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는 카페 주일엔 예배당… 세상 한복판서 ‘공유 목회’ 실험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 KCMUSA

평일에는 카페 주일엔 예배당… 세상 한복판서 ‘공유 목회’ 실험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본문 바로가기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홈 > 뉴스 > 한국교계뉴스 Korean News

    평일에는 카페 주일엔 예배당… 세상 한복판서 ‘공유 목회’ 실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민일보| 작성일2021-03-13 | 조회조회수 : 6,615회

    본문

    신촌 ‘카페 언더우드’ 꾸려가는 담안유 목사의 도전



    4b67b87a5847203807e8a13149da48ee_1615649287_913.jpg
    담안유 목사(왼쪽)와 동역하는 서명보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신촌 카페 언더우드 앞에서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담안유(38)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카페 언더우드’ 입구에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주점이 즐비한 신촌에 자리한 카페에는 ‘연씨다방’이라는 예전 상호도 함께 붙어 있었다. 담 목사가 운영을 맡은 뒤 카페 언더우드로 개명했지만 연씨다방을 기억하는 이들을 위해 당분간 옛 간판도 유지할 예정이다. ‘연씨’는 연세대와 CCC(한국대학생선교회)에서 한 자씩 따 만든 조어다.


    모든 공간은 사연을 품고 있다. 카페 언더우드도 그렇다. 코로나19 시대, 대안적 목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카페의 이야기는 담 목사 개인사에서 시작된다.


    그는 화교다. 중국 산둥성 출신인 할아버지가 1945년 한국으로 이주했다. 할아버지가 올 당시 중국은 중화민국이었다. 대만이 그 정통성을 이었다. 그의 국적이 대만인 이유다. 사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고 한다. 담 목사는 “한국에 살면서 공산화된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을 택할 수는 없었다”면서 “한국 국적법이 부계 혈통주의를 택하고 있어서 한국 국적 취득도 못 해 여전히 대만 국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담 목사 집안은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담 목사도 서울서 나고 자란 서울 토박이다. 88년 다섯 살 때 화교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서대문구 연희동에 자리를 잡았다. 중구 명동의 한성화교소학교와 연희동의 한성화교중·고를 졸업한 담 목사는 2001년 대만사범대 국문과에 진학한 뒤 그곳에서 예수를 만났다. 예수를 영접한 뒤 한국어로 된 QT책을 중국어로 번역하며 캠퍼스 선교 활동에도 참여했다. 담 목사는 “화교 어린이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싶어 사범대를 택했지만 결국 복음을 접하고 인생이 바뀌었다”면서 “2004년 세례받고 하나님의 종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에는 2014년 진학했다. 신대원 입시를 준비하며 “세상 학문의 유효 기간은 일생인데 복음의 유효기간은 영원이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영원을 좇는 길을 택한 담 목사의 사역이 본격적으로 펼쳐진 곳이 카페 언더우드다.


    카페 목회를 시작하게 된 건 담 목사가 연세대와 성균관대 CCC 간사를 하며 연씨다방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담 목사는 연씨다방이 복음의 용광로가 되는 꿈을 꿨다. 다방은 2019년 5월 부산에서 사업하는 한 독지가가 선교를 목적으로 세웠다. 그 독지가는 2020년 3월 정체성을 유지해 달라는 당부만 하고 담 목사에게 운영권을 내줬다. 담 목사의 카페 목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현재는 같은 화교 출신인 서명보 목사와도 동역하고 있다.


    4b67b87a5847203807e8a13149da48ee_1615649305_6383.jpg
    최근 감동교회가 카페 언더우드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 모습. 카페 언더우드 제공
     


    평일에는 기독교 문화가 묻어나는 카페지만 주일에는 공유 예배당으로 변한다. 감동교회(이규현 목사) 전인교회(김병성 목사) 청년부, 오늘평화교회(서창일 목사)가 차례대로 예배를 드린다. 교단도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등으로 다르지만 한 지붕 아래 모인 세 가족이다. 담 목사와 서 목사도 다음 달 4일 부활주일부터 한·중 이중언어 목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담 목사는 “코로나19가 막 확산하던 때부터 운영을 맡아 무척 힘들지만 부산의 독지가께서 여전히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카페에서 공유 예배당 사역을 하는 걸 좋지 않게 보는 교계 일부의 시선도 있지만 우리 예배 공동체는 은혜 가운데 사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 언더우드는 선교적 교회론을 실천하는 요람이다. 선교적 교회는 교회 건물을 벗어나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 불신자들을 만나는 교회를 말한다. 주점 틈에서 복음을 전하는 카페 언더우드가 바로 그런 교회다.


