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노숙자 사역 가장 큰 걸림돌은 '재정'과 '인력 부족'... 연방정부 역할 요구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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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맞아 노숙자 사역 인식 설문조사
절반 이상 “현재 사역 안 해" ... 교회 사역에 대한 인식도 낮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웃을 향한 나눔과 돌봄의 가치를 되새기는 연말이지만, 그 따뜻함이 노숙자 사역의 현장까지 충분히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KCMUSA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노숙자 사역에 대한 사회적 관심 수준과 교회의 참여 실태, 그리고 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원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월 1일부터 2주간 진행됐으며, 총 12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노숙자 사역에 대한 공감대는 존재하지만, 실제 참여와 지속성 면에서는 뚜렷한 한계가 드러났다. 현재 노숙자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1%에 그쳤고, 53%는 현재 아무런 사역도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과거에 사역을 진행한 경험이 있으나 중단한 경우도 13%에 달해, 노숙자 사역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적 현실을 보였다. 향후 사역을 계획 중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사역이 중단되거나 지속되지 못한 이유는 현실적인 자원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확인됐다. 복수 응답으로 집계된 133건 가운데 인력 부족이 34%로 가장 많았고, 재정 부족이 31%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교회 내부의 관심 저조(14%), 다른 사역에 대한 우선순위 이동(12%), 사역 효과에 대한 회의감(9%)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숙자 사역이 의지나 필요성의 문제를 넘어, 구조적 지원 없이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가장 시급한 지원을 묻는 질문에서도 이러한 인식은 분명히 드러났다. 응답자의 41%가 재정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고, 자원봉사자 모집 및 교육이 33%로 뒤를 이었다. 또한 사역 네트워크나 연합체와의 연결, 그리고 사역 아이디어 및 프로그램 자료 제공이 각각 13%로 나타나, 개별 교회나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인됐다.
교회의 노숙자 사역 기여도에 대한 평가에서는 응답이 엇갈렸다.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는 37%로 가장 많았으나,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7%에 달했다. 특히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24%로 나타나, 교회 차원의 노숙자 사역이 성도들에게 충분히 공유되거나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매우 적극적이다’라는 평가는 12%에 그쳤다.
이번 설문조사 참여자의 연령 분포 역시 눈길을 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70~79세가 4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60~69세가 32%, 80세 이상이 1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87%가 60대 이상으로, 노숙자 사역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이 주로 고령층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중·청년층의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50~59세는 10%, 40~49세는 2%에 그쳤고, 30~39세 응답자는 전무했다. 18세 미만과 19~29세 역시 각각 1%에 불과해, 다음 세대의 참여 확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자유응답을 통해 수집된 의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약 38%는 재정적 지원 부족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적하며, 안정적인 재원 확보 없이는 사역의 지속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동시에 약 24%는 봉사자와 인력 부족을 심각한 문제로 꼽았고, 약 22%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직업훈련, 주거 연계, 정신건강 상담, 중독 회복 프로그램 등 자립을 돕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노숙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차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연방 및 주정부 차원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약 26%는 노숙자 문제가 교회나 민간 영역만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공공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책임과 각성을 촉구하는 의견과 더불어, 사랑과 존중, 관계 회복을 바탕으로 한 신앙적 접근의 중요성을 언급한 응답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연말을 맞아 노숙자에 대한 관심과 공감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것이 실제 사역 참여로 이어지기에는 재정과 인력, 협력 구조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고령층에 집중된 관심을 청·장년층과 다음 세대로 확장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 그리고 교회와 지역사회, 공공 영역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는 노숙자 사역의 전반적 현황과 인식을 파악하는 데 의미가 있었지만, 응답자의 역할 구분이나 교회 규모, 지역적 특성, 재정·인력의 구체적 수준, 그리고 노숙자 당사자의 목소리까지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 한계도 함께 드러냈다. 이에 따라 향후 보다 정교한 조사와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노숙자 사역이 실제 현장에서 지속 가능하게 작동하기 위해 무엇이 보완돼야 하는지 하나씩 짚어나가야 할 과제도 남겼다.
니콜 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