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보건 지침 따르지 않는다면 희망을 파괴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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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조직신학자 미하엘 벨커 내달 국제실천신학심포지엄 강연
미하엘 벨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명예교수가 2012년 3월 방한 당시 서울 종로구 기독교학술원에서 강연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세계적 조직신학자 미하엘 벨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명예교수는 “하나님의 전능은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새롭고 좋은 것을 창조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신학과 과학의 대화를 강조해 온 벨커 교수는 “피조세계에서 인간도 일종의 책임을 부여받았으며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세상에서 이를 직면하게 한다”면서 “최고의 과학 지식을 기반으로 삼은 보건 당국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교회가 희망의 영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교회의 사회적책임을 특별히 강조한 발언이다.
벨커 교수는 다음 달 10일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익 목사)가 주최하는 제13차 국제실천신학심포지엄에 화상으로 초청돼 ‘문명 전환에 응답하는 신학’을 주제로 강연한다.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의 계승자로 불리는 벨커 교수는 튀빙겐대 신학박사 학위와 하이델베르크대 철학박사 학위를 연달아 받으며 학문 여정을 시작했다. 튀빙겐대(1983~87) 뮌스터대(87~91) 하이델베르크대(91~2012)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봉직했고 ‘창조와 현실’ 등을 저술했다. 현재 국제간학문신학연구소(FIIT) 대표로 활동하며 세계 신학계 담론을 이끌고 있다.
벨커 교수는 이범성 실천신대 교수가 번역한 독일어 육성 원고를 통해 “하나님은 자연계의 고통과 고난이 초래될 때 항상 즉시 개입하는 천상의 소방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성서는 하나님이 얼굴을 돌리신다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하나님은 그 피조물을 적대적 권세나 그들 자신의 무력함과 악의에 버리시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벨커 교수는 인간의 책임 있는 행동을 강조했다. 그는 “지상 창조의 신빙성, 아름다움, 생산력은 감사하게 인정하되 그것을 다루는 책임 있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지금, 그는 “함께 모여 노래하고 기도하는 것이 감염 위험이 있음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이어 “피조세계에서 하나님은 인간의 상호 책임감 있는 관계를 요구한다”면서 “팬데믹의 시기 과학적 지식과 그로부터 기인한 보건 당국의 조치를 준수할 것을 교회에 요구한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벨커 교수는 “하나님은 인류에게 자신의 영을 나누길 원한다”면서 “정의, 자비, 자유, 진리 추구, 이웃 간의 정, 이웃 사랑, 그리고 평화를 위한 노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이고 이는 사람들을 통해 매개된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 인간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심포지엄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유튜브 실천신대 계정으로 중계될 예정이다. 벨커 교수에 이어 과학철학을 전공한 손화철 한동대 교수가 ‘과학에 대한 신학의 응답’을 제목으로 강연하며 박종환 실천신대 교수가 논찬을 담당한다. 심포지엄을 준비하는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는 “코로나19 문명 전환기 기독교와 교회의 역할에 관한 성찰적 논의가 오가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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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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