    175㎡(약 57평) 넓이의 카페에는 목회자들이 사용하는 공유 사무실도 있다.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까지 만든 건 카페 언더우드가 지향하는 공유 목회의 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담 목사는 “이 카페는 모든 이에게 언제나 열린 공간”이라면서 “‘선교적 교회’가 실현되는 보금자리로 키워나가려 한다”고 전했다.


    4b67b87a5847203807e8a13149da48ee_1615649317_9174.jpg
    카페 언더우드 이야기를 전하는 담안유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담 목사는 “언더우드가 선교적 신념에 따라 대학을 세운 신촌이 긴 세월 지나면서 세속적으로 변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 주민과 학생, 목회자가 만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카페 언더우드는 일상이 거룩해지는 연습을 하는 복음의 사랑방”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한 초년병으로서 선배 목회자들에게 전하는 바람을 얘기했다.


    “변화하는 시대의 교회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목사들의 도전을 꾸짖지 말고 환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선배들의 격려를 받으면 더욱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신촌에서 시도하는 카페 언더우드의 공유 목회도 많이 격려해 주세요.”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Total 4,522건 168 페이지
    • “코로나 재난은 교만에 대한 경종” “교리와 윤리의 균형이 중요”
      국민일보 | 2021-03-17
      제10회 크리스천리더스포럼신성철 전 카이스트 총장(왼쪽)과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제10회 크리스천리더스포럼에 각각 강연자와 설교자로 나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세계적 과학자인 신성철 전 카이스트 총장은 코로나19…
    • “목회자들 너무 쉽게 세상 가치에 흔들… 돈이 좋으면 장사를 하라”
      국민일보 | 2021-03-17
      한국교회에 큰 울림 남긴 ‘마지막 강의’… 박조준 목사의 삶과 목회박조준 목사가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 세계지도력개발원에서 “목사다운 목사가 되라”고 당부하고 있다. 성남=강민석 선임기자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설교가 중 한 명인 박조준(88) 목사는 2002년 자신이 개…
    • 신천지, 과천시·의회 공무원 포섭 의혹
      국민일보 | 2021-03-17
      류종우 시의원 “선거 개입, 모략 전도”류종우 과천시 의원이 16일 시의회에서 신계용 전 과천시장의 선거캠프에 위장 잠입한 신천지 위장단체 회원 명단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시의회 영상 캡처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교주 이만희)이 과…
    • 영산조용기신학원 창립… 초대 총재 이영훈 목사
      국민일보 | 2021-03-17
      이사장에 조민제 회장영산조용기신학원 이영훈 총재(왼쪽 다섯 번째)와 조민제 이사장(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대회의실에서 영산조용기신학원 창립총회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산조용기신학원 제공순복음영산신학원·목회대학원(학장 조용찬 목사)이 …
    • 법의학자 "정인이 사망 당일, 췌장 끊어낸 '마지막 사건' 있었을 것"
      CBS노컷뉴스 | 2021-03-17
      "사망 수일 전에도 복부 내 손상…사망 당일 '다른 사건' 가능성""장씨, 정인이 사망에 이르게 할 '의사' 있었다고 추단하는 게 합당"4일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에 안치된 정인이의 묘지에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한형 기자양부모의 지…
    • NCCK 부활절 예배, 다음달 4일 새벽 5시30분 신내감리교회
      CBS노컷뉴스 | 2021-03-17
      부활절 주제 '그리스도의 부활, 새로운 희망' 고난주간,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한 기도 요청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부활절 일정을 밝혔다. 교회협 부활절새벽예배는 4월4일 새벽5시30분 신내감리교회에서 최소 인원이 모인 가운데 진행될 …
    • 성폭력 목사 면직 됐지만 교회내 논란 계속 ...예배당 '폐쇄'
      CBS노컷뉴스 | 2021-03-17
