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사 지우기 정책에 소수계 역사 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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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전시물 철거 지시 이어 교육과정 제한도
에스닉 역사 관계자들 “기록물 관리 중요” 강조
미 건국 250주년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립공원과 박물관, 교육현장에서 노예제와 인종차별 관련 기록을 재검토·철거하는 조치를 잇달아 추진하면서, 소수계 커뮤니티와 시민사회에서 역사 왜곡과 지우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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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행정명령 내용. [백악관 웹사이트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3월 ‘미국 역사에 대한 진실과 건전성 회복(Restoring Truth and Sanity to American History)’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내무부와 국립공원관리청(NPS)은 국립공원 내 표지판과 전시물 전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가 일부 전시물 등을 철거한 상태다. NPS 대변인은 당시 성명을 통해 “미국 역사나 역사적 인물의 부정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자료는 이해를 돕기보다 왜곡할 수 있다”며 “모든 표지판과 전시물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웨스트버지니아주 하퍼스 페리 국립역사공원이 규정준수 위반을 들어 노예제 관련 표지판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퍼스 페리는 1859년 노예제 폐지를 주장한 존 브라운의 봉기를 기념하는 장소로, 노예제의 현실과 인종차별의 역사를 알리는 자료들이 전시돼 왔다.
또 조지아주에 있는 포트 풀라스키 국립모뉴먼트와 버지니아주에 있는 국립역사공원 등에서는 남북전쟁 당시 촬영된, 노예 학대 사진(The Scourged Back)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은 북부 지역에서 노예제 폐지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사료로 평가받아왔다.
이밖에도 공립학교에서는 ‘분열적 개념(divisive concepts)’을 이유로 인종차별·노예제·이민사 관련 교육 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와 인권단체, 언론인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재편은 단순한 해석 차이가 아니라 권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일미 국립박물관(JANM)의 앤 버로우스 관장은 “역사를 보관하는 박물관과 에스닉 미디어는 불편한 진실을 지우라는 요구 앞에서 침묵과 중립을 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 역사를 언급하며 “1942년 아무도 일본계 미국인을 위해 나서지 않았던 침묵의 대가가 컸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서던빈곤법률센터 대표 마거릿 황은 “권위주의적 통치는 언제나 역사와 기억을 먼저 공격한다”며 “노예제, 인종차별, 배제의 역사가 공적 기록에서 사라질수록 현재의 차별은 더 쉽게 정당화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특히 남부 지역에 여전히 2000개가 넘는 남부군 기념물이 남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들 대부분은 남북전쟁 직후가 아니라 인종차별 체제를 정당화하던 시기에 세워졌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레이 수아레스는 “미국 역사는 건국 초기부터 다인종·다문화였다”며 “라틴계와 이민자 역사를 지우는 시도는 현재의 이민 정책과 배타적 정체성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앨라배마 기반 시민단체 대표 앤네시아 하디는 “공식 기록물에서 배제되는 공동체는 정치적, 제도적 보호도 받지 못한다”며 “역사 삭제는 문화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구조적 문제”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