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는 ‘부목사가 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16일 발간했다. 한국교회 부목사 평균 근무시간이 거의 10시간에 달하며 주 평균 6일 가까이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부목사가 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16일 발간했다. 한국교회 부목사 평균 근무시간이 거의 10시간에 달하며 주 평균 6일 가까이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주 6일 근무에 새벽 4시 30분 출근, 야근은 기본. 저녁 있는 삶은 기대하기 어렵고 휴일이라도 당직이나 장례가 겹치면 열일 제치고 나와야 한다. 그럼에도 한 달 사례비는 200만 원을 조금 웃돈다. 한국 교회 부목사의 삶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부목사가 보는 한국교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16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는 한국교회 부목사 553명을 대상으로 교회 사역 실태 및 인식을 조사한 내용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목사의 1주일 평균 근무 일수는 5.7일이다. 하루 평균 근무 시간도 9.8시간으로 주 5일 하루 8시간 총 40시간 기준 대비 40% 더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부목사의 근무 조건은 열악하다”며 “주 5일 근무가 정착한 오늘날 5.7일을 근무한다는 것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보상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부목사(전임 기준)의 월 평균 사례비는 260만 원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200~299만 원이 절반 이상(59%)으로 가장 많았고, 300만 원 이상 30%, 199만 원 이하 11% 순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부목사의 월 사례비가 교회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99명 이하 교회’의 경우 월 평균 177만 원으로 조사돼 전체 평균 260만 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소규모 교회의 열악한 경제적 지원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사역에 대한 부담이 과중해도 경제적 보상이 충분하면 그나마 위안이라도 될텐데, 충분한 사례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비는 받는 이나 주는 이 모두를 어둡게 만든다”고 말했다.

넉넉하지 않은 수입으로 인해 이른바 ‘투잡’을 뛰는 부목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오늘날 교회 사역 이외에 다른 경제적 활동을 하는 이중직 부목사 비율이 1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교회 규모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99명 이하 교회 부목사’의 경우 무려 45%가 이중직을 하고 있었다.

아이 둘을 키고 있는 서울 A교회 한 부목사는 "한 달 사례비가 200만 원 수준이라 저녁 식사 이후 음식배달 일을 하며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며 "가족들과 휴가는커녕 외식 한 번 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부목사는 앞으로 한국교회의 바통을 이어 받을 담임 목사 후보생”이라며 “각 교회는 부목사들을 현재 사역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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