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사들 사전승인 절차 간소화 합의... 시그나·휴마나 등 대형 보험사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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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보건복지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장관(왼쪽)과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국(CMS) 메흐멧 오즈 국장이 24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수십 개 건강보험사들과 사전승인 제도 개선에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전승인은 수십 년간 환자와 의사들에게 치료 지연과 제한을 초래해온 문제적 절차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는 데 자주 사용돼왔다. [KFF 헬스뉴스]
앞으로 미국에서 의료보험사의 사전승인(Prior Authorization) 절차로 치료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비영리 건강전문 매체 KFF 헬스뉴스는 24일 미국 의료보험사 수십 곳이 사전승인 제도를 간소화하는데 자발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의에는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 Healthcare), 시그나(Cigna), 휴마나(Humana), 에트나(Aetna), 블루크로스 블루 실드 협회, 카이저 퍼머넌트 등 대형 의료보험 서비스 기업을 포함한 수십 곳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무릎 내시경 , 분만, 대장내시경, 백내장 수술 등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에 대한 사전승인 요건이 폐지되거나 완화될 예정이다. 또 치료과정에 있는 환자가 의료보험사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사전승인 요건 없이 90일동안 기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밖에 ▲심사 속도 향상 ▲환자와의 소통 시 명확한 언어 사용 ▲사전 승인 거부 결정 시 의료 전문가의 직접 검토 등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치료 외에도 약품에 대한 승인 절차도 간소화돼 환자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KFF 헬스뉴스는 24일 그러나 이 합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발적 약속이며, 사전승인 제도 자체가 폐지되는 것은 아니라 보험사들은 여전히 의사가 권유한 치료를 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전승인은 의료 제공자가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로, 그동안 행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잠재적으로 환자 치료를 지연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의사협회(AMA)에 따르면 의사들은 사전 승인 처리를 위해 매주 평균 12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이 뉴욕 맨해튼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7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그의 피살 사건은 보험사들의 진료 거부 관행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 이후 보험사 CEO들이 경호 인력을 동원해 이동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국(CMS)의 메흐멧 오즈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는 업계가 자발적으로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라며 “필요하다면 정부가 직접 개입하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 이를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CMS는 또 사전승인 제도의 개혁을 위한 연방 규정도 마련 중이다. 2026년부터 메디케어 어드벤티지 및 메디케이드 관리 보험을 대상으로 보험사가 시급한 요청에는 72시간, 일반 요청에는 7일 이내로 응답하도록 하는 규정이 시행될 예정이다. 또한 사전승인 요청은 전화나 팩스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만 접수·처리하게 된다.
KFF 헬스뉴스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오는 2027 년 1 월 1 일까지 전체 사전승인 요청 중 80%를 실시간(Real-time)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미 보험사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매년 수백만 건의 진료 요청을 자동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AMA 에서 지난 2 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의사의 61%는 AI 사용이 오히려 거부 건수를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KFF 헬스뉴스에 따르면 CMS 는 올 여름 참여 보험사 명단을 공개하고 내년까지 데이터 공개 및 성과 지표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준이나 시점, 정부의 감독 방식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또한 어떤 시술이나 약물이 사전승인 요건에서 제외될지는 불분명하다. 오즈 국장은 “저가·저위험 의료 서비스(low-value codes)’부터 우선 해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언제 어떤 기준으로 적용할지는 미정이다.
AMA는 “이번 발표를 환영하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과거와 다를 바 없다”며 2018년에도 유사한 약속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