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던지는 자의 실로암] 도미니카 공화국의 선교센터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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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주사 신대원의 오후 강의를 마치고 급하게 짐을 챙겼습니다. 약 7~8년 전에 충현선교교회의 성도들과 함께 한번 들러본 곳이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그것도 이제는 가르쳐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고 가는 발걸음은 가볍지 않았습니다. 밤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공항에 나가 먼저 오신 최천용 선교사님을 만났습니다. 밤을 통해 마이애미까지 가기 위함입니다. 화요일 새벽 마이애미에 떨어져서 다시 그곳에서 도미니카의 선교지로 향하였습니다.
박광철 목사님께서 학장으로 계시는 세계선교성경학교(WMBC)의 강의는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어졌습니다. 4일의 집중 강의인데 “세계관과 윤리”라는 제목으로 아이티에서 온 학생들을 위한 강의였습니다. 원어민이 아닌 제가 영어로 강의를 하는 것은 약간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세부적인 강의 노트를 사용하고, 또 매일 아침 퀴즈를 보아서 강의 내용을 익히도록 하였습니다. 안전이 확보된 아주 쾌적한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에 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아이티의 미래를 위한 소망의 빛을 찾아봅니다.
지금부터 약 140년 전, 서양의 선교사가 와서 우리 조상들에게 신앙과 신학을 가르칠 때, 얼마나 우리가 연약했을까를 생각하면, 어려운 가운데서 수고하는 아이티 출신의 학생들이 남의 모습 같지 않았습니다. 만들어준 노트를 소리를 내어 읽으면서 자습합니다. 조용히 읽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 도서관에서 소리를 내어 공부하다가 자신의 노트가 빗물에 던져진 최권능 목사님이 생각났습니다. 주먹세계 출신의 최권능 목사님이 노트를 던진 동료에게 “노트는 젖었지만, 내 마음은 아니 젖었다” 말했다는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학생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저들을 미래의 신실한 영적 지도자로 세우소서!”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사랑하며 배려하는 것은 저들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문화적 충격이라고 박 목사님께서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정세가 불안한 아이티에서 이곳까지 어렵게 나와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매우 기특하였습니다. 오랫동안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노예 생활을 했던 이들이 여러 인종과 함께 식사하고, 말하고, 교제하고, 사귀고, 공부하는 것은 그 자체로 그들에게 새로운 경험일지도 모릅니다.
선교센터의 중심적 살림살이의 책임은 김현철, 김은혜 선교사님 부부가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유명한 비즈니스맨으로 살아가시던 김현철 회장은 기업의 쇠락과 암 투병을 통하여 완전히 거듭나시고, 선교사로 사역을 변경하셨습니다. 헌신된 부부가 하나가 되어 월드그레이스미션센터(WGMC)를 운행하시며, 도미니카와 아이티의 여러 지역을 위하여 귀한 사역을 하십니다. 50여 개의 교회당이 여러 개인과 교회의 도움을 통해 건축되었고, 도미니카의 교역자들을 교육하는 신학교, 성경학교, 센터 내에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수 개의 단체와 현지 교회를 포용하고,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늘 방문하는 선교의 베이스캠프로 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와 최 선교사님이 머무는 기간에도 장기간 거주하는 분을 보았고, 많은 단체가 다녀가고 있었습니다. 의사팀, 전도팀, 기도팀, 훈련팀이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동역하고 있습니다.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아이티어가 함께 사용되고 있습니다. 박광철 목사님 부부와 김선희 선교사의 관리하에 신학교가 형태를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충현선교교회의 국윤권 목사님께 연락을 드려 50명의 도미니카 공화국 교역자를 섬기는 뜨레스디아스 프로그램을 여는 것에 대해 상의했습니다. 선교센터의 귀한 미래를 위하여 축복합니다.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원로 목사, KCMUSA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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