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 박사로부터 배운 사랑, 선교사에게 흘려보내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장기려 박사로부터 배운 사랑, 선교사에게 흘려보내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장기려 박사로부터 배운 사랑, 선교사에게 흘려보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2-24 | 조회조회수 : 2,702회

    본문

    하이패밀리 선교사 숙소 건립에 17억 기부한 이영희 권사



    --c8f48675f62e2bcac9970db8e2c67dc9_1614189593_9168.jpg
    영희 권사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스승 장기려 박사, 남편 신세훈 장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들고 신앙과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이영희(76) 권사의 집 안 곳곳에는 ‘한국의 슈바이처’ ‘바보 의사’ ‘작은 예수’로 불린 장기려(1911~1995) 박사의 흔적이 보였다. 빛바랜 사진 속 옛 모습에서, 화선지에 한 획 한 획 정성스럽게 직접 적은 ‘성산삼훈(聖山三訓)’ 붓글씨에서 제자를 향한 장 박사의 사랑이 느껴졌다. 장 박사는 1968년 설립한 부산 고신대 간호대학의 전신인 ‘복음병원 부속 간호학교’의 1기 입학생이자 졸업생인 이 권사를 아꼈다.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지난 19일 만난 이 권사는 “장 박사님이 북한에 두고 온 딸의 이름과 같아서 더 이쁨을 받았던 것 같다”면서 “평생 어렵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예수의 사랑과 인술의 복음을 펼치신 박사님의 제자로 산다는 것은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이 권사는 45년 경남 진주에서 3남 3녀의 맏이로 태어났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교육받기 힘든 시절이었지만,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그는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퀴리 부인처럼 멋진 여성이 되고 싶은 꿈 많은 소녀였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진주여중에서 영어 선생님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 뒤엔 외교관이 돼 전 세계를 누비며 선교하는 꿈을 품었다. 하지만 여고 졸업 후 대학에는 진학하지 못했다.


    이 무렵 장 박사가 ‘예수님의 마음을 품은 기독 간호사 양성’을 목적으로 복음병원 부속 간호학교를 설립했다. 장 박사는 부산 산정현교회를 섬겼는데 이 권사의 외가도 같은 교회를 다녔다. 교회에 갈 때면 장 박사를 장로님이라 부르며 따랐던 이 권사는 간호학교의 1기 입학생이 됐다.


    학생들은 사랑 많고 인자했던 장 박사를 할아버지라 불렀다. 일과가 끝나면 병원 옥상에 있는 장 박사 사택에 올라가 함께 찬양을 불렀다. 장 박사는 제자가 시집을 가거나 그 자녀가 첫돌을 맞으면 음식을 직접 장만해 찾아와서 축하해주곤 했다.


    이 권사는 “전문 교육을 받은 간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대였다. 병자를 고치신 예수님처럼, 장 박사님처럼 환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며 “박사님은 세계적 석학들이 병원을 방문하면 꼭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 주일 아침이면 박사님과 함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고 말했다.


    71년 간호학교 졸업 후에는 장 박사의 권유로 임용시험을 거쳐 고등학교 교련교사가 됐다. 고신대 간호대학 시간강사로도 일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장 박사는 병상에 누워서도 이 권사를 기다리며 딸처럼 반겼다. 장 박사가 강조한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가르침을 되새기며 30년간 교편을 잡은 그는 동생들을 시집·장가 보낸 뒤 2001년 은퇴했다. 그해 신세훈(서울 영동교회) 장로를 만나 결혼했다.


    신 장로는 동국대 졸업 후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 밑에서 17년간 경리과장으로 일하며 사업을 배웠다. 퇴사한 뒤 사업을 시작한 그는 동서유통 사장과 영동기업 회장을 역임했다. 영동교회 재정집사이던 78년 예배당을 지을 수 있도록 대지를 헌납했다. 서울 서초구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회관도 신 장로가 기증한 땅 위에 세워졌다. 2010년 주님 품에 안기기까지 그는 교회와 어려운 이웃을 돌보며 섬겼다.


    이 권사는 “남편으로도, 신앙인으로도 훌륭한 분이었다. 사업가로서 하나님 앞에 겸손했고, 하나님께 받은 것을 정직하게 돌려드릴 줄 아는 분이었다”고 전했다.


    c8f48675f62e2bcac9970db8e2c67dc9_1614189575_0213.jpg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예장고신 총회회관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이 권사가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와 함께 이행 확약서를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강민석 선임기자


    이 권사는 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지난 17일 “선교사들을 위해 써 달라”며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를 하이패밀리(공동대표 송길원 김향숙)에 기증했다. 시세로 17억원 정도다. 하이패밀리는 오는 4월 경기도 양평에서 기공식을 갖고 선교사들을 위한 ‘잠자는 마을’ 건립에 나선다. 홍익대 유현준 교수가 설계한 ‘잠자는 마을’은 강당 식당 카페 주차장을 갖춘 50여개의 객실로 꾸며진다.


