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학을 다시 생각한다 1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 KCMUSA

정치신학을 다시 생각한다 1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본문 바로가기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홈 > 뉴스 > 미국교계뉴스 USA News

    정치신학을 다시 생각한다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연합감리교뉴스| 작성일2020-10-17 | 조회조회수 : 3,264회

    본문

    a4f1e9f61eca458ea0289c420ee5ae44_1602945345_4149.jpg
    영국 하이랜즈 칼리지의 스테인드글라스.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사진, 맨 뷔.


    a4f1e9f61eca458ea0289c420ee5ae44_1602945376_443.png
    사진 크레딧- 사진, 김선중 목사


    (편집자 주: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 많은 사람이 정치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시기에 "연합감리교회와 정치"시리즈에 이어 김선중 목사의 개인적인 경험과 기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역사에 관련한 내용이 담긴 글을 2부에 걸쳐 소개하려고 한다. 이글은 그 시리즈의 첫 번째로 신학과 역사적 고찰이 담긴 그의 경험 이야기다.)

    게르만 부족의 하나였던 프랑크족(Frank)은 로마제국 시대에 지금의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지역을 정복해 다스리던 부족이다. “(en)franchise”는 자유를 누렸던 그들의 이름에서 비롯한 자유와 특권과 관련한 다양한 단어 가운데 하나다.

    여성과 흑인들이 참정권과 투표권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 셀마(Selma)가 있다. 자유로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갈망했기에, 그들은 투표권을 요구한 것이다. 이 영화는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 기능적인 행위를 넘어, 근본적인 정체성과 관련이 있음을 일깨워 준다.

    마틴 루터 킹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행진할 것이다. 우리는 온전한 시민으로 대우받으려 행진할 것이다. 사악함과 어둠이 의로움의 빛에 무너질 때까지 우리는 행진할 것이다.”

    선거를 앞둔 미국 사회에서 겪은 필자의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 보려 한다.

    1. 현실

    필자는 미국에 유학을 왔다가 미국 시민이 되었지만, 타인종인 미국인을 섬기며 목회하는 지금도 늘 이민자가 지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

    1873년에 미국 정부는 “다양성 속의 일치”라는 뜻을 지닌 “E Pluribus Unum”이라는 라틴어를 주화에 새겨 넣도록 법으로 정했다. 하지만 소수인종 이민자로 살아보니, 그 일치는 주류인 백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일치일 뿐, 다른 소수 인종은 그저 주변의 들러리로만 머무는 것을 보게 된다. 마치 필자는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취급당하며 쌓인 마음의 상처들이 필자의 정체성과 기능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드류 신학대학원에서 강의했던 이정용 박사는 이민자가 거쳐야 할 정체성을 세 가지 단계로 설명한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온 이민자로서 한국과 미국이라는 두 개의 생활 터전과 문화 사이를 오가며 생존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을 그때마다 선택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In-Between 단계다. 그다음에는 제법 그 두 가지를 모두 끌어안으려 하지만, 여전히 주변인으로 취급당하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In-Both 단계다. 마지막으로 도달해야 할 이상적인 단계는 그 둘을 초월하여 더 크고, 더 높고, 더 깊은 정체성을 견고히 형성하는 In-Beyond 단계라고 그는 말한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필자는 뉴욕의 사우스 브롱스 지역의 흑인 거주민들의 삶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네이튼 코졸(Nathan Kozol)의 책을 읽으며, 미국의 3대 차별기관이 “학교, 병원, 교회”라는 대목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 주장을 일반화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인종차별(racism), 계급(classism), 성차별(sexism), 이성애중심주의(heterosexism), 연령차별주의(ageism), 외모지상주의(lookism), 장애인차별(able-bodiedism) 등 온갖 종류의 차별로 가득한 이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마지막 단계인 “In-Beyond”에 도달해 정체성을 세우고 바람직한 기능을 감당할 수 있을까?

    2. 신학과 역사적 고찰

    수십년 전 신학생 때 수강했던 “교회와 국가” 과목의 종강 시간에 박대인(Edward Poitras) 교수의 강의 내용 중 “비종교적이고 세속화된 국가는 계속 존속할 것이다. 교회와 국가의 갈등과 그 해결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교회는 자체 의식과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차별이 가득한 이 “세속 사회”에서 “신앙인”으로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우선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서 점검해 보려 한다.

    고대 유대 사회는 원래 신권정체(theocracy)의 종교적 공동체였고, 정치는 그 공동체를 위한 것이었던 반면, 고대 희랍 사회는 정치적 공동체로, 종교는 그 공동체를 위한 종교였다. 희랍의 종교 제도를 이어받은 정치적 공동체로 출발한 로마 제국은 현실적이고, 조직적이며, 공평과 정의에 초점을 맞춘 포괄주의적 성격을 띤 국가로, 기독교는 그러한 사회 안에서 성장했다.

