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신천지 광고. @데일리굿뉴스

[데일리굿뉴스] 유창선 기자 = 이단 신천지가 20일자 조선일보 2개면을 할애해 광고를 실은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천지는 이날 조선일보 A16면과 A17면을 털어 자신들의 헌혈봉사활동을 홍보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일반 광고와 달리 실제 신문의 기획기사처럼 꾸몄다. 기사로 위장한 광고다보니 신천지가 하고 싶은 말이 여과 없이 적혔다. 언론사 입장에서도 교리가 아닌 헌혈봉사에 대한 내용이라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다. 

독자 입장에서도 지면 상단에 '전면광고'라는 문구를 보기 전까지는 홍보성 광고라는 사실을 알 길이 없다. 마치 신천지의 봉사활동을 조선일보가 대대적으로 다룬 듯한 인상을 준다. 신문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독자라면 기획기사로 인식할 수 있다. 신천지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광고 단가도 만만치 않다. 2017년 기준 조선일보의 지정 전면광고는 약 1억 원에 달한다. 신천지 광고가 등장한 지면은 한 가운데로 2면이 이어져있어 지정 광고에 속한다. 2개면이니 2억원가량 되는 셈이다. 

신천지가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하는 건 처음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신천지의 세를 알리는 내용의 기사와 광고가 조선일보를 비롯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등 주요 일간지에 지속적으로 실렸다. 지난해말과 올 초에는 신천지 온라인 세미나 홍보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세탁하고, 세력을 과시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신강식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대표는 "신천지는 내부 결속을 다지고 이탈을 방지하려는 수단으로 언론을 이용한다"며 "헌혈 자체는 좋지만 이면에는 신천지가 거부감을 주는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선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욱 구리이단상담소 목사는 "신천지가 이만희 교주의 나이가 들어갈수록 다급하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라며 "한국 교회에서는 신천지가 붕괴된 이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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