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 공포,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서기 251년의 기독교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펜데믹 공포,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서기 251년의 기독교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펜데믹 공포,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서기 251년의 기독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이굿뉴스| 작성일2020-07-14 | 조회조회수 : 4,558회

본문

전염병을 대하는 초기 그리스도교

 d11af80ab2103ef4f31b85bd99b32a83_1594678586_9903.jpg

심용환 /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

카르타고의 사제 키프리아누스는 서기 251년 전염병과 관련한 의외의 글을 남긴다.

"죽음의 재앙 속에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아니,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이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 무서운 재앙은 유대인이나 이교도, 그리스도의 적들에게는 파멸이지만, 신을 모시는 그리스도 교도에게는 축복받은 출발이다. 인종에 상관없이 악한 자뿐 아니라 의로운 자도 죽는다고 해서, 이 재앙이 악인에게나 의인에게나 똑같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착한 사람들은 새 생명을 얻기 위해 부름을 받은 것이고, 나쁜 사람들은 고통을 받기 위해 소환된 것이다. 믿음이 있는 사람에겐 보살핌이 주어지고, 믿음이 없는 사람에겐 징벌이 주어질 뿐이다."

이 글은 조금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키프리아누스는 전염병이 몰고 온 재앙을 신의 분노로 해석하여 사람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광신도도 아닐뿐더러, 로마 제국의 앞잡이 역할을 하며 전염병 앞에 무력한 정부를 옹호하는 그저 그런 인간도 아니다. 그는 초대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교부였고 로마 황제들의 박해에도 굴복하지 않았던, 그로 인해 순교 할 수 밖에 없었던 인물이었다.

전염병을 예찬하고 있는 듯 한 글로 보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재앙과 죽음의 공포 가운데 존재와 부활의 의미를 따지며 예수를 믿는 신앙이 고통의 시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논하고 있는 글이다.

시카고 대학의 윌리엄 맥닐 교수는 <전염병의 세계사>라는 저서에서 악성 전염병이 창궐하던 로마 제국에 기독교 신앙이 어떻게 뿌리를 내렸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미트라교를 비롯한 여러 이교들이 상황을 의미 있게 해석하거나 헌신적으로 성도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병자들을 팽개치고 도망갔던 반면’ 그리스도 교도들은 서로를 돕고, 버림 받은 사람들을 지켜주며 살아있음의 의미 그리고 죽음 이 후의 세계에 대한 확신을 로마인들에게 심겨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그렇지 않았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만일 그들도 그렇게 행동했더라면, 그리스도교가 멸시받은 유대인들의 이름 없는 한 교파에서 벗어나 로마 제국의 종교로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는 사람들이 “저들이 서로서로 어떻게 사랑하는지 보라!”라고 말했을 때, 당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분명 이후 사람들이 따를 수 없을 정도로 자신들의 믿음에 뜨거운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문장은 19세기 영국 기독교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글이다. 그는 영국 기독교를 ‘자신들의 교리를 믿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면서 적당히 믿고 적당히 행동’한다고 보았다. 영국에서 ‘교리라는 것은 원래 적대 세력을 공격하는 데 편리하게 사용’되며 영국 기독교인들의 사랑과 헌신을 인정하는 사람들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라고 단정하니 말이다.

새로운 사회 현상을 대하는 사려 깊은 기독교인들의 노력이란?

코로나19사태가 반년을 넘게 지속되고 있으며 꺽이지 않을 기세로 전 세계에 창궐하고 있다. 기존의 사회시스템을 뒤흔드는 수준이니 지난 100여년의 역사 속에서 누구도 경험해보지 않은, 그야말로 미증유의 사태임에 분명하다. 덕분에 소위 ‘코로나 마케팅’이 대세이다. ‘코로나 이 후의 세계’, ‘언택트의 시대’ 등등 각양의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쏟아진 전염병 관련 서적들이 기껏 해 봤자 전염병으로 인한 공포와 죽음 같은 끔찍한 에피소드 위주로 채워져 있듯 세계적인 석학의 글을 살펴보더라도 딱히 새로울 것은 없는 형편이다.

