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선거구 재조정, '인종 게리맨더링'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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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의회가 추진한 새로운 선거구 재조정안이 미국 전역에서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조정안이 인종 게리맨더링을 통해 소수계 유권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 지형을 바꾸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2020년 인구 조사 이후 텍사스 인구 증가분의 대다수가 흑인, 라티노, 아시안인데도 새로 추가된 연방 하원의석 2석이 모두 백인 다수 지역에 배정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엇보다 단순히 한 주의 정치적 이슈를 넘어,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과 소수계의 정치적 권리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한인을 포함한 소수계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벌써부터 법적 소송과 시민운동이 예고되고 있어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새로운 선거구 지도가 확정될 경우, 댈러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등 주요 도시의 민주당 기반 지역이 분할되어 공화당 지지층이 결집하게 된다. 이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최대 5석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반발해 텍사스주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최근 특별 회기 중 의사정족수 저지(필리버스터)를 시도하며 저항했지만, 결국 의회로 복귀하면서 지도안은 찬성 88표, 반대 52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캘리포니아주, '트리거 법안'으로 맞대응
텍사스주의 게리맨더링 시도에 맞서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트리거 법안'(Election Rigging Response Act)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Proposition 50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텍사스주 등 공화당 우세 주가 일방적으로 선거구 지도를 변경할 경우, 캘리포니아주도 즉시 새로운 지도를 도입하여 대응하는 상호 억제 장치다. 이 법안이 주민투표를 통해 통과되면 캘리포니아주 내 공화당 지역구 일부가 민주당 중심 지역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
텍사스 주의회가 통과시킨 새 선거구 지도안 (위키피디아 캡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한 정당이 선거구를 조작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이러한 대응이 "포용적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뉴욕, 위스콘신 등 민주당 우세 주들도 유사한 대응 법안을 검토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며 텍사스발 논란에 동참하고 있다.
▲소수계의 정치적 목소리 위축 우려
텍사스 민주당 코커스 의장 중국계 진 우 하원의원은 지난 15 일 아메리칸 커뮤니티 미디어(ACoM)에서 주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새로운 지도안은 인구조사 후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강행된 것"이라며 법적, 정치적 부당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라틴계 표의 가치는 백인의 3분의 1, 흑인 표는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고, 아시안 정치인 배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사회 또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텍사스 시민권 프로젝트 소속 변호사와 휴스턴 도시연맹 관계자들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뒤흔드는 행위"라며 흑인과 라틴계 사회의 정치적 발언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연대와 투표 참여를 호소하며, "당파적 게리맨더링을 금지하는 연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니콜 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