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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교회, 1세와 2세의 공통분모 될 수 있나"

한인 교회가 사라진다 〈5〉

 
이민 1세대와 생각 다른 2세들
교회 운영, 철학, 방향성도 달라
 
1세들은 이민자, 성인 사역 추구
2세들은 아시안, 다민족 중심 사역
  
이민교회 유지, 생존에 몰두해와


장기적 안목 갖고 미래 준비해야
  
한인교회는 이민자의 모임이다. 거기서 파생되는 여러 특수성은 곧 이민교회의 정체성이 됐다. 한인교회는 민족성 언어 문화 사고 등의 공통분모를 소유한 이들이 집단을 이루고 있다. 한인교회가 이민 사회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문제는 이민 역사가 길어지면서 세대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1세대 중심의 한인 교회에도 급격한 변화를 요구한다. 그 흐름 속에 어쩌면 소멸과 생존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미래는 다가오고 있다. 이민교회는 왜 변해야 하는가. 오늘날 한인 교회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장열 기자
 
한인 2세들은 1세대 중심의 교회에서 어떻게 융화될 수 있을까. 1세대 이민교회에 주어진 고민이다. 2세 교인들이 아프리카 지역 단기선교에서 사역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한인 2세들은 1세대 중심의 교회에서 어떻게 융화될 수 있을까. 1세대 이민교회에 주어진 고민이다. 2세 교인들이 아프리카 지역 단기선교에서 사역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2세들은 1세 교회의 운영 방식 등을 답습할 수 있을까.
 
내셔널서베이위원회가 발표했던 '북미주 전국 한인교회 실태' 조사(4109명 참여)에 따르면 한인 2세 목회자 5명 중 2명(40.7%)이 '주류 교계 지도자를 사역 모델로 삼고 배우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2세들이 1세 목회자에게 배울 점이 없다거나 윗세대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2세들의 사고로 운영되는 교회는 1세권 교회와 토양 구조 등에서 차이가 있다.
 
한인 2세 제이든 김 목사는 "1세들의 영성 신앙적 열심은 배울 게 너무 많다. 그러나 교회 운영 시스템 색깔 방향성 등은 1세들의 모임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주류 교계는 백인 중심에서 다민족화 되고 있다. 2세들도 이민자에서 아시안으로 아시안에서 다민족으로 사고가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민교회는 '이민자'를 위해 존재한다. 한인 이민자가 모이는 집단이다 보니 언어나 문화적으로도 동일한 색을 지니고 있다. 한인교회가 단순히 종교 기관으로서의 기능 외에도 이민자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다.
 
지금은 이민 인구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고 있다. 바다를 건너 타향(미국)에 정착하는 한인보다 미국서 나고 자란 세대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한국 중심의 문화가 편했던 이민 세대는 점점 '이중 문화주의(biculturalism)'로 옮겨가고 있다.
 
센서스국 통계에서 한인 인구 구성을 분석해본 결과 전체 한인 중 미국 태생(약 22%)과 한인 혼혈(약 21%)을 합한 비율이 이제는 한국 태생(약 56%)에 육박한다. 한인 혼혈의 경우 2015년과 비교하면 무려 21% 증가했다. 그만큼 이중 문화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미주성시화운동본부 최문환 이사장은 "내 경우만 봐도 증손자까지 있는데 아이들이 다 영어를 사용하고 며느리도 한인이 아니다"라며 "이들은 이민 1세대와는 다르다. 자신을 '이민자'가 아닌 미국에서 나고 자라났기 때문에 이 사회의 일원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언어의 차이는 곧 문화와 사고방식의 괴리를 낳는다. 이민 1세대를 중심으로 모인 교회에서 2세와의 언어 문화 차이는 가장 뚜렷하게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LA지역 한 중대형교회에서 시무장로를 역임했던 최익수 장로는 "집에서 부모는 한국말 자녀는 영어로 말하는 한인 가정이 이제는 많아졌다. 거기서도 괴리가 생기는데 하물며 이민교회는 어떻겠는가"라며 "많은 한인교회가 그 괴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양세대간 교류가 언어나 문화 차이로 쉽지 않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게 한인교회가 당면한 과제"라고 말했다.
 
1세는 '이민자' 2세는 '아시안-아메리칸'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기독교내에서도 이러한 정체성의 차이는 교회의 존재성을 두고 완전히 다른 역할 기능 등을 요구한다.
 
어바인 지역 데이브 노 목사는 "2세들도 사회 활동을 하면서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 민족적인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교회도 그 정체성을 가진 이들만 모여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며 "미국은 다민족 사회 아닌가. 태생적으로 다양한 인종을 만나며 교육받고 성장했다. 2세가 생각하는 미국과 1세가 생각하는 미국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교회뿐 아니라 기독교 단체 활동만 봐도 변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다. 현재 남가주 한인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운틴 무버(전문직 종사자 모임)' '아이노스(오케스트라 모임)' '레드 스레드(자원봉사)' 'GMIT(영화 및 문화 사역)' 'G2G(2세 기독교육 기관)' 등 한인 2세 기독 단체만도 100여 개 이상이다.
 
북한 인권 기독교 운동 단체에 속한 마크 최(40)씨는 "한인 2세 중심으로 모이는 부분도 있지만 타인종 크리스천들도 함께 활동한다"며 "한인 2세들의 사역이라기보다 사실상 다민족 사역이다. 오히려 더욱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사역하는 걸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 교회가 '한인 집단'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세대간 공통분모가 되려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LA지역 필립 이 목사는 "그동안 한인 1세 부모들은 자녀의 신앙이나 정체성 교육에 대해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 이를 교회나 타기관에 일임했다"며 "반면 이민 교회는 생존 문제에 시달리다 보니 성인 사역 중심으로 운영된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을 가져야 할 때"라고 전했다.

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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