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한신대 총장, 성추행 피해자 사건 사전에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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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규명과 피해자 대책 마련 없이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학교측과 기장 총회
▲ 기장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한신대 신학과 두 교수로부터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해 온 피해자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리연
기장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5월11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본부가 위치해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교단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했다. 한신대 신학과 B교수(2013년경부터)와 C교수(2018년경부터)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폭력에 시달려 온 피해자가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대책위가 조직되었고 그동안의 경과를 발표하며 사건 규명 촉구를 위한 자리를 만든 것이다.
대책위의 김수산나 목사는 기자회견의 여는 말을 통해 “피해자가 밟아가는 모든 과정에 함께 하겠다는 것과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와 피해자가 그간 어떤 상황과 경험을 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자리임을 분명히 했다.
연규홍 총장, 피해조사가 요청되기 전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어 임보라 목사가 피해자의 초기 상담부터 현재, 기자회견을 진행하기까지의 상황을 세세하게 전했다. 먼저 임 목사는 “21년 3월 24일 피해경험자와의 초기상담 이후, 전문기관과 연계해 상담을 진행했고 사건 관련 전담 변호사를 선임했다. 그러나, 주변에서의 만류, 회유 등 2차 가해로 인해 피해경험자의 심리상담도 함께 진행했다. 그리고 피해경험자는 이 사건이 묻히면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길 수 있고 학교와 교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사건을 공론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교육부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한신대 인권센터, 기장 성폭력대책위원회 등에 신고했고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했다. 그러나, 한신대 교수 가해자 B와 C는 5월 10일 기장 내 성폭력대책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사건을 덮으려는 기장 총무의 2차 가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임 목사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들은 이야기를 참담한 심정으로 토해냈다. “2018년, 피해경험자는 가해자 C교수의 성희롱을 한신대 소속 한 교수에게 하소연했다. 그러나 C교수는 피해경험자에게 ‘오늘 총장이 나를 불러서 기분 나쁜 얘기를 했다. 네 이름을 대면서 가까이 가지 말고 조심하라고 했다. 너와 나 사이의 일을 총장이 어떻게 알았냐, 누구한테 말했냐’라며 추궁했다.”고 한다.
이어 “학교의 총책임자가 사건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피해경험자를 분리하거나 보호해야 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 책임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이를 방기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해경험자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피해경험자와 상담하거나 사건을 신고하지 않고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가해자 C교수는 2019년 3월 말경 피해경험자를 또다시 성희롱하고 강제 추행하는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특히 한신대 소속 H 교수는 가해자인 A와 B 교수의 요청으로 피해자를 회유하는 한편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경험자는 가해자들로부터 장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다수의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학교의 책임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연규홍 총장과 기장 총무 등으로 인해 사건을 축소하고 무마하려는 회유와 협박, 거짓과 왜곡으로 점철된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경험자가 숨지 않고 용기를 낸 것은 기독교장로회와 한신대에서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사건이 규명되고 재발 방지를 하도록 조직이 거듭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기장 교단 내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 달라
임 목사의 경과보고에 이어 박인숙(기장 여성연대) 목사의 발언이 있었다. “한 지체가 고통을 당하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는다는 고린도전서 12장 말씀 생각하면서 우리 공동체가 과연 평등하고 안전한 공동체인지 돌아봅니다. 아니, 안전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는지를 되돌아보면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지금도 도처에서 다양한 양태의 성폭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모두 법으로 다룰 수 없기에 피해당사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일상에 만연한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최선을 다해 모든 부분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장 생명선교연대 전 회장 전성표 목사는 “이 자리까지 수없이 망설이며 다가오는 피해 두려움에 떨며 지새웠을지도 모르는 불면의 밤을 겪었을 피해경험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한국기독교 장로회는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리지 않고 피해자에게 이중의 고통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고려하여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 연대 발언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김희룡 목사가 맡았다. 김 대표는 “피해경험자뿐 아니라, 이 자리에 모인 모두는 가해자들이 사법적인 판단을 받기 전에 기장 교단과 한신대학교 대학 내에서 먼저 가장 정확하게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주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밝혀진 진상에 따라서 이 가해자들 처벌 받고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모든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독교 교단 그리고 대학 내에는 아직도 성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피해 사건에 대한 은폐·축소 시도는 중징계 사항
한 성폭력상담 전문가는 에큐메니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대학에서 성희롱·성폭력 사건 발생 시 관리자 등이 사건을 은폐·축소하거나 피해자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하는 등 적극 대응하지 않은 경우 교육공무원 징계 양정에 따라 엄중 징계하도록 되어 있으며, 고의성과 심각성이 있을 경우는 파면까지 가능한 중징계 사항이기 때문에 대학은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매뉴얼에 따라 피해자 보호 원칙 아래서 신속하고 공정하게 조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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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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