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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쉴 수 없다" 조지 플로이드 애도, 미주 한인 교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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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스M| 작성일2020-06-09 | 조회조회수 : 5,19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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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들과 교계 반응...'남의 일 아니다' 는 공감대에 시위 동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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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화해평화사역 성명서, 시위에 동참하고 있는 한인 청소년들 (사진 = 아시안화해평화사역 제공)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지 2주가 지나가고 있고, 미국 각 도시에서 그의 장례식도 치러지고 있다. 하지만 플로이드의 이름을 외치는 함성과 분노는 식을 줄 모른다. 그동안 인종 갈등을 부추겼던 부조리한 공권력 행사와 구조적인 차별을 향한 변화의 열망이 급변점(Tipping Point)을 넘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과 사회 및 정치권은 이런 사태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시민과 사회 인사가 연일 정의 회복과 변화를 외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일부 보수 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백인 우월주의자들도 합세하여 시위대의 폭력성과 이념성을 핑계로 사회 안정을 위협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주 한인은 이런 사태를 바라보며 혼란스러운 반응을 내어놓고 있다. 한편으로는 같은 인종 차별의 그늘 아래 있는 소수 민족으로서 정의 회복과 변화를 바라고 있지만, 이런 목소리들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92년 엘에이 인종 갈등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트라우마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당시 흑백 갈등으로 빚어진 사태가 한인을 향한 분노로 옮았기 때문이다.

미주 한인 교계의 반응 또한 이런 한인의 열망과 우려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시대의 요구에 응답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그동안 소수 인종 간의 갈등 가운데 받았던 상처와 두려움을 직시하고 보듬고 있다. 미주 한인 교계의 주요 반응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숨 쉴 수 없다’라는 호소가 귓가에 쟁쟁, 한인 이민자 그저 ‘선한 소수인종’으로 머물 수 없어”

와싱톤사귐의 교회 김영봉 목사는 교인에게 보내는 목회 서신을 통해 플로이드 사태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더불어 한인 이민자가 이런 현실 앞에 그저 순응하는 소수인종이 되지 말고, ‘예수께서 가르치신’ 평화의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의 마음을 짓누르던 코로나-19 감염증에 더하여 지난 며칠은 우리가 사는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종차별과 그로 인한 폭력 사태로 인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조지 프로이드의 목을 짓밟고 있는 경찰의 굳은 표정이 마음의 스크린에서 지워지지 않고, "제발,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라고 간청하는 조지 프로이드의 호소가 귓가에 쟁쟁합니다. 그로 인해 미네소타와 디트로이트와 아틀란타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과 약탈 사태로 인해 마음이 착잡합니다. 이런 문제 앞에서 선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도 답답한 마음입니다.

우리 한인 이민자들 중에는 자신을 '반쯤 백인'으로 착각하고 사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혹은 '선량한 소수인종'으로서 이런 문제에서 비켜 서 있으려는 유혹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오늘 우리가 이 땅에서 누리는 평등한 대우는 수많은 흑인들이 희생한 대가로 얻은 것이고, 우리가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우리는 결국 이 땅에서 소수 인종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 우리도 목소리를 합하고 힘을 더해야 합니다. 다만,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라 예수께서 가르치신 대로 폭력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행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또한 우리 자신 안에 뿌리내리고 있는 차별 의식을 걷어 내도록 힘써야 합니다.

이런 까닭에 주일을 맞는 우리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비장합니다. 이번 주일은 성령 강림절입니다. 사도행전의 기록에서 보듯, 성령께서는 사람들이 세워 놓은 차별을 넘어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여 화해와 평화를 이루게 하십니다. 이 성령의 역사가 갈등과 분열의 바이러스가 퍼져가고 있는 이 땅에 임하시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인종 차별은 죄악…정의는 감정 아닌 행동하는 것”, 이보교 선언문

이민자 보호교회(이보교) 운동은 지난 6월 1일 “인종차별 철폐와 정의 실현을 위한 이보교 선언문”을 발표했다. 뉴욕과 시카고와 커네티컷 이보교가 공동으로 작성한 것이다. 선언문은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미국 사회 내에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구조적인 인종 차별’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정의하고, 이는 ‘반사회적 불의이며, 복음의 가르침과 상반된 죄악’임을 주장했다.

또한 정의와 공의를 실천하라는 ‘성경의 요구’에 따라 ‘모든 인종차별에 저항하고, 사회적 약자와 연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를 촉구했다. 이를 위해 선언문은 다음과 같이 6가지 선언을 채택했다.

