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부 교회로 선정됐다" 속여 선입금 유도…기독교대학 사칭 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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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명의 도용·위조 문서 사기
기독교계 대학 전반 유사 사례 확산

▲숭실대 로고와 명함, 후원증서 등을 도용해 교회에 금품 사기를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최근 기독교계 대학을 사칭해 교회에 접근, '기부금 지급'이나 '물품 지원'을 빌미로 금품을 노리는 사기 행각이 잇따르고 있다. 교수나 교직원 명의를 도용하고 가짜 문서를 꾸며 신뢰를 얻은 뒤, 선입금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지난 9월 숭실대학교 교직원을 사칭한 A씨는 한 교회에 "학교 내부 추천을 통해 선정됐다"며 '기부 제안' 메일을 보냈다. 자신을 '숭실대 이상훈 연구원'이라 소개한 그는 "성경책 100권과 강대상 등 물품 지원을 비롯해 현금 포함 1,500만 원 상당의 기부를 진행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메일에는 숭실대 로고가 찍힌 명함과 공문이 첨부돼 있었다. 교회 입장에선 경계심이 풀릴 수밖에 없다.
교회가 회신하자 A씨는 "물품은 학교 거래처를 통해 구매한다"며 필요한 품목 목록을 요청했다. 교회가 이를 전달하자, 그는 구매의뢰서와 후원증서를 위조해 보냈고, "절차상 물품 대금 700만 원은 먼저 입금해야 한다"며 계약금처럼 선입금을 유도했다.
교회가 수상함을 느껴 기부자와 추천인 확인을 요구하자, A씨는 "기부행사 전까지는 밝힐 수 없다"고 둘러댔다. 이어 "담당 교목실장과 연락 가능하다. 일요일 오후 2시에 학교에서 기부품 전달식이 있으니 참석해달라"고 했다.

▲사칭범은 '물품 진행건'이라며 선입금을 요구했고, 교목실장·학과장 이름까지 언급하며 신뢰를 사려했다.(숭실대 측 제공)
다행히 교회가 학교 측에 직접 확인하면서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한 숭실대 관계자는 "연락 받은 목회자들이 본교 대학원 출신이고, 시무 교회 정보까지 아는 것으로 보아 (사칭범이) 졸업생 명단 등 자료를 확보한 듯하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숭실대는 현재까지 10여 건의 사칭 시도를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에도 총장 직인을 위조해 업체에 발주서를 보내는 등 유사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영석 숭실대 총무인사팀장은 "규모가 작고 재정적으로 어려운 교회들이 이런 제안에 쉽게 유혹될 수 있다"며 "학교가 개인에게 송금을 요구하는 일은 절대 없다. 유사한 연락을 받으면 반드시 공식 부서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대학교의 교직원 사칭 범죄 주의 안내문.(한동대 제공)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한동대학교 교직원을 사칭한 인물이 '후원인의 밤' 행사를 명목으로 포항의 한 업체에 2,0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주문한 뒤 잠적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칭범은 실제 교수 이름으로 공문을 위조하고, 특정 유통업체를 연결해 선입금을 유도했다. 업체는 두 차례 송금한 뒤에야 피해 사실을 인지했다.
현재 숭실대·한동대뿐 아니라 성결대, 한신대 등도 '교직원 사칭 사기' 관련 공지를 내고 유사 피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대학의 모든 계약은 정식 문서와 절차로 진행된다"며 "거래가 의심스러울 경우 반드시 학교 홈페이지에 안내된 공식 번호로 문의해 진위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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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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