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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추억여행(8) 예술과 낭만의 도시 부다페스트 >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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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여행 조명환의 추억여행(8) 예술과 낭만의 도시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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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크리스천 위클리| 작성일2021-04-27 | 조회조회수 : 1,3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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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속의 다뉴브 강 왼쪽이 부다, 오른쪽이 페스트로 두 도시가 합하여 부다페스트가 되었다

     

    헝가리는 옛 소련의 철의 장막에 갇혀 있다가 독립한 나라로만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 막상 부다페스트를 방문해 보니 사실은 자본주의가 넘실대는 예술과 낭만의 도시였다.


    아름다운 다뉴브 강을 끼고 양쪽으로 발전된 2개의 도시 중 하나는 부다고 하나는 페스트. 2개의 도시가 하나가 되어 지금은 부다페스트가 되었다. 창피하지만 부다가 따로 있고 페스트가 따로 있는 줄은 예전에 미처 몰랐다. 그런 예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예컨대 우리는 그냥 체코슬로바키아란 나라가 있는 것으로 배웠다. 알고 보니 1993년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 공화국은 전쟁을 치루지 않고 평화롭게 분리되어 두 나라가 되었다. 체코슬로바키아란 나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여행을 해 봐야 똑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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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뉴브 강가의 아름다운 국회의사당 건물. 다뉴브강 크루즈 광고에 단골로 등장하는 건물이다 


    이 나라의 조상들은 마자르(Magyars) 족이라고 한다. 몽골족의 일부인 이들은 본래 유목민족이었는데 여기 헝가리 땅에 정착하면서 이 나라 민족의 조상이 되었다. 헝가리 사람 하면 보통 마자르 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들은 동부 유럽에 약 1,500만 명이 살고 있는데 그 중 1,000만 명 이상이 헝가리에 살고 있고 헝가리 인구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42만, 루마니아에 158만, 유고슬라비아에 50만, 우크라이나에 14만, 미국에도 63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린 그런 마자르 족을 너무 모르고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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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헝가리에서 가장 큰 대성당 성 이슈트반 성당. 이슈트반은 헝가리의 초대 왕으로 이교도였던 그가 캐톨릭으로 개종함으로 이 나라는 캐톨릭이 국교가 되었다


    이 나라는 산이 없고 평야로 이루어진 농업국가다. 감자가 주식이고 옥수수와 해바라기 생산량이 많다. 무엇보다도 피망은 세계 최고의 생산국가. 그래서 다뉴브 강 주변은 농업조건이 탁월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주 오랜 옛날 이 지역에서 농사를 짓던 켈트족들이 로마제국시대에 북으로 쫓기고 쫓겨가서 결국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에 정착했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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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부다 왕궁. 현재는 박물관으로 변해 있다


    수도는 아까 말한 부다페스트, 면적은 한반도의 2/5 넓이. 마자르족 말고 독일인과 슬로바키아인이 극소수 살고 있고 로마 캐톨릭이 인구의 70%, 개신교가 20%정도로 분포되어 있는 나라다.


    ‘아리랑’ ‘한국관’ 등 3개의 한국식당이 있고 한인 인구는 약 500명 정도(2010년 기준). 또 3개의 한인교회가 부다페스트에 있다. 조선왕국과는 오스트리아-헝가리 2중 왕국시대에 우호통상조약이 맺어졌으나 제국주의와 동서냉전의 세계사 흐름 속에서 국교가 단절되어 있다가 북한과 먼저 수교를 맺고 한참 뒤인 1989년 한국과 국교를 맺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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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뉴브 강 남쪽 ‘어부의 요새’


    특히 이곳에서 음악수학을 받은 적이 있는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 선생의 흉상이 이 부다페스트의 한 공원에 세워져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


    다른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이름을 앞에 내걸고 성을 뒤에 놓은 것과는 달리 한국과 똑같이 성 다음에 이름을 쓰는 유일한 나라가 헝가리다.


