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기독교타임즈’ 결국 폐간으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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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부실실태 보고받고 ‘폐업’ 결의
우선 지급해야 할 부채만도 10억 상회
감리회 기관지 25년 만에 사라질 위기
기독교타임즈 이사회(이사장 이철 감독회장)가 8일 오전 감리회본부교회에서 제34회 총회의 첫 이사회를 열고 감리회 기관지 ‘기독교타임즈 폐업’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1995년 9월 2일 창간된 감리회 기관지 기독교타임즈가 2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러한 결정은 기독교타임즈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어느 정도 예견돼 온 일이다. 경영부실로 야기된 기독교타임즈의 손실 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기독교타임즈 경영부실이 외부로 알려지고 존폐 문제가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이미 지난해 11월 경의 일이다. 당시 평창 감독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고 더 이상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으나 이후 윤보환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석연치 않은 태도로 수습할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손실 규모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감독회의 이후 한참이 지난 4월에 가서야 총회실행부위원회(당시 의장 윤보환)는 손실 규모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기독교타임즈 법인을 본부법인과 분리한다는 원론적인 대책을 세웠을 뿐이다. 당시도 총실위 대책 소위의 ‘폐간’ 결론을 윤보환 직무대행이 의도적으로 번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일이 있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타임즈 손실을 떠안게 된 유지재단 이사회(당시 전명구 이사장)는 회기를 마무리하기 전, 기독교타임즈의 유지재단 사업자등록증 사용금지, 통장회수, 4대 보험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고 기독교타임즈 이사회의 이번 결정은 그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기독교타임즈가 폐간 위기로 내몰린 것은 눈덩이처럼 쌓이는 적자가 결정적인 이유다. 기독교타임즈는 박영천 전 편집국장이 임기가 끝나던 시기 교단 사태와 맞물리면서 막대한 손실을 발생시켜 문제가 된 일이 있다. 당시 교단 차원에서 1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투입해 신문 운영을 정상화시켰고, 2012년 장현구 목사가 편집국장으로 부임하면서 4년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운영의 기틀을 회복한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사장 제도를 재도입하고 부임한 송윤면 사장 체제에서 또다시 막대한 손실이 발생, 적자규모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본부 감사위원회(위원장 김덕창)가 지난 2016. 1. 1.부터 2020. 10. 30. 까지 기독교타임즈의 행정과 재정을 수시 감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기독교타임즈가 필수적으로 지급할 우선금액’만도 약 10억8,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채의 세부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보고서 내용대로라면, 관리비와 보증금, 4대 보험료 등이 7억여 원, 신동명과 김목화의 임금지급을 위한 장기대여금 3억 원, 신문제작비 1700여만 원, 지사보증금 환급금 7천만원, 해직기자에 지급할 체불인건비 2억4,700여만 원 등이 지목됐다. 이 부채는 당장 지급돼야 할 돈으로 현 상황에서라면 감리회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그러나 보고서의 다른 곳에서는 손실액이 23억여 원으로 기록돼 있어 이 같은 규모가 단순 오기인지 아니면 공개되지 않은 손실액이 더 있는지가 추가적으로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또 이사회 결정대로 기독교타임즈를 폐업할 경우 그 시점까지의 급여와 퇴직금 정산이 추가적으로 필요해 이 부분이 집계돼 있지 않다면 감리회가 떠안아야 할 부채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감사위는 이밖에도 본부 사무국이 기탐에 무상 임대한 223개월간의 사무실 임대료 18억여 원, 그리고 관리비 7억8600여만 원, 여기에 기탐 창간 시 대여했지만 현재 자본이 전액 잠식된 보증금 2억1500만 원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 28억여 원이라고 기록해 이 액수도 기탐으로 인한 감리회의 손해액임을 암시했다.
결론적으로 감사위는 “기독교타임즈를 회생시키려면 기존 부채가 막대하고, 회사 운영의 기본지출비용(인건비와 관리비)이 수입금(구독교, 광고료)을 초과하여 부채가 상승하는 구조”이고 “유지재단이 매년 4억원을 책임지지 않으면 회복이 불능한 상태”라면서 기독교타임즈를 해산하는 폐업이 ‘최선책’이라고 지적했다.
감사보고서와 별도로 본부가 외부 회계법인에 의뢰한 재무분석 결과로는 기독교타임즈의 누적결손금액이 지난 5년간 13억7,500만여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본부로부터 8억여 원을 지원받고 (각 계로부터)약 2억5천여 만 원을 후원받았지만 연평균 3억여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여 매년 영업수지가 악화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탐 사무실을 임대사업으로 전환 할 경우 매년 약 1억4천여만 원의 매출과 이 금액의 7.6%의 영업 이익율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독교타임즈가 이 같은 적자를 발생시킨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으나 송윤면 사장의 무능과 부실경영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 일부 기자들의 과도한 정치적 행보가 독자들이 외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감사위는 ‘송윤면 사장의 기독교타임즈 부실 경영에 대하여’ 송윤면이 개인 통장을 개설해 기탐 회계를 일부 처리한 부분과 이철 직무대행 시절 직위해제 된 상태에서 2018. 7. 28.(제호995호)~2018. 10. 20.(제1005호) 간 신문을 2중으로 발행한 건을 범과사항으로 지적할 뿐 더 이상의 경영상 부실에 대한 상세 기술은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감사위가 본부직원들의 비위를 상세히 기술하며 해고를 권고하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감사위의 이러한 태도는 독립채산제하에서의 사장 책임론을 사실상 외면한 것이며, 한차례 교단 적으로 정리가 끝났던 2중 신문발행 사안을 다시 들고 나옴으로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대변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경영부실 책임자인 송윤면 사장에게 반박할 여지를 남겨줬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기독교타임즈 이사회는 향후 폐업 절차와 관련해 일반 사업장의 폐업 수순을 참고하되 행정절차 일체를 감독회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폐업에 따른 기탐 직원들의 고용승계는 없으며 폐업이 완료될 때 까지 현 직원들을 모두 대기발령을 시키고 사표를 받기로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기관지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듯, 이사회에 참석한 모 이사는 ‘재창간’ 형식의 수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으며 “사업자 등록이나 법인을 본부와 완전 분리하는 형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말로 이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심자득 | webmaster@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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