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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환상(Lost Illusion)" 인간군상, 스크린에 옮긴 발자크의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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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미주중앙일보| 작성일2022-08-17 | 조회조회수 : 2,1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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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의 대문호 발자크의 반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잃어버린 환상’은 시골 출신의 젊은 시인 루시앙을 통해 1840년대 파리의 부패상을 그리고 있다. [Music Box Films]


    프랑스의 대문호 발자크의 소설 ‘잃어버린 환상’의 영화 버전이다. 자비에르 지아놀리 감독이 직접 각색하여 스크린으로 옮긴 이 작품은 올해 프랑스 아카데미상에 해당하는 세자르영화상에서 작품상과 남우 신인상(벤자민 보이신) 등 7개 부문의 상을 수상했다.   

     

    연애와 풍류로 점철되어 있던 프랑스 문학에 충격을 던지며 등장한 발자크는 나폴레옹 동상에 “이 사람이 칼로 이룬 것을 나는 펜으로 이룰 것이다!”라는 낙서를 남길 정도로 야심찬 문학 활동을 펼쳐 나갔다. 거친 문체로 비도덕적 인간군상을 염세주의, 회의주의 시각으로 묘사한 발자크는 당시 대중의 큰 인기를 누렸지만, 비평가들의 혹평 또한 만만치 않았다. ‘잃어버린 환상’은 프랑스 문단에 던지는 발자크의 응답이었다.  

     

    풍자와 사실주의에 바탕을 둔 발자크의 반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환상’은 당시 프랑스 사회 전체를 이해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실제 그가 살았던 프랑스 상류사회는 소설 속 주인공 루시앙이 경험하는 파리의 모델이 되었다.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유배 중 사망하고 루이 18세가 집정하던 1821년의 프랑스. 시골 출신의 가난한 청년시인 루시앙은 타고난 신분에 대한 열등감으로 차 있다. 그는 귀족과 부르주아의 세계에 뛰어들기 위해 아버지의 성을 버리고 뤼방프레라는 어머니의 귀족 성을 취한다. 수려한 용모의 루시앙은 귀족 부인 에밀리와 사랑에 빠져 파리로 도피한다. 루시앙의 허영심은 훗날 파리 사교계 여자들의 먹이가 되는 동기가 된다.  

     

    루시앙은 파리의 출판계, 언론계 등을 섭렵하며 자신의 타고난 문학적 재능을 상류사회 진출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돈, 권력과 결탁하여 영혼 없는 시인으로 전락한다. 펜이 칼보다 강했던 시대에 뇌물에 매수되어 여배우의 평을 허위로 쓰고 그녀와 관능적 사랑에 탐닉하며 저널리스트로서의 명성을 스스로 파괴해 간다.   

     

    지아놀리 감독은, 발자크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소설 ‘잃어버린 환상’의 리얼리즘을 있는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 1840년대 프랑스의 정치, 언론, 출판계 등 사회 전체가 부패했던 시대상이 매우 노골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는 루시앙을 물질 만능주의, 인간의 허위의식과 출세주의, 계급 갈등, 부정부패, 조작된 뉴스 등을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 한때 순수했던 시골 청년의 ‘실패기’를 완성한다.  

     

    루시앙의 책을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루시앙에게 거액을 제시하는 출판업자로 프랑스의 명배우 제랄 드 파르디유가 등장한다. 프랑스 영화의 상징적 인물인 그는 분명 존재감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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