    볼만한 곳은 다뉴브 강을 빤히 내려다보며 부다와 페스트의 시가지를 한눈에 구경할 수 있는 겔헤르트 정상. 여기 오르면 부다페스트가 정말 아름다운 도시란 생각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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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자르 족을 이 나라로 이끌었다는 전설의 독수리 동상

     

    다뉴브 강의 야경은 세느강의 야경, 프라하의 야경과 함께 세계3대 야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야간에 투어보트를 타고 다뉴브 강을 오르내리면 이 도시의 자랑거리인 옛 부다 왕궁, 어부의 요새, 국회 의사당, 마차슈 성당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2019년 5월 한국인 여행객 30명이 탄 유람선이 크루즈선과 충돌하여 침몰하는 바람에 7명이 생존하고 7명이 사망, 19명이 실종된 사건이 바로 이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것이다. 필자도 투어보트를 타고 그 다뉴브 강 야경을 구경해 보긴 했지만 안전상으로 비교해 보면 세느강이나 프라하 야경보트에 비해 좀 허술하고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런 비참한 사고가 정말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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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다뉴브 강위의 체인 브릿지. 뒤에 이슈트반 성당이 보인다 

     

    뾰족한 고깔이 인상적인 어부의 요새는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된 고깔 모양의 일곱 개의 타워로 건축되었다. 이 나라를 세운 7개의 마자르 족을 상징하는 기념물이다. 이 요새 이름을 ‘어부의 요새’라고 부르는 것은 18세기 다뉴브 강가에서 살던 어부들이 성벽에서 적군을 방어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어부의 요새 옆에 세워진 마차슈 성당은 지붕 등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부다페스트의 자랑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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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소하게 느껴지는 헝가리 대통령 집무실


    본래 이름은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지만, 마차슈 후냐디(1458~1490) 왕가의 문장과 그의 머리카락이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흔히 마차슈 성당으로 불린다. 헝가리 역대 국왕의 결혼식과 대관식이 열렸던 곳이다.


    부다페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당이 바로 성 이슈트반 성당이다. 헝가리 최대 성당으로서 전체 건물 구조가 그리스 십자가 형상으로 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 중앙 돔이 있다. 이 성당의 십자가까지의 높이는 96m로서 마자르족이 이 헝가리에 정착한 896년을 의미하는 숫자다. 그래서 부다페스트에서는 이 성당 보다 높은 96미터 이상의 건물은 지을 수가 없다. 국회의사당 첨탑의 높이도 96미터. 조상인 마자르족이 정착한 해를 기념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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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족의 결혼식등이 열리던 마차시 성당


    이 성당의 성화가운데 하나는 성 이슈트반 왕이 헝가리 왕관을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는 장면이 있다. 이는 이교도였던 마자르 족이 이제는 유럽의 일부가 되고 기독교 국가가 되었음을 상징하는 그림이다. 그래서 헝가리는 이슈트반 왕에 의해 지금은 캐톨릭이 국교로 자리잡은 나라가 된 것이다. 한번에 8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성당 앞에는 라틴어로 EGO SUM VIA VERITAS ET VITA라고 씌여 있다. 유럽의 여러 성당을 다녀봤지만 요한복음의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새겨 있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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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뉴브 강 남쪽 ‘어부의 요새’에서의 필자. 


    부다 왕궁은 몽골, 오스만 제국 등 동방으로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받아야 했던 이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방어적 기능을 갖출 수 있는 강가의 높은 지역 부다 언덕에 세운 왕궁을 말하는데 이 왕궁은 중부유럽의 문화, 예술, 정치의 중심이 된 적이 있었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가 이 나라를 다스릴 때는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이 203개의 방을 가진 거대한 왕궁으로 확장하여 찬란한 권력을 과시했으나 2차 대전 말 완전히 불에 타서 없어진 후 지금 존재하는 것은 1950년대에 복구된 것이라고 한다. 헝가리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변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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