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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 플로이드와 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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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미주한국일보| 작성일2020-07-01 | 조회조회수 : 4,1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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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일룡 칼럼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의 과잉 폭력 사용에 의해 빚어진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전국에서 항의 시위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성 요구가 드높다. 며칠 전에는 내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도 백인 경찰이 제 정신이 아닌 듯 해 보이는 한 흑인 남자에게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폭력적으로 제압한 사건이 일어 나기도 했다.
    이에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국장은 바로 공개 사과를 하고 해당 경찰을 폭행 등으로 기소했다. 그리고 현장에 있었던 다른 경찰들도 모두 업무에서 배제된 채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내가 가끔 찾아가 예배를 드리는 미국인 교회가 ‘인종차별주의, 정의, 그리고 희망’ 이라는 주제로 공개 대화를 주최했다. 물론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참여 숫자도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바로 신청해 참여할 수 있었다. 숫자를 500명으로 제한했기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그 정도 숫자면 작은 규모도 아닌데 저녁 8시에 대화가 열리는 당일 오후 2시에 이미 제한 숫자가 모두 채워졌다고 하니 그 만큼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대화의 사회는 행사를 주최한 교회의 백인 담임 목사가 맡았다. 그리고 두 명의 목사가 초대되었는데 둘 다 흑인으로서 한 명은 가까운 메릴랜드 주에서,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로스엔젤레스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1시간 반 이상 진행 되었던 이 대화에서는 내가 이미 짐작할 수 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전혀 예기치 못 했던 부분도 있었다. 또한 마지막에 거론 되었던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기독교인들이 많은 우리 한인 동포 사회와 한인 교회들에게도 생각해 볼 거리와 도전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대화의 내용 중 예기치 못했던 부분에는 초대 받은 흑인 목사가 느끼는 인종차별에 대한 소회가 있었다. 그 목사는 같이 초대된 다른 흑인 목사에 비해 피부 색깔이 상대적으로 옅었다. 그 목사는 피부 색깔 짙음 정도와 체격에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본인처럼 피부 색깔이 상대적으로 옅고 체격이 크지 않는 흑인들이 주위로부터 받는 경계심은, 훨씬 검고 건장한 흑인들이 느끼는 것 보다 덜 하다는 것이다. 그 목사는 그 소회를 통해 검은 피부와 큰 체격이 우리에게 주는 두려움의 근본적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그게 우리의 마음 속에 깔려 있는 인종차별에서 연유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뜻인 것이다.

    초대된 흑인 목사들은 대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교회에 대해 아픈 지적과 도전의 발언도 던졌다. 지적은 인종차별 문제에 있어서 교회들이 과거에 보여 준 자세와 행태였다. 여기에서 교회는 사실 백인 교회를 가리켰다. 흑인 교회들에게는 인종차별 문제란 그들의 존재와 삶에 직접적 연관이 있기에 민권운동에 앞장 섰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바이다. 그런데 백인 교회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오래 전에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가며 인종차별을 정당화시킨 적도 있었고 그렇지 않더라도 침묵과 관망만 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러한 행태는 ‘공범 행위’ 와 다름 없다는 비판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교회들이 행동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보이지 못한 채 말 잔치나 기도로만 멈춘다면 교회가 맡은 역할을 다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지적과 도전에 과연 우리 한인 교회들이 교회로서 취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까. 결국 그 흑인 목사들이 지적한대로 우리는 기도만 하는 것으로 그쳐야 하나. 이런 일들은 흑인들의 문제이지 한인들의 문제는 아니라고 그냥 넘어 갈 수 있나.
    이에 지난 달 말 내가 출석하는 교회가 소속된 미국연합감리교회 버지니아 연회의 흑인 여자 감독은 교회 내에서 이런 인종 문제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가질 것을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또한 최근 하버드 대학 총장은 하버드 대학 커뮤니티에 누가복음 12장 48절을 인용하면서 더 많이 받은 자에게 더 많은 것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문과 지적이 우리 한인사회와 한인 교회들에게 시사하는 바도 크다.

    <문일룡 / 변호사, VA>


    미주한국일보 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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