생태주의자들은 생태계 복원의 계기임을 역설하고, 수정주의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다.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해오던 이야기들이다. 전염병은 문명의 발전으로 창궐하기도 하지만 제어되기도 한다.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1929년 대공황에 대한 고답적인 서술에 불과하다. 쉽게 말해 특별한 해결책, 사회적 상상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 앞에 인간은 무력해진다. 서기 251년 키프리아누스와 박해받는 그리스도교의 성공은 전염병 자체를 막아내는데 이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각양의 노력으로 자신들과 로마인들의 존엄성을 지켜냈다.

그렇다면 2020년 한국의 기독교는 어떨까. 한국 교회는 새로운 사회 현상 앞에 어떤 사려 깊은 숙고와 성찰 그리고 그러한 깊이에 근거한 행동과 실천을 이루어 가고 있을까.

서기 251년 전염병의 창궐 가운데 벌어진 기독교의 성장을 두고 결국 전염병도 하나님의 뜻이고, 이를 통해 로마가 기독교화 되었다는 식으로 쉽사리 역사를 해석하면 크나큰 위기에 몰릴 것이다. 전염병은 251년부터 266년 사이에 지중해를 강타했지만 6~7세기에도 다시 한 번 창궐한다. 542년부터 시작된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는 유스티니아누스 대제의 로마 제국 재건의 꿈을 무너뜨린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게르만족이 지중해의 절반을 차지하고 만 것이다. 634년에는 이슬람 군대에 의해 동로마 제국이 큰 어려움을 겪는데 이 시기 유달리 기독교도들의 지역에서 전염병의 피해가 컸고 그 결과 이슬람 제국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목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사려 깊고 질서가 잡힌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경험으로 배워야 합니다. 교사는 자기가 말하는 내용과 어떤 사람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얼마나 길게 말할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교부 중에 한 명이었던 대 그레고리우스의 <에스겔서 강해>에 나오는 구절이다.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앞으로의 미래를 두고 각양의 고민을 하고 있다. 참으로 지금의 과정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면 기독교인인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나가야 할까.


