 숙제는 결혼식 피로연 첫 순서로 모든 하객이 보는 앞에서 딸과 함께 춤을 추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부담이 되었던지 나는 댄스교습소에 등록해서 댄스교습을 받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목회를 하고 있던 내가 춤을 배우겠다고 댄스교습소를 알아보러 다니기도 매우 쑥스럽고, 수상해 보이는 일이라 우물쭈물하다가 그만 결혼식 날짜는 닥치고 발등에 불은 떨어졌습니다.

   

고민하고 있던 나에게 그 당시 시카고에 있던 딸이 댄스곡으로 정한 것이니 들으면서 연습하라고 보낸 곡은 영국의 그룹사운드 Coldplay가 부른 ‘Yellow'였습니다. 그 곡으로 어떻게 춤을 춰야 할지 전혀 감은 잡히지 않았지만 그래도 곡을 익히느라 수십 번 반복해서 듣다 보니 눈을 감으나 뜨나 밤에 잠을 자면서도 ‘Yellow'의 가사와 멜로디가 머릿속을 빙빙 돌았습니다.

   

지금도 ‘Yellow'란 말이 들리기만 하면 즉시로 그 멜로디가 떠오를 만큼 그 곡은 내게 친숙한 곡이 되었고, 나는 그때 이후로 Coldplay의 팬이 되었습니다.


어릴 적 내 발등 위에 딸의 작은 발을 얹고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곤 했는데 이제는 다 성장해서 결혼하는 딸을 붙들고 ‘Yellow'의 감미로운 곡에 맞추어 한 그날 저녁의 댄스는 내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때 그냥 딸을 붙잡고 빙글빙글 돌았으니 망정이지 댄스교습을 받아 너무 잘 돌아갔으면 무슨 목사가 저렇게 춤을 잘 추느냐고 오해를 받을 뻔했습니다. 그렇게 Yellow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의 색깔이 되었습니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one dozen yellow rose를 선물해드립니다.


이근호(다니엘) 목사는 1977년에 도미, George Mason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Central Bible College와 Full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선교학 전공했으며,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30년간 이민 목회와 함께 지난 25년간 미국 전역에서 부흥집회를 인도했고, Billy Graham의 LA Rose Ball 전도집회에서 통역 설교를 담당했다. 2017년 목회직을 사임한 후 2018년 2월부터 버지니아에서 Lake Ridge Florist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물이 흐르는 곳에 식물은 자란다"(베드로서원), "모든 것을 가진 것보다 더 감동 있는 삶"(쿰란출판사), 다니엘 꽃이 야기(Daniel's Flower Story)"(도서출판 레드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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