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서 알고 열렬히 사랑하며 살자

<다시, 게으름> (김남준/생명의말씀사)

김남준 목사(열린교회)2003<게으름>이란 책을 펴냈을 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 책은 무려 202쇄 약 40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다.

김 목사가 18년이 지난 올해 <다시, 게으름>을 썼다. 책을 읽지 않는 독자들을 위해서다. 저자는 서문에서 현대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 첫 번째 이유가 수식이 많은 긴 문장보다 간결하고 호흡이 짧은 문장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둘째 논리적인 글보다는 감성적인 글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 책은 이처럼 변화된 독자들의 취향에 맞추고자 새로운 문체로 탄생했다. 이러한 저자의 변신이 존경할만 하다.

게으름이라는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지만 마치 시를 읽듯이, 잠언록을 묵상하듯이 술술 읽힌다. 곳곳에 배치한 아름다운 풍경사진들이 책 속으로 더욱 집중하게 한다. 책은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읽을 만큼 짧지만 곱씹어볼수록 깊이를 느끼게 된다.

저자는 게을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짧은 인생을 부지런히 살아야 한다고 소리 높인다. 게으른 이유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이고, 삶의 질서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부지런한 사람은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대상이 있으면 열렬히 살게 된다. 그러나 헛된 것을 위해 열심을 내어서는 안된다. 그 과정은 말초신경을 만족시키는 길이며 결국은 후회와 고통이 남을 뿐이다.

보람 있는 결국을 만들려면 질서를 알아야 한다. 즉 무엇이 열심을 다해야 할 우선순위이고 참된 것인지 발견해야 한다. 질서를 알게 되면 난관이 닥치더라도 사치와 허영의 곁길로 방향을 돌리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노 젓기를 쉬지 않는다. 저자는 인간이 질서 있는 삶을 살려면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나님을 사랑할 때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또 사랑을 나눠줄 마음도 갖게 된다. 우리의 삶은 영원한 것이기에 천국에 가서 하나님께 이생의 삶에 대해 고하게 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가난, 고통, 책망의 의미에 대해서도 가르친다. 가난의 모든 것을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는 뜻은 아니다. 가난으로 곤란해도 낙망하지 않고 오히려 부지런한 삶을 살게 하는 채찍으로 받아들이자는 말이다. 이 책의 독자들은 다시 한 번 정신을 가다듬고 열심을 품고 세상을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될 것이다.

 

우주와 인생에 대한 ‘빅픽처’ 고백하다

<지성적 회심> (알리스터 맥그래스/생명의말씀사)

세계적 신학자인 저자가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는지 쓴 회고록이다. 또한 신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에게 이 세상과 인생을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예수를 구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변증한다.

저자는 22세 때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24세 때에는 역시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은 천재다. 그는 처음에는 대다수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과학에 자긍심을 가졌고, 기독교는 고리타분한 분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과학을 연구할수록 과학은 한계가 있어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기에 역부족임을 발견했다. 또 절대 진리라고 믿었던 사상일지라도 세월이 흐르면 오류가 발견되고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저자는 과학을 넘어 절대 변하지 않을 진리를 추구했고, 우주와 인생에 대한 빅픽쳐가 기독교에 있다고 믿게 됐다. 그의 변화에는 동료 기독교 과학도들의 신실한 태도가 영향을 끼쳤다. 목회자가 된 그는 신학교에서 조직신학과 역사신학을 가르쳤으며 <신학이란 무엇인가>, <기독교 신앙 그 개념의 역사>, <포스트모던 시대, 어떻게 예수를 들려줄 것인가>, <도킨스의 신>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기독교 변증에 앞장섰다.

저자는 기독교는 세상을 해석할 수 있는 진리의 틀인 동시에 세상의 여전히 풀리지 않는 현상들을 인내할 수 있게 하는 사상이라고 고백했다. 그러한 확신은 예수의 죽으심과 삼위일체 교리 속에서 갖게 된다고 말했다.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고 해서 모든 궁금증이 단번에 해소되거나 어떤 싸움에서 백전백승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일수록 자기가 가진 사상만이 절대적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높다. 기독교를 폄하하기까지 하는 이 시대에 과연 기독교 신앙의 절대성을 드러내는 지점은 어디인가? 저자는 기독교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이 세계와 인간사를 바르게 보는 진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신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거나 새롭게 생겨나는 불확정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날마다 인격적인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확고히 하라고 조언한다.