    신약성서는 로마제국 안에서 기독교와 관련해 어떻게 종교와 국가를 이해했는지 다양하게 보여준다고 루츠 폴(Lutz Phole)은 말했다.

    로마서 13장은 인간의 악의 요소를 통제하기 위해 하나님이 세속적인 권력을 허락하셨다는 신적인 근원을 인정한다. 물론, 기독교인들도 자신의 내적인 원리원칙을 가지고 그 삶을 영위해야겠지만, 악을 억제하는 사회제도의 기능 역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시록 13장을 보면, 국가와 정부를 부정하고 적그리스도로 여겨, 절대적 충성은 오직 그리스도에게만 바치고, 국가에는 수동적이며 무관심한 태도를 취한다. 예수의 가르침(마22, 막12, 눅20)은 삶을 두 영역으로 구분하며, 가이사의 것을 하나님께 바쳐서는 안 되고, 하나님의 것을 가이사에게 바쳐서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로마제국은 나라와 권세와 영광을 자신에게 바치라고 요구했지만, 에수는 그것들을 오직 하나님께만 바쳐야 한다고 가르친다.

    이렇게 신약성서의 구절들은 로마 황제가 아닌, 오직 예수만이 주님이시라는 바탕 위에서 교회와 국가를 구별하고, 국가에 대해서는 타협 혹은 배척의 자세를 갖는다.

    성 어거스틴은 지상의 사회와 하늘의 사회를 구별하고,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속한 사람으로 이 땅에서는 단지 “거주 외국인(civitas peregrina)”일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 땅에 사는 동안, 땅의 일에 복종하고 협력하며, 기도하고 참여하기를 권했다.

    기독교가 공인된 후, 동방 정교회는 교회에 대한 국가의 지배를 일부 인정하고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은 교회와 국가를 구별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국가의 일에 관여했다. 헬무트 틸리케(Helmut Thielicke)에 따르면, 로마 카톨릭교회는 오직 교회만이 자연법적 질서의 수호자가 되고, 세속적 국가는 자연법에 접근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국가에 대해 정치적인 감시를 적극적으로 하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생겨난 종교개혁사상은 자연법적 창조 질서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회가 국가에 대한 정치적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마틴 루터는 또한 두 왕국 설을 주장하면서 하나님께 두 왕국을 지배할 권능이 있지만, 그 행사 방법과 양식이 달라, 교회는 오직 국가로부터 혼돈과 무질서의 위협을 느낄 때만 방어 차원에서 정치에 관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자연법에 기초하든 두 왕국 설에 기초하든과 상관없이, 교회는 국가가 전체주의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신성화하며 인간의 영혼에 대해 간섭할 때는 그것에 저항해왔다. (2부에서 계속)