아이굿뉴스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5,462건 310 페이지
  • "통일교사업 특혜 경제특구 해제하라" 여수시 화양면 주민들 분통
    CBS노컷뉴스 | 2020-07-15
    [앵커] 통일교 계열의 기업이 전남 여수시 화양면 일대의 경제자유구역 300만평 규모의 토지를 사들여 개발하겠다고 밝혔으나 17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관계당국이 경제자유구역 지정시한을 4년 더 연장해 주려하자 주민들은 자신들의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 정세균 총리·교계 지도자 오찬..교회 방역 지침 완화 될 듯
    CBS노컷뉴스 | 2020-07-15
    교계, 교회 대상으로 방역 지침 강화에 강력 반발..정부, "교회 입장 이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은 최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 19 장기화와 관련 교회 여름 행사 축소 또는 취소와 자발적인 철저한 방역을 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정…
  • “선교현장 소통 위한 화상체제 구축 강화”
    기독신문 | 2020-07-15
    GMS 이사회, 코로나19 장기화 대비 선교지원 방안 논의 GMS이사회 임원들이 회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GMS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총회세계선교회(이사장:김정훈 목사, GMS) 이사회가 7월 9일 월…
  • ‘코로나19 시대’ 교단 총회, 다양한 방법 찾았다
    기독신문 | 2020-07-15
    일정 단축하고 ‘온라인 총회’ 개최하기도 … 비대면 시대 디지털 역량 강화 과제로 상반기에 총회를 열었던 국내외 일부 교단들이 일정을 하루 만에 끝내거나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행사를 무사히 끝냈다. 여러 안건을 심도 깊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았지만…
  • ‘PD수첩’ 관련, 연회심사위 신청만 3건
    기독교타임즈 | 2020-07-15
    공금횡령‧명예훼손‧성희롱 등 총 13명이 고발 지난 9일 열린 서울남연회 본부 감독실에서 진행된 심사위원회 회의 모습. 'MBC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로고스교회 전준구 목사를 상대로 6일까지 서울남연회 심사위원회에 접수된 고발장이 모두 3건에 이르는…
  • “한민족선교로 통일시대 준비한다” 선교 통한 5060 자기계발 제시
    기독교타임즈 | 2020-07-15
    감신대 대학원 한민족선교전문과정 첫 학기 수료 감신대 대학원 한민족선교 전문과 과정이 첫 학기를 마쳤다. 사진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수업으로 첫 학기를 보낸 23명의 수강생과 교무처장 장성배 교수(앞 줄 가운데)가 지난 11일 종강 모임을 갖고 교문 …
  • [속보] 상도교회 매각비리 관련자 기소전용재 전 감독회장, 전명구·이용윤 목사
    기독교타임즈 | 2020-07-14
    총회심사위원회, 만장일치 기소 결의 전용재 전 감독회장과 전명구·이용윤 목사가 기소됐다. 총회심사위원회가 상도교회 매각 비리와 관련해 피고발된 전용재 전 감독회장과 전명구·이용윤 목사에 3인에 대해 26일 기소하기로 만장일치 결의 했다. 총회심사위원회가 교리…
  • 계산중앙교회 최세웅 원로목사 천국환송예배
    기독교타임즈 | 2020-07-14
     계산중앙교회 최세웅 원로목사(중부연회 22대 감독)가 지난 25일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천국환송예배는 지난 27일 고인이 40여 년 간 목회한 계산중앙교회 대예배실에서 진행됐으며, 700여 명의 추모객이 함께 참석해 슬픔을 나눴다. 천국환송예배 설교를 맡은 …
  • “이동환 목사, 회개하고 용서 구해라”
    기독교타임즈 | 2020-07-14
    감리교평신도동성애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동성애 축복 반대" 성명 발표  지난 7일 성 소수자에게 축복식을 진행한 이동환 목사와 관련해 감리교평신도동성애대책위가 기자회견을 열고 연대 성명을 발표했다. 경기연회가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퀴어집회 현장에서 '성 소수자 …
  • 기감 12개 연회 선거권자 1만 63명 접수
    기독교타임즈 | 2020-07-14
    ​ 선관위 상임위 14차 회의 "미주 온라인 연회 효력 유무, 총실위에 질의" 권고 경기 제외한 11개 연회 회의록 검토, 9월 2일 명단 확정 지난 10일 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회가 장시간 회의를 통해 현안을 논의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일 국내외 모든…
  • “후회뿐인 것 같지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아이굿뉴스 | 2020-07-14
    ■ 연중 기획 - 오해와 이해 : 나는 입니다 ⑱ 끝나지 않은 사명 ‘은퇴목사’ 한국교회의 80% 이상이 미자립 교회라는 현실에서 은퇴 후 수억 원의 전별금을 수령하거나, 노후 주택을 제공받을 수 있는 목회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세상에서 떠들썩하게 주목하는 …
  • 한일장신대, 98년 역사 첫 내국인 여성 총장
    아이굿뉴스 | 2020-07-14
    이사회, 지난 8일 신학과 채은하 교수 신임총장으로 최종 결정 한일장신대가 학교 설립 98년 만에 첫 내국인 여성 총장을 선출했다.  학교법인 한일신학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신학과 채은하 교수(63·사진)를 최종 선출했다. 채은하 교수는 “지체장애가…
  • 성시화운동, 해돋는마을과 함께 독거노인 섬겨
    아이굿뉴스 | 2020-07-14
    총선 협업 우수단체 상금, 전액 어르신 대체식과 마스크 전달에 사용  세계성시화운동본부(대표회장:김상복 목사·전용태 장로)가 지난 8일 사단법인 해돋는마을(이사장:장헌일 목사)과 함께 쪽방촌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성시화운동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추진…
  • 펜데믹 공포,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서기 251년의 기독교
    아이굿뉴스 | 2020-07-14
    전염병을 대하는 초기 그리스도교  심용환 /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 ​카르타고의 사제 키프리아누스는 서기 251년 전염병과 관련한 의외의 글을 남긴다. "죽음의 재앙 속에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아니, 우리 중 …
  • “기독교 채널은 유튜브에서도 구별돼야 한다”
    아이굿뉴스 | 2020-07-14
    ■ 연중 기획 - 오해와 이해 : 나는□ 입니다 ⑲ 조회수가 다가 아냐 ‘기독 유튜버’ 브이로그 찍는 전도사…영향력 유명 유튜버 못지않아 ‘요게벳의 노래’ 조회 수 폭발했지만 높은 수익은 NO 유튜브는 어렵다는 생각은 편견…단순하게도 흥행 가능 유튜브 채널 …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01,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