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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에게 NATO를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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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NEWS M| 작성일2023-02-01 | 조회조회수 : 9,2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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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을 부르는 윤석열에게 권하는 ‘나르비크’ 



    “사상자 8500명, 침몰한 선박 65척, 격추된 비행기 86대, 전략항구 나르비크에서 62일간 벌어진 전투”라는 소개글이 있는 넷플릭스의 ‘나르비크(Narvik)’는 2차대전 초기 노르웨이와 독일의 전투를 그린 영화다. 이 전투에서 초기에는 어쨌든 독일군이 나르비크에서 쫓겨났으니 ‘히틀러의 첫 패배’로 기록되었다고는 하나 1940년 4월 9일~6월 8일까지의 전쟁에서 결국 노르웨이가 독일 손에 넘어 갔으니 결사항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노르웨이의 자가 발전일 뿐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노르웨이가 이 시점(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왜 이런 영화를 만들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NATO의 충직한 회원국으로 스웨덴, 핀란드와 더불어 러시아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입장에 있는 노르웨이로서는 일종의 반전 영화 성격을 띠면서 세상에 믿을 우방 하나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나르비크’가 썩 유쾌한 영화가 아니다.


    나르비크는 노르웨이의 항구도시다. 스웨덴의 철광석이 기차를 타고 이곳에 와서 배로 수출된다. 영국 영사가 파견되어 있던 나르비크에 독일군이 처들어오자 나르비크에 주둔하던 노르웨이군은 쉽게 항복한다. 이미 덴마크에서 쉽게 항복을 받아낸 독일의 ‘명성’이 알려진 터라 노르웨이 지휘관은 젊은이들을 지키기 위해 항복한다.


    노르웨이 군은 해산되었지만 ‘애국심’으로 무장한 일부 병사들은 산으로 가서 전투태세를 갖춘다. 그 중 군나르는 스웨덴에서 오는 기차 철교를 폭파하다가 독일군에게 체포된 후 연락이 끊긴다. 나르비크의 호텔에서 일하는 군나르의 아내 잉그리드는 영어와 독일어에 능해서 영국 영사를 통역하다가 독일 영사의 통역을 맡으면서 계속 남편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독일어 통역을 맡으면서도 영국 영사 일행을 오두막집에 숨겨주는 등 연합군에 우호적 태도를 보였지만 오두막의 영국인들은 독일 함포가 설치된 곳을 알아오라며 잉그리드를 다그친다. 잉그리드에게 누구 편을 드는가는 급선무가 아니다. 잉그리드에게는 남편의 생사 여부, 어린 아들과 시아버지의 안전이 더 중요할 뿐이다.


    나르비크를 재탈환하려는 영국군의 함포 사격과 노르웨이 프랑스의 연합군은 독일을 궁지로 몰아 넣는다. 군나르의 아버지 즉 잉그리드의 시아버지도 영국군의 포격으로 사망한다. 독일과 영국 서로가 나르비크를 지켜준다고 했지만 영국에 우호적이었던 나르비크를 파괴시키는 세력은 영국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영국편이다. 잉그리드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는.


    시아버지가 폭사할 때 옆에 있던 잉그리드의 어린 아들은 몸안에 박힌 파편으로 인해 고열에 시달리며 생사를 넘나든다. 의사가 필요했던 잉그리드는 영국 영사의 은신처를 가르쳐 주는 대가로 독일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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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잉그리드는 친독파 배신자가 된다. 그가 독일 포대의 위치를 알아내 영국 영사에 넘겨줌으로써 영국의 재탈환이 가능했는데 그건 중요한게 아니다. 아들을 살리려는 엄마의 마음은 배신으로 낙인 찍힌다. 더군다나 영국 영사 일행은 군사 정보를 빼오라며 잉그리드를  겁박하면서 당신이 독일 영사와 한 짓을 알고 있다며 야비하게 나온다. 위험을 무릅쓰고 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잉그리드의 협조는 ‘영국식 정의’에 의해 무시당했던 것이다.


    독일군은 철수하고 죽은줄로만 알았던 군다르는 독일을 몰아내는데 공을 세운 뒤에 마을로 돌아 온다. 남편은 전쟁 영웅으로 돌아왔지만 아내는 배신자로 마을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애국자 남편까지 아내를 배신자 취급하지만 아내는 내가 누구를 배신했냐며 따진다. 그렇다. 영국 영사는 목숨을 살려준 잉그리드를 협박했고, 영국의 포격은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시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갔다. 독일 영사는 통역을 맡은 잉그리드에게 예의를 갖추었으며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의사를 제공했다(물론 정보의 대가이기는 했지만).


    이게 전쟁의 실체다. 한 번 마음 속에 악과 적으로 규정해 놓으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2차 대전 전체를 놓고 보면 독일의 만행이 두드러졌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 독일은 악독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제 나라가 급한 프랑스와 영국군은 모두 그들의 나라로 돌아갔다. 히틀러의 빠리 침공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영국도 풍전등화의 상태다. 이 때 독일의 재반격이 시작되고 엄청난 폭격이 시작된다. 남편은 아내에게 이게 다 당신이 독일편을 들어서 생긴 일이라며 또 한번 다그치지만 잉그리드가 편들어준 독일은 쫓겨났는데 무슨 배신인가?


    반면 영국은 엄청난 희생끝에 탈환해 놓고 도망갔다. 아내는 떠나고 남편은 다시금 참전을 독려하는 방송 소리를 듣는다. 피난가는 배에 오른 아내와 아이에게 마을 사람들이 배신자라고 비난할 때 징집보다는 아내를 택한 군나르가 함께 한다. 처음 나르비크에 독일군에 진주했을 때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나라를 지키자며 동료들을 독려하던 군나르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는 징집의 소리를 뒤로 하고 ‘배신자’ 아내와 아들을 택했다.


    이게 겨우 62일 안에 일어난 일이었다. 영국 프랑스는 통보도 없이 노르웨이를 떠났고 6월 8일 노르웨이는 마침내 항복했다.


    그렇다. 전쟁은 미친짓이다. 영국과 독일 모두 나르비크 시민을 지키지 못했다. NATO에 속한 노르웨이에게 에리크 숄베르그 감독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라보면서 NATO도 러시아도 믿지 말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 엄청난 전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스펙타클한 전투 장면보다 그 안에서 고통당하는 시민들의 쓰린 삶을 담았다. 그래서 8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전쟁 영화를 만들어 내었다.


    미친 전쟁에서 우리 편은 누구인가? 시민들은 근대의 고안물(考案物)인 애국심이니 민족 따위는 관심없다. 나를 살리는 편이 우리 편이다.


    윤석열은 계속 핵무장 운운하며 전쟁의 언어를 쏟아내고 있다. 왜 전쟁하는가? 정의를 위해서?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다 죽고난 다음에 오는 평화가 평환가? 묘지의 적막함을 평화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최악의 경우에 우방국인 일본과 미국(윤은 일본을 더 우방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 전통적인 국가 표기 순서를 바꾸어 보았다)은 대한민국을 끝까지 지킬 것처럼 보이는가? 그대의 큰 착각이다.


    ‘나르비크’ 이 영화 꼭 보시라. 시민들은 이데올로기보다 내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소중하게 여긴다. 일단 그대부터가 가족(처가)의 안위를 누구보다 챙기는 사람아닌가?


    김기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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