 

종교개혁자 3인의 고백

<종교를 개혁하다> (김요섭/솔로몬)

루터와 칼빈, 그리고 녹스 등 3명의 종교개혁자들이 말하고 추구했던 종교개혁이 무엇인지 살폈다. 저자는 루터는 종교개혁을 시작한 인물이란 점에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문학자 에라스무스와 비교를 통해 루터의 사상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칼빈은 저자의 전공분야이기도 하다. 저자는 칼빈과 재세례파를 비교하면서 칼빈의 사상을 밝히면서 기독교의 개혁운동의 기준이 본인이 생각하는 믿음의 정의와 이웃을 향한 자기의 사랑이 아님을 강조했다. 녹스는 특정 정파에 대한 정치적 저항을 한 인물이 아니라 기독교를 끊임없이 정치화시키는 인간의 본성과 그 본성을 조장하고 격려하는 시대의 거대한 물결에 대한 신앙 고백적 저항을 했다고 평가했다.

 

마펫 선교사의 삶과 신앙

<사무엘 마펫> (박성배 강석진/킹덤북스)

평양신학교 설립자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 등을 역임했던 사무엘 마펫 선교사(1864~1939)에 대한 인물평전이다.

1부는 마펫 선교사의 일대기이다. 한국에 선교사로 와서 미개척지였던 평양으로 눈을 돌린 이야기가 소개됐다. 평양에서 널다리골교회와 신학교를 세우고 운영자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련과 부흥의 역사도 알려준다.

2부는 마펫 선교사의 선교정책을 다뤘다. 그의 신학적 배경부터 시작해서 그가 얼마나 순수한 열정과 인품으로 목회를 했는지 보여준다. 또 자국민 일꾼을 양성하기 위해 신학교를 세우고 선교지도자로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분석했다.

 

“결국 실천적 예배의 문제”

<성경과 팬데믹> (김지찬/생명의말씀사)

코로나19가 그칠 줄 모르고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저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교회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첫 번째 이슈는 실천적인 예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필자는 루터를 떠올렸다. 1527년 흑사병이 비텐베르크에 돌기 시작하여 대학이 폐쇄될 지경이었을 때 루터는 75%의 치사율을 보이는 흑사병의 도시 한복판에 머물렀다. 그는 성도들에게 어떻게 죽고 어떻게 살지 배우려면 예배에 참석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라고 권면했다. 두 번째 이슈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하나님의 형벌인지, 아니면 그저 자연적인 전염병의 대규모 발생인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저자는 코로나19에 대한 교회의 담화나 공고문에 성경 구절이 보이지 않음을 아쉬워하며 팬데믹과 대면예배와 같은 실질적인 문제 앞에서 깊은 신학적 성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칼빈 유산, 답습 아닌 적용

<칼빈주의 강연> (아브라함 카이퍼/다함)

네덜란드의 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1837~1920)의 강연을 총신대신대원 박태현 교수가 화란어 직역을 했다. 이 책에는 1898년 미국 프린스톤신학교의 스톤 강좌에서 했던 6개의 강연이 담겼다. 이 강연들은 모두 칼빈주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적용된다. 카이퍼는 16세기 제네바의 개혁자 칼빈의 신학적 유산을 소중히 여겼으나 단순히 답습하거나 과거 회귀를 주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칼빈의 신학 사상을 20세기 당대의 사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적용하기를 추구했다. ‘역사 속 칼빈주의’, ‘칼빈주의와 종교’, ‘칼빈주의와 정치’, ‘칼빈주의와 학문’, ‘칼빈주의와 미래등 강연록을 통해 우리는 칼빈주의와 개혁신앙, 그리고 기독교는 삶과 세계를 포괄하는 총체적인 세계관임을 확신하게 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