    김선중 목사(사우스밀워키 연합감리교회, 위스컨신 연회)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226건 176 페이지
    • [시사] [워싱턴 DC]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입후보자 0명
      미주한국일보 | 2020-10-23
      ▶ 박대원씨, 자격 미달 판명에 등록 하지못해 박을구 선관위원장이 스피커폰을 통해 김영천 회장과 통화하고 있다. 제41대 워싱턴한인연합회 회장 선거가 무산됐다. 후보 등록 마감시간인 21일 오후 3시까지 등록자가 없었다. 이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입후보 등…
    • 하나님의 성회 한국총회, 목사 및 전도사 고시…신청자 모집
      미주한국일보 | 2020-10-23
      하나님의 성회 한국총회 총회장 김명옥 목사 (사진: 국민일보 USA) 하나님의 성회 한국총회(총회장 김명옥 목사)가 목사 및 전도사 고시 일정을 발표하고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응시자격은 동 총회 헌법에 의거하여 자격을 갖춘 자로서 총회가 인정하는 신학교에 재학 …
    • [IL] 코로나19 신앙 체험 수기 공모전 수상작 선정
      크리스찬저널 | 2020-10-23
      "불가불 등수를 정하긴 했지만 모두가 우수했고 주님께서 기뻐하실 내용들이었다” 본사(크리스찬저널)에서 개최한 ‘코로나19 위기 극복 & 응원 신앙 체험 수기 공모전’ 심사가 드디어 끝났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신앙 체험과 육체적·정신적·재정적 변화를 겪…
    • [NJ] 재미고신 제36차 총회, 신임 총회장에 이신구 목사 선출
      고신뉴스 KNC | 2020-10-23
      화상으로 열린 가운데 총대들 “하나님 본받는 자 될 것” 다짐 ▲재미고신총회 새 임원들(제36회기) (사진 재미고신총회 제공) cookie0228@hanmail.net ▲재미고신총회 새 임원들(제36회기) ▲ 재미고신총회준비위원들 재미한인예수교장로…
    • [CA] 작은나눔,네팔 카트만두에 사랑의 휠체어 전달
      미주한국일보 | 2020-10-22
      ▶ 코로나 팬데믹에도 국경의 벽 넘어 장애인에 사랑실천 ▶ 2021년에도 계속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지난 10월 7일 '작은나눔'의 제17차 사랑의 휄체어 전달식을 갖고있다 <사진 작은나눔> 코로나 19으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힘들…
    • “올해 혼돈에 좌절 말고 미래 향해 전진하자”
      미주한국일보 | 2020-10-22
      ▶ TV진행자 데이빗 예레미야 목사 ▶ 신간 ‘포워드’ 통해 기독교인 격려, “누가 대통령 되든 예수님 필요” 데이빗 예레미야 목사 (사진: GOD TV) 저명한 기독교 서적 저자인 데이빗 예레미야 목사가 신간을 통해 올해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좌절하지 말고 …
    • 다시 문 연 교회 ‘출석 교인 감소’ 우려가 현실로
      미주한국일보 | 2020-10-22
      ▶ 개신교회 87%가 현장 예배 재개했지만 ‘교인 수 90% 이상 회복’은 15%에 그쳐 ▶ 코로나 이전의 30% 미만 감소도 9%나 현장 예배를 재개한 교회는 증가했지만 출석 교인 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 [CA] 수년간 이어진 교회 소송들 종지부 찍었다
      LA중앙일보 | 2020-10-22
      [장열 기자의 법정 스트레이트] 나성열린문교회 8년 다툼 종결 얼바인침례교회 내분 소송 끝 “승소 여부 떠나 교계에는 오점” (사진: 기독신문) 한인 교계 내에서 수년간 논란이 됐던 굵직한 소송들이 최근 잇따라 종결됐다. 소송에 연루된 교회들은 건물을 둘러싼…
    • [NY] 뉴욕목사회 제49회기 정기총회 공고
      기독뉴스 | 2020-10-22
      뉴욕목사회가 제48회기 정기총회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촬영했다.(자료사진)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회장 이준성목사)가 제 49회기 정기총회를 앞두고 회장 및 부회장 입후보 등록을 공고했다. 회장 이준성목사와 선거관리위원장 정순원목사는 “제49회기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
    • "세계선교 이끌려면 '연대의 기술' 익혀야"
      한국기독공보 | 2020-10-21
      미국장로교회, 교회 간 협력 강화 위한 10대 지침 제시 미국장로교회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18개월 동안 권역별 선교 전문가들과의 대화 모임을 10차례 가졌으며, 토의 내용을 수합해 최근 선교전략 보고서를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진행된 아…
    • UMC 총감독회, CUIC가 제작한 연말 절기 설교와 성경공부 자료 사용 권고
      연합감리교뉴스 | 2020-10-21
      연합감리교회 총감독회는 연말 휴가 기간동안 UCIC가 만든 설교와 성경공부 자료를 사용하라고 권장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총감독회의 페이북 갈무리. 연합감리교 총감독회는 연합감리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에게 기독교인들의 화해와 일치 그리고 정의 추구를 위해 조직된 …
    • [CA] UMC 한인목회강화협의회 가을 연차회의 줌으로 열려
      크리스천 위클리 | 2020-10-21
      정희수 감독, “내일 일을 주님께 맡기고 믿음으로 사역에 동참하자” 한목협 가을연차회의가 줌으로 열렸다 연합감리교 한인목회강화협의회(한목협, 회장 정희수 감독, 사무총장 장학순 목사) 2020년 가을 연차회의가 지난 10월 15일 (목) 줌미팅으로 열렸다. …
    • [CA] 밀알의 밤 … 금년에는 온라인으로
      크리스천 위클리 | 2020-10-21
      추수감사절인 11월 26일(목) 오후 8~9 시 금년 밀알의 밤은 추수감사절인 11월 26일 열린다 매년 가을 ‘밀알의 밤’을 개최해 힘든 이민생활에 지쳐 있는 수많은 동포들에게 작은 위로와 휴식을 안겨주며,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장애인 학생들에…
    • 정경비평 창시자 제임스 샌더스 박사 별세
      크리스천 위클리 | 2020-10-21
      제임스 샌더스 박사가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정경비평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고 LA동부 클레어몬트에 있는 ‘고대 성서사본 센터’의 명예회장이던 제임스 샌더스(James Sanders) 박사가 지난 10월 1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테네시 멤피스에서 …
    • e6a07d7bdcc77e6a2bc7e0571ded4512_1603311447_9448.jpg
      [CA] UMC 한목협 본지 발행인 조명환 목사에게 공로패
      크리스천 위클리 | 2020-10-21
         연합감리교 한인목회강화협의회(한목협, 회장 정희수 감독)은 지난 10월 15일(목) 가을연차 회의에서 크리스천 위클리 발행인 조명환 목사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줌미팅으로 열린 이날 연차회의에서 정희수 감독은 “한인목회강화협의회는 지난 18년 동안 연합감리교회와…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