      청년들 "교회차원의 사건 공론화 해야" 주장 K목사 성폭력 사건 조사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K목사 아버지 당회장 목사, 용서 사랑 강조하는 문자 잇따라 발송 "성범죄 사건, 가해자 징계에만 초점 두면 안돼" "피해자 치유위한 돌봄, 공동체 모두 납득할 만한 절차 필…
    • [미얀마 항쟁] 결국 울어버린 미얀마 청년...사망자 수 훨씬 더 많아
      CBS노컷뉴스 | 2021-03-16
      미얀마 젊은 세대들, SNS 통해 미얀마 상황 실시간 전달 16일 오전까지 희생자 192명...185명은 총에 맞아 숨져통합총회 사회봉사부, 미얀마 민주항쟁 지지 연대 표시미얀마 민주항쟁 희생자 추모 시간도 가져 [앵커]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와 관련해 사망자가…
    • 예장통합 총회장 명성교회 위한 탄원서 "부적절" 논란 잇따라
      CBS노컷뉴스 | 2021-03-16
      "법치 수호해야 할 총회장이 재심판결 정당성 부정... 무책임, 몰상식" 총회장 명의 사적 이용 논란... "총회 임원회 탄원서에 대해 몰라"  예장통합총회 신정호 총회장이 세습논란을 빚고 있는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를 위해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두고 논란이 커…
    • [미얀마 항쟁] 교계, 부활절에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지' 예배로
      CBS노컷뉴스 | 2021-03-16
      [앵커]한국교회가 군부 쿠데타 세력에 대항해 민주화 항쟁을 벌이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위한 기도와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기자]고난받는이웃과 함께하는 인천 연합예배 준비위원회가 다음 달 4일 부활주일을 맞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
    • 아버지 살린 효녀가수 양지은
      KMC뉴스 | 2021-03-15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는 지난 3월 2일 오후, 본부에 특별한 후원금 전달됐다고 밝혔다. 가수 양지은(사진) 씨의 팬카페인 ‘양지은 갤러리’에서 미스트롯2 결승 진출을 기념해 모은 성금 1,090,000원을 장기부전 환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본…
    • ‘펜트하우스’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내가 보인다면
      아이굿뉴스 | 2021-03-15
      실천하는 십계명, 다시 쓰는 신앙행전⑤ 가장 높은 보좌에 앉은 ‘나와 내 자녀’제1계명  :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출20:3)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펜트하우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채워질 수 없는 일그러진 욕망으로 집값 1번지,…
    • “클릭 한 번으로 복음 메시지 나눠요”
      데일리굿뉴스 | 2021-03-15
      온누리M센터, 창의적인 이주민 선교 시도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는 물론, 국내 이주민 선교 또한 위축된 가운데 비대면 방식의 전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다양한 언어로 더빙한 기독교 애니메이션이나 택배, SNS 복음 광고 등을 활용한 전도 방식이 등장했다. ▲이광수 선…
    • ‘내가 만든 십자가를 교회에…’ 목공 배우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
      국민일보 | 2021-03-15
      교회세움운동협의회 목공세미나목회자들이 지난 11일 경기도 양주 에버그린관광호텔에서 열린 ‘2021 작은교회를 위한 목회자 목공세미나’에서 목공품 제작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성결신문 제공“목재값 10만원이면 100만원 가격대의 강대상을 직접 만들 수 있습니다. 교회마다…
    • “세속주의에 맞설 해법, 존 스토트의 지혜에서 찾아야”
      국민일보 | 2021-03-15
      최성은 목사 미래목회포럼서 주제 발표… 균형 있는 복음 전도와 사회 참여 강조 ‘신은 필요없다’고 하는 오늘날 세속주의에 맞서 한국교회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최성은(사진) 지구촌교회 목사는 그 해답을 대표적 복음주의 신학자이자 목회자인 존 스토트에게서 찾았다. 그는…

    검색


    KCMUSA,680 Wilshire Pl. #419, Los Angeles,CA 90005
    Tel. 213.365.9188 E-mail: kcmusa@kcmusa.org
    Copyright ⓒ 2003-2020 KCMUSA.or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