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사회를 진단한다] '힙한 문화'로 포장된 무속…아이들 일상까지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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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부적·명태 키링 등 확산
"운명주의 사고, 자기통제력 상실 우려"

▲무속 문화가 저연령층까지 확산하고 있다.(AI 생성이미지)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무속 관련 콘텐츠가 대중문화 속에 스며들며 저연령층까지 확산되고 있다. 무속적 요소가 '힙(Hip)'하고 감각적인 문화로 소비되면서, 어린이·청소년의 무속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다. K-팝과 무속을 결합한 이 작품은 인기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으로부터 인간 세계를 지키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의 세계관이 인기를 얻으면서 등장인물의 의상과 OST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케데헌'이 무속을 대중문화 코드로 녹였다면, 실생활에서는 '굿즈'를 통해 점술 문화가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캐릭터 부적'이 대표적이다. 노란 전통 부적 대신 고양이나 곰돌이 캐릭터가 그려진 형태로, '벼락치기 성공 부적', '돈쭐 날 부적' 등 유머러스한 문구가 적혀있다. 이 부적들은 스티커나 키링으로 제작돼 가방·휴대폰에 다는 등 팬시용품처럼 소비된다.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의 명태(북어)도 액세서리가 됐다. 미니 인형이나 키링 형태로 만들어 들고 다니는 식이다. 점술이 일상의 가벼운 '스낵 컬처(Snack Culture)'로 자리 잡은 셈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저주인형 상품.(사진출처=쇼핑몰 화면 갈무리)
문제는 무속 문화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아이들의 불안과 분노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학교나 상담기관에서는 아동 상담 과정에 타로카드나 과테말라 무속신앙에서 유래한 '걱정인형'을 활용하기도 한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저주 인형 만들기' 같은 주술적 놀이가 확산되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나 친구 관계의 갈등을 '저주'라는 방식으로 푸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학생이 교사 판정에 불만을 품고 '저주 인형'을 만들어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은 다른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인형에 교사 이름을 빨간색으로 적고, 샤프와 볼펜으로 눈과 몸을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윤 큰사랑심리상담센터 대표원장은 "미디어를 통해 학습된 주술적 행위가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진 극단적 사례"라며 "아동의 분노 조절 능력과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점술 문화 확산에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아직 사고력과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시기, 무속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점술을 단순한 놀이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노력보다 운명에 기대는 '운명주의적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운세 결과에 따라 하루 기분이 좌우되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별자리나 부적 탓으로 돌리는 등 자기 통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성장기에는 스스로 노력해 결과를 얻는 경험이 중요한데, 무속에 의존하면 그런 역량이 자라지 못한다"며 "처음엔 불안을 달래는 듯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중독 증상이나 강박·공황장애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무속 문화에 익숙해지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며 "부모와 교사는 대중문화와 소비상품 속에 숨은 무속적 요소를 세심히 살피고 주의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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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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