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힘든 일 닥치셨나요 ‘헤세드뱅크’ 문 두드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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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영동교회, 성도 긴급구호기금 설치
“경제적 위기 땐 신앙도 흔들려”
2억 조성… 대출 실사팀도 구성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소속 서울영동교회(정현구 목사)가 코로나19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성도를 돕기 위해 교회 내 교인 긴급구호 기금을 설치했다. 한동안 ‘영동 긴급구호’라는 가칭으로 부르다 교인 투표를 통해 ‘헤세드뱅크’로 최근 명명했다. 헤세드는 히브리어로 자비 은혜 사랑 등을 뜻한다.
교회가 헤세드뱅크를 마련한 데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이전에는 교회의 구제복지부가 성도를 지원해 왔다. 그러나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성도들을 돕는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갑작스레 경제적 위기에 봉착한 성도를 도울 방법이 필요했다. 교회 관계자는 20일 “코로나19로 인해 성도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며 “위기에 처한 성도들에게 소정의 지원을 통해 그 위기를 모면할 수 있도록 돕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교회는 3개월간 내부 협의를 거쳐 기금 2억원을 마련했다. 여기엔 지금은 고인이 된 한 권사의 헌신이 있었다. 그는 1억이 넘는 돈을 교회에 위탁했다. 나머지 1억원은 교회 예산으로 충당했다.
누구든지 어려움이 있는 성도라면 최대 300만원까지 무이자 무담보 무보증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상환은 1년 거치 일시불 또는 3년 분할로 가능하다.
교회는 기금 관리를 위해 담임목사를 고문으로 하는 이사회도 따로 구성했다. 이사회에서 남녀 각 2명씩 선임해 대출 실사팀도 만들었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성도와 실직한 성도 등 두 가구가 대출 대상자로 선정됐다. 다른 두 가구는 협의 중에 있다.
교회 관계자는 “긴급할 때 손을 들어 도움을 청할 창구를 만들어 보자고 한 게 지금의 헤세드뱅크다.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1년에 50건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예상한다”며 “성도들 사이에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는 나눔 정신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회는 김근수 부목사를 중심으로 사회복지위원장 및 권사 4명과 함께 ‘대출인 신앙관리체계’도 마련했다.
김 목사는 “어려움이 올 때는 신앙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며 “경제적 도움을 넘어 신앙적인 부분도 잡아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련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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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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