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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역사유산 관리 이대로 괜찮을까] 무너져가는 총회사적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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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독신문| 작성일2024-07-08 | 조회조회수 : 1,76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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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만 아니라 지켜야 하는 것이 신앙유산의 가치 


지역 최초의 교회라는 명성과 순교유산 등 보유하고도 예배당 파손 대책 없어

“사적지 지정 이후 방치만 할 게 아니라 관리매뉴얼 시급히 마련해야” 목소리


광주광역시 삼도교회(선태중 목사)는 총회로부터 사적지 지정을 받기까지 많은 고생을 했다. 광주권 최초의 교회로 설립된 역사적 사실을 밝히기 위해 관련 학자들에게 의뢰해 학술세미나를 여는가 하면, 사라질 뻔한 신앙유산들을 발굴해 역사적 증거로 삼기도 했다. 교회의 자랑스러운 사적을 밝혀내고, 이를 기리고자 비록 크기는 작지만 기념비들을 조성하기까지 했다.


조그만 농촌교회라는 열악한 현실 속에서 그야말로 눈물겨운 분투를 벌인 셈이었고, 그 결과 제103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13호로 지정을 받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였다.


사실 삼도교회 입장에서는 사적지 지정을 통해 담임목사 2대에 걸쳐 숙원사업으로 추진하던 광주지역 기독교역사관 건립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당연히 뒤따를 줄 알았던 예산지원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더 큰 문제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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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역사와 신앙의 유산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줘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사적지 지정을 받고도 방치된 채 예배당이나 유물들이 훼손돼 가는 교회들의 모습. 광주 삼도교회. 


총회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역사와 신앙의 유산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줘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사적지 지정을 받고도 방치된 채 예배당이나 유물들이 훼손돼 가는 교회들의 모습. 광주 삼도교회.

예배당 앞마당에 보기 드물게 돌로 쌓아 세운 종탑은 교회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균열이 생기던 종탑은 몇 해 전부터 심각하게 붕괴의 조짐을 보였다. 조금씩 땜질 처방을 해가며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전문가들의 손길 없이는 더 이상 어찌해볼 수 없는 한계상황이 왔다.


올해 소속 노회와 총회역사위원회를 통해 보수를 위한 긴급 재정 청원을 올렸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가용할 예산이 없으니, 다음 회기까지 기다려 달라는 회신이 돌아왔다. 달리 방법이 없는 교회로서는 마냥 기다려야 할 뿐이지만 그 때까지 종탑이 버텨낼 지 미지수다. 붕괴가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제104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로 함께 지정을 받았던 전북 완주군 학동교회(이석윤 목사·제6호) 수만교회(홍기원 목사·제7호) 신월교회(박상만 목사·제8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세 교회 모두 예배당 유지에 만만찮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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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신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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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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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교회 


신월교회의 경우 앞서 기독신문 제2442호(2023년 8월 22일자)에 보도된 바와 같이 건축한지 40년 된 예배당의 노후화로 인해, 작은 비만 내려도 곳곳에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어나는 고통을 겪고 있다. 전기누전의 위험도 점점 커지고 있으나 뚜렷한 방책을 세우지 못한다.


학동교회와 수만교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70년대에 건축된 후 충분한 보수작업을 하지 못한 두 교회의 예배당은 지붕과 벽체가 약화되고, 바닥이 내려앉는 등 총체적인 난국을 겪고 있다. 특히 강대상과 피아노가 한쪽으로 기운 채 예배가 진행되는 광경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세 교회는 총회에서 사적지 지정을 받은 후, 그 영향으로 지난해 전북CBS가 개설한 전북기독교순례길 코스에도 포함돼 적지 않은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순례자들이 가슴 아픈 순교사적을 들으며 감동을 받는 동시에, 소위 사적지라 칭하는 현장이 직면한 열악한 현실에 경악하는 일들이 반복되는 중이다.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교단 전체의 부끄러움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2022년 3월 세 교회의 사적지 지정식이 진행됐을 때에도 충분히 파악됐던 문제였다. 당시 지정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본 총회 최고위층에서도 해당 교회들의 열악한 환경을 염려하며, 총회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지도록 힘쓰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러나 회기가 바뀌면서 모든 게 유야무야됐고, 세 교회가 가졌던 희망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다른 방책을 찾지 못한 세 교회는 소속 노회를 통해 올 가을총회에 다시 재정지원을 요청한다. 당초에 교회 당 1억 원씩 요청할 계획이었으나, 자진해 7000만원씩으로 금액을 낮췄다. 부디 사적지로서 자긍심을 지킬 수 있도록 힘이 돼 달라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비슷한 문제를 겪는 백령도 중화동교회(조정헌 목사)는 그래도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제104회 총회에서 백령도 전체가 ‘한국기독교의 섬’으로 지정 받으며, 중화동교회는 이와 별도로 한국기독교역사사적지 제15호의 영예를 얻은 바 있다.


그런데 지정에 앞서 총회역사위원회의 현장답사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백령도 안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백령기독교역사관이 교회 경내에서 운영돼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가 될 만큼 중화동교회는 자타공인 보물 같은 존재로 인식돼 왔지만 내부적으로는 교회당 노후화로 인한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사적지 지정식마저 취소되는 와중에, 중화동교회의 형편은 관심 밖의 사안이 되고 말았다. 다행히 올해 들어 중화동교회의 문화관광자원으로서 활용도를 인정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성사돼, 조만간 보수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2008년 2월 국보 제1호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됐을 때, 그리고 2013년 12월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전 국민이 분개하고 마음 아파하는 분위기 속에서 신속한 복원작업이 이뤄졌던 것을 모두가 기억한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풍족한 예산과 인력 때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이루는 공동체 모두가 국가유산에 대해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공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때문에 총회의 신앙유산으로 삼은 사적지들에 대해서도 교단 구성원들에게 이에 준하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과하거나 생소한 주장이 아니다.


실제로 총회가 사적지 지정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 영광 염산교회(최성남 목사·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 제1호)의 경우 총회로부터 지원을 받으며 옛 예배당을 복원하는 사업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김제 만경교회(전철희 목사·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 제2호)와 영광 법성교회(이병화 목사·한국기독교순교사적지 제5호)처럼 총회의 지원 속에서 순교기념관을 건축 중이거나 이미 완공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총회사적지 제도가 첫 시행된 2015년 이래 10년의 기간 동안 불과 몇 건에 지나지 않는 대단히 드문 사례다.


더구나 사적지의 근본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예배당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이 진작부터 알려졌음에도, 선제적 대비는커녕 후속 대응조차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은 역사유산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총회역사위원장 박창식 목사는 “그 동안 총회가 사적지 지정만 해놓고 이를 유지 관리하는 데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사적지에 문제가 생겨 도움을 청하는데도 예산을 이유로 방치만하는 것은 무책임이며 직무유기”라고 인정했다.


나아가 박 목사는 “역사 관련 재정을 실무경비로만 배정하기보다, 재난지원의 경우처럼 특별경비로 예산편성을 이원화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면서 “사적지 지정 이후 관리와 필요한 경우 복원을 진행하기 위한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세워둘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총회는 순교자기념사업의 예산 삭감문제로 안팎에서 큰 비난을 받으며 곤경에 처한 바 있다. 따라서 사적지 관리에 대한 올 가을총회의 대응은 신앙유산과 역사에 대한 우리 교단의 진정성을 입증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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