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목회자들이 사회법정에 ‘명성교회 수습안’을 결의한 지난해 104회 총회결의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통합총회 총대 4명은 지난 30일 오전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안을 결의한 것은 무효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통합총회 총대들은 지난 9월, 105회 총회에 지난해 제104회 정기총회가 결의한 명성교회수습안 자체가 불법적 요소가 많다며 이를 철회해달라는 헌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105회 총회는 12개 노회에서 올라온 이 헌의안들을 정치부로 이첩했고, 정치부 실행위원회는 “104회 총회가 재론동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습안 결의 철회를 요구한 헌의안을 다룰 수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사실상 명성교회 세습을 정당화했다.

이에 따라 수습안이 명기한대로, 2021년 1월부터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를 불러들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교회 밖 사회법정에서 목회세습 문제가 다시 법적 공방을 벌이게 된 것이다.

세습반대운동을 해온 통합총회세우기바로연대는 이날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교단의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회법 소송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명성교회 세습처럼 불법을 용인하는 현실이 지속되면 제2, 제3의 명성교회가 등장해 불법 세습을 시도하고 교단의 법질서는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총회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사회 법정을 통해 소송을 시작하는 우리의 마음은 참담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소송을 통해 교단의 거룩한 공교회성과 헌법 질서 사회의 신뢰를 회복시키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통합총회바로세우기행동연대 대표를 맡고 있는 박은호 목사는 “예장통합총회가 영적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 이미 오래됐다”면서 “명성교회 세습사태는 예수 그리스도의 주인 되심을 거부하고 종교권력자들의 사유화를 이룬 영적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박은호 목사는 “교단이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돌이킬 마음도 포기했기 때문에 국가의 사법제도를 들어 매듭짓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거룩한 예수 그리스도의 공교회를 바로 세우는 전환점이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