    이 권사는 “훌륭한 스승과 남편을 만나 복된 삶을 누렸다. 내 삶을 인도해오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주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믿지 않는 이들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23건 173 페이지
    • [시사] [단독]"납치 위장해 망명시켜달라" 北대사관 습격 충격 증언
      중앙일보 | 2021-02-26
      전직 미국 해병대 출신의 크리스토퍼 안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2019년 2월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감시 카메라에 찍힌 모습들. 미 캘리포니아 연방검찰이 제공했다. [뉴시스]2019년 2월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 민방위)이 스…
    • d746ebbd207700e0ef36102abccebfe4_1614366221_0815.jpg
      윤종모 주교 "‘오직 예수’ 오해 말라…예수는 배타적이지 않아"
      중앙일보 | 2021-02-26
      [백성호의 우문현답]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카페에서 성공회 윤종모(71) 주교를 만났습니다. 그는 한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관구장을 역임했습니다. 가톨릭으로 치면 추기경이나 주교회의 의장쯤에 해당합니다. 윤 주교의 가장 큰 관심사는 ‘기독교의 영성과 명상’입니다…
    • 알고보니 아빠가 이재철…목사 아들 ‘30호가수’의 인생 비밀
      중앙일보] | 2021-02-26
       #풍경1[백성호의 현문우답]  “저 사람 뭐지?”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반응이 딱 저랬어”“호불호가 완전히 갈렸거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음악이니까”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 출연한 30호 가수(위)와 '싱어게인' 심사위원들. …
    • 예장 고신 콘퍼런스, "우주의 기원, 신학과 과학 공정한 태도 필요"
      CBS노컷뉴스 | 2021-02-26
      [앵커]내년 교단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재도약을 준비 중인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가 ' 포스트 코로나와 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시작했습니다.콘퍼런스에서는 보수신앙의 색채가 강한 예장고신 총회가 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송주열 기자의…
    • d746ebbd207700e0ef36102abccebfe4_1614367752_51.jpg
      102세 철학자 김형석 "韓 진보, 민주주의서 자라나지 않았다"
      중앙일보 | 2021-02-25
      4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를 만났다. 올해 한국 나이로 102세다. 1920년에 태어나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군사정권과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지금까지 몸소 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왔다. 궁금했다. ‘100년의 눈, 100년의 인생…
    • [단독] 난민법 허점 이용한 전능신교…개정입법 저지
      데일리굿뉴스 | 2021-02-25
       중국에서 발호한 이단 전능하신하나님교회, 일명 전능신교가 몇 해 전부터 중국 정부의 탄압을 이유로 난민을 자처하며 국내에 유입되고 있습니다. 난민 신청을 하면 국내 체류 자격이 생기기 때문인데요. 난민법 개정안의 입법이 예고되자 전능신교 측에서 이를 막으려던 것으로 …
    • ‘초대형교회 아니면 작은공동체’… 동네목사 6인이 본 코로나 이후
      국민일보 | 2021-02-25
      교회 성장 이끈 50세 전후 목회자들‘한국교회 미래’ 크로스로드 좌담회매달 교회 난제 두고 머리 맞대기로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미래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동네목사들의 좌담회가 열렸다. 예배 이외의 비본질적 영역에서는 온라인이란 시대적 요청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복음…
    • 한교총-지역 기독교연합회 협력 약속
      CBS노컷뉴스 | 2021-02-25
      한국교회총연합과 지역 기독교연합회 대표자들이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앵커]일부 교회에서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교회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매우 싸늘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교총과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 대표자…
    • 예장합동, ‘신학정체성 선언’ 준비위 발족 배경은?
      CBS노컷뉴스 | 2021-02-25
      [앵커]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가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총회신학정체성 선언’ 준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그런데 교단 신학을 정비하자는 취지로 발족한 신학정체성 선언 준비위원회에서 복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송…
    • 제37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시상식 열려
      CBS노컷뉴스 | 2021-02-25
      새물결플러스 발간 '한국 기독교 형성사' 대상 수상   제37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수상사들과 한국기독교출판협회 관계자들.제37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시상식에 앞서 열린 개회예배'(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회장 황성연) 정기총회 및 제37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시상식이 …
    • 김제시민단체 "특정 종교 교주 뮤지컬 제작 박준배 시장 고발"
      연합뉴스 | 2021-02-24
      박준배 김제시장[연합뉴스 자료사진](김제=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 김제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과 '열린 김제시민모임'은 22일 성명서를 내 "박준배 시장이 특정 종교의 교주를 '본주'라는 뮤지컬로 만들어 공연하게 했다"며 검찰 고발과 함께 감사원 감사를…
    • 신천지에 14억원 요구하며 청산가리 협박 편지 50대 징역 6년
      연합뉴스 | 2021-02-24
      법원 "범행 수법 계획적…갈취 시도 금액도 커"6년 전에도 "분유에 청산가리 넣었다" 공갈미수신천지 협박 우편물[대전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비트코인으로 14억여원을 보내라"며 신천지교회에 청산가리를 동봉한 편지를 보낸 남…
    • 한국침신대 2020학년도 학위수여식
      한국침례신문 | 2021-02-24
      학사 석박사 등 졸업생 462명 배출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김선배)는 지난 2월 18일 교단기념대강당에서 2020학년도 학위수여식을 거행했다. 이번 학위 수여식은 학교 담당자와 학위 수여 대표자들은 방역지침을 준수해 발열 체크와 방명록 작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
    • ‘목소리가 하나님이 주신 놀라운 악기’
      한국침례신문 | 2021-02-24
      오라토리오 독창자로 활발히 활동하는 허남원 집사 ▲ 허남원 집사(대구중앙교회)“음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음악에 복음을 불어넣고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저에게 주신 소중한 달란트입니다. 언제라도 하나님의 뜻이라면 귀하게 쓰임받고 싶습니다.”최근 대한민국오페라대…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객원교수 임명식과 간담회 가져
      크리스챤연합신문 | 2021-02-24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익)은 지난 18일 객원교수 임명식을 진행했다.객원교수는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김병삼(만나교회), 송태근(삼일교회), 유기성(선한목자교회), 지형은(성락성결교회) 등으로 구성되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며 목회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목회…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