1. 인종차별에 침묵하는 것은 불의에 동조하는 것임을 알고, 정의를 위해 소리를 높일 뿐만 아니라 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합니다. 2. 인종 간 갈등을 부추기거나 인종차별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을 거부하며, 반이민 행정명령 등 이민자와 소수 인종을 차별하는 정책도 반대합니다. 3. 그동안 억눌린 채 숨죽이며 살아왔던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고 그들의 모습이 보일 수 있도록 연대할 것입니다. 4. 우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슬픔과 분노를 이해하며, 같은 소수 인종으로서 그들과 연대해,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에 저항해 함께 싸울 것입니다. 5. 모든 시위와 저항운동은 평화적, 비폭력적 방법으로 실행되어야 하며, 어떠한 종류의 폭력과 약탈도 거부합니다. 6. LA 폭동 시 많은 한인들과 소수 인종들이 폭력의 피해를 입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반인종차별 시위가 또 다른 약자들을 희생자로 만들지 않도록, 평화적인 저항운동이 되기를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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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교 공동 성명서 (사진=이보교 제공)

“조지 플로이드 시위? 폭동(Riot) 아닌 항쟁(Uprising)입니다!”

미주 지역 정의 평화 운동 단체 아시안화해평화사역(ReconciliAsian) 허현 대표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에 관해 이야기 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움직임이라고 한다.

“사실 이게 (흑인들에게)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타인종들 눈엔 잘 보이지 않았던 혹은 일부러 쳐다보지 않았던 일이었죠. 그런데 이것이 영상을 통해 눈앞에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이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된 거 같아요.

이전에도 이런 시위가 있었고, 특히 92년 엘에이에서 있었던 인종 갈등 사태를 기억해보면, 비슷한 요구와 울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흑인들뿐만 아니라 백인들과 아시안들도 함께 대거 참여하는 현상은 다른 점이라고 해야 할 거 같아요. 미국의 인종 문제가 단순히 흑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소수 인종과 미국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과 이를 발판으로 하는 연대의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가지 주의해서 보아야 할 점이 있습니다. 정당한 시위를 가리켜 폭동이란 말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평화로운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이런 순간을 틈타 약탈을 일삼는 이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면으로 시위 전체와 본질을 폭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진실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시위의 본질은 부조리한 현실에 저항하고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항쟁입니다.

일부 언론과 방송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고의로 프레임을 바꾸어 시위를 통한 열망과 요구를 약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눈앞에 보이는 현상 너머에 있는 사태의 본질을 잘 구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현 대표는 더불어 아시안화해평화사역(ReconciliAsian)에서 채택한 성명서를 소개했다. 성명서는 플로이드뿐만 아니라 아후마우드 엘버리와 브레오나 테일러 등 최근 경찰에 의해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400년 역사 동안 지속하여온 흑인을 향한 구조적 폭력’을 비판하고 이들과 함께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흑인 차별 및 인종 문제에 있어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가 적극적이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역사는 결국 1992년 엘에이 인종 갈등 사태 당시, ‘흑백 갈등의 분노를 한인에게 향하게 하는 언론’의 먹잇감이 됨으로써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됐다고 기억했다. ‘억압받는 두 소수 인종'을 갈등하게 함으로써, ‘백인 권력을 보호하고 강화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성명서는 더 이런 비극이 생겨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커뮤니티는 인종 정의와 평화에 힘써야 하며, 참여와 연대를 통해 이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92년 엘에이 아직도 생생해, 더 깊은 화합과 사회 참여가 필요”

엘에이 한인 타운 중심부에 위치한 남가주 새누리교회 박성근 목사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면서, 92년 엘에이가 떠올랐다고 한다.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참사였지만, 플로이드 사태는 28년 전 기억을 다시금 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참사를 막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인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와 기여를 주문했다. 나아가 분노와 폭력보다는 화합과 연대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고 한다.

“저도 19992년 L.A 폭동(riot) 당시 교회를 지키기 위해 교회당 안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남쪽에서 시작된 화염이 한인 타운까지 올라와 많은 한인 가게들이 방화 되거나 약탈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미 주류사회나 경찰 당국에서는 구경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타운을 지켜주는 자가 없었습니다. 해서 한인들이 총기를 준비하고 한남체인을 비롯한 주요 건물들을 지켜야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고, 이런 참사를 막으려면 좀 더 견고한 한인들의 위상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기여도 필요하고, 주류 사회를 향한 목소리도 낼 수 있어야 우리를 지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번에 일어난 죠지 플로이드의 케이스를 보면 미국은 인종차별주의(Racism)를 넘어서지 못한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기독교 가치관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고, 용납해선 아니 될 악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단순한 분노나 폭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더 깊은 화합과 희생을 동반한 사회 참여가 필요합니다. 약자 편에 서서 사랑으로 사회 공의를 이루셨던 그리스도의 정신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기입니다.”

“한인 동참 절실히 필요, 참여는 합법적이고 평화적이어야”

엘에이 기윤실 박문규 대표는 이번 사건을 명백한 살인 행위로 규정하고, 한인들이 희생자의 편에 서서 위로와 정의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인 크리스천들은 이 천인공노할 경찰의 살인행위에 대해 피해자와 그 가족, 친구들의 슬픔에 동참해야 합니다. 나아가 아시아 커뮤니티에 갇혀서 무관심하지 말고 인종적 정의와 평등에 대해 발언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철저하게 합법적이며 평화적이어야 할 것입니다.”


뉴